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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여름 5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우면산의 여름 5

두바퀴인생 2009. 8. 30. 00:46

 

 

우면산의 여름 5

 

 

새벽 우면산 등산길

 

우면산의 여름이 막바지를 치닫고 있는 듯 하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등산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등산길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땅의 기운이 넘쳐난다. 아직도 피곤한 삶에 지쳐 곤히 잠들어 있을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새벽의 원기를 보내주고 싶다.

 

삶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사는가? 수 많은 철학자들이 되뇌이던 문구이다.

오늘도 삶의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면서도 찌든 마음으로 출근길을 나서는 사람은 그래도 행복할 것이다.그러한 출근을 하지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등산화를 산지 1년 반, 동대문 신발 골목에서 산 신발이 어저께 뒤축 중앙이 뻥하니 구멍이 나고 말았다. 모르고 신다보니 양발도 여러개 구멍이 나 버렸다. 싸구려 중국산인줄도 모르고 산 게 화근이다. 그래도 매일 산행을 다닌지 500일이 넘어니 제 값은 한 것 같다.

 

 

 

어둠을 밝혀주는 여명

 

새벽 등산길 가로등은 서초동 우면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처럼 이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삶을 살아간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가난한 80%의 사람들이 20%의 부자들을 위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어느 시대나 거의 동일하다. 점점 갈 수록 그 비율의 격차가 늘어 간다는 게 문제이다. 지금은 5~10%의 부자들을 위해서 90~95%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게 사실인 듯 싶다.

 

점점 힘들어가는 삶을 외면 할 수도 없다.

이 사회에서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는 사회이다. 기족도 친구도 친척도 능력이 없으면 무시하고 쳐다보지도 않으며 안부 전화도 없다.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반기고 안부도 전하고 수시로 찿아가서 알현도 마다하지 않는게 인간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수 많은 갈등과 분노, 울분을 격게 되고 그 울분을 참지 못하고 해소하지 못하면 세상사로 소문이 나게 되어 있다.

 

나로호 실패도 그렇고 국방부의 갈등도 그렇다. 군의 지속적인 발전에 진정으로 필요한 예산이냐, 아니면 청와대와 정부의 눈치보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군대의 지휘관은 정치적으로 무관심한게 아니라 당면한 적 전투력 우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군의 예산을 정부 눈치를 보며 이리저리 줄일 수는 없다. 문민이 국방을 전담하는 것이 다른 점은 절충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최근 장 국방차관의 행동은 군을 무시한 정치적인 행동이라는 점이다.   

 

 

 

예산서한 파문 증폭… 국방부 ‘곤혹’

 | 기사입력 2009-08-28 18:29 


이상희 장관(왼쪽 사진), 장수만 차관(오른쪽)

 

 

ㆍ장관도 차관도 부적절 처신…경질설만 부추겨

ㆍ청와대, 후임 장관에 ‘실용적 개혁’ 요구 관측
 
국방부가 시끄럽다. 이상희 장관(63)이 국방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서한을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 여기저기에 보낸 일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장수만 차관을 놓고 “하극상” 운운하며 직접 비난해 내부 갈등을 온 천하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28일에는 이 장관의 항의 서한 전문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한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 장관은 “장수만 차관(59)의 부적절한 처신과 지휘계통 문란행위에 대해 일부 군인들은 하극상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 “경제논리에 따라 안보조차 희생할 수 있는 정부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진보·좌파정부라 불리는 지난 정부에서도 평균 8.9%의 국방비 증가를 보장했다” “예산의 적정치 못한 배분으로 소중한 장병들의 목숨이 희생되는 불상사가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이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지난 25일 대통령실장, 외교안보수석, 경제수석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냈다.

국방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말은 이렇다. 청와대는 지난달 중순 국방부가 기획재정부에 올해보다 7.9% 증가한 총 30조7817억원을 2010년 국방비로 요구하자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 부처의 내년도 예산요구안이 다 합쳐도 올해보다 4.9% 늘어났는데도 국방부만 정부의 예산절감 방침에 반해 높은 증가율의 예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국방부는 해마다 7%대의 국방비 증액을 전제로 한 국방개혁 기본계획안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 같은 예산 요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생각이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부처가 3.9% 이내로 내년 예산 증가율을 억제하라면서 국방예산도 예외일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청와대 윤진식 경제수석은 장수만 차관을 청와대로 불렀고 장 차관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3.4~3.8% 증액으로 낮출 수 있다는 사견을 내놓았다. 축소된 예산안도 문제이지만, 지휘계통을 중시하는 군에서 차관이 장관에게 보고 없이 청와대에 국방비를 낮출 수 있다는 개인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장 차관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실세로 평가받고 있다.

청와대는 내심 불쾌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가뜩이나 한나라당과 마찰을 빚었던 이 장관은 서한 파문을 계기로 내주로 예정된 개각에서 ‘경질 1순위’가 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야당에서는 “실세 차관이 장관을 핫바지로 만드느냐”(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등 차관을 겨냥하고 나서 차관의 거취도 정치쟁점화할 전망이다.

이 장관은 파문이 확산되자 28일 국방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국방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을 잘 보좌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일인데 본의 아니게 누를 끼쳐 드린 것 같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는 후임 국방장관에게 실용적 국방개혁을 요구할 것이 분명해 군 내부에 한바탕 ‘개혁 태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성진·박영환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사설] 장·차관의 기이한 행태와 국방예산 군살빼기 당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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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상희 국방부 장관과 장수만 차관의 최근 행태를 보면 이들에게 국방부를 맡겨놔도 괜찮은지 의심스럽다. 국민이 이해할 만한 원칙도 없이 예산싸움을 벌이면서 분란만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이 장관이 내년도 국방예산 ‘소폭’ 증액 움직임에 반대하는 서한을 지난 25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보낸 것은 부적절했다. 서한 발송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내용도 거칠다. 이 장관은 올해보다 7.9% 늘린 애초 예산안을 장 차관이 3%대 증가로 낮춰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 “일부 군인들이 볼 때는 하극상으로 비칠 수 있다”며 “군내뿐 아니라 예비역들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장 차관을 비난하려고 위계질서와 군 안팎 여론을 들먹였지만, 결국 차관과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누워서 침 뱉기 식 발언이다. 일부에서는 그가 곧 있을 개각을 앞두고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자 ‘정치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장 차관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장관 모르게 수정 예산안을 보고했다면 월권이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대로 예산 협의 과정에서 나온 장 차관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장관이 사후보고도 못 받은 것은 정상이 아니다. 장 차관의 이런 행동에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작용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무리한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으로 내년 예산이 팍팍해지자 경제부처 출신으로 말이 잘 통하는 장 차관과 직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당당하게 예산을 논의해야 할 정부가 잔재주를 부린 꼴이다.

그럼에도 방만한 국방예산에 제동을 건 것을 나무랄 순 없다. 연 30조원에 이르는 국방예산은 국가재정 능력과 재원배분 우선순위에 비춰 볼 때 너무 많다. 국방부는 과도한 증액을 요구하기에 앞서 철저한 군살빼기를 선행해야 한다. 또한 국방부는 지난 6월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09~2020’에서 미래전에 대비한다면서도 대규모 병력 유지를 전제로 하는 모순되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재래식 및 비대칭 전력의 위협에 대한 평가도 과장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계획뿐만 아니라 이를 염두에 둔 예산안도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이번 일은 국방예산 논의가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이뤄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의 책임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국방예산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새벽의 등산길에 비치는 새벽하늘은 청명하기 그지 없다.

외등과 어우러진 숲, 그리고 산새 소리 들이 새벽을 깨우고 있다.새벽이 주는 의미는 새로운 하루,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는 의미이다. 반추하는 인생사는 새로운 역사를 이어나가며 새로운 하루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밤의 어두운 역사를 되노이지는 말라! 어두운 밤동안 일어났던 더럽고 욕망에 가득찼던 인생사를 더 이상 반추하지는 말라! 오늘은 새로움을 열기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 실패는 우리들에게 우주강국을 이루는데 새로운 도전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주를 향한 우리들의 열정이 식지는 말아야 하며 이 실패는 더 큰 도약을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길인지도 모른다.

 

이 대통령이 방문하여 위로와 격려를 하는 자리에 연구원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만큼 기술개발의 어려움과 실패라는 죄절감이 가슴을 울렸을 것이다. 그들이 땀어린 노력들이 결국은 반드시 해 내고 말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우주 기술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우리들이 위성을 발사하는 단계에 왔으니 그것이 어디인가? 위성의 개발은 결국 군사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잇점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1단 발사체 개발, 정밀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완벽한 우주기초기술의 완벽한 구현이다. 관계자들의 열정어린 노력으로 재발사의 위업을 기대해 본다. 화이팅!  

 

나로호 정부조사위 페어링분석 주력


'어떤 대화를?'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28일 대전의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 1차회의에서 조사위원들이 원장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2009.8.28. kjunho@yna.co.kr

산학연 전문가 첫 회의..시간 걸릴듯

조사위원장은 이인 KAIST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 우리 정부만의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가 28일 첫 회의를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교과부 및 한국항공주연구원 고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산업계, 학계, 연구소의 외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대전시 유성구 항우연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나로호 발사 조사위는 지난 2007년 외부 우주전문가로 구성된 우주사고조사위원회에 소속되지 않고 나로호의 궤도진입 실패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된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장은 이인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맡을 것이라고 교과부는 전했다.

이상목 과학기술정책실장은 회의가 열리기 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는 한국ㆍ러시아 공동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업체, 대학, 연구소 등의 외부 전문가 7∼8명이 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정부 조사위 활동은 페어링의 한쪽이 분리되지 않은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첫 회의에선 항우연 측으로부터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받은 뒤 앞으로 회의를 어떻게 운영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페어링 미분리 원인에 대해선 먼저 한러 조사위의 충분한 분석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른 시간 내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페어링은 한국-러시아 계약에 따른 업무분장 기준으로 보면 우리 측이 맡고 있는 부분으로서, 우리 순수기술로 개발한 나로호 2단(상단) 로켓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나로호 1단 액체연료추진기관은 전적으로 러시아 측이 맡은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페어링 부분도 한러 공동개발 과정에서 러시아가 총괄적 기술지원을 맡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나온 한·러 공동조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1, 2단 로켓은 점화부터 시작해 음속돌파, 1단엔진 정지명령, 1단 분리, 2단 점화, 2단 연소 진행 등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 우주발사체 비행실패 원인 비율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목표궤도 진입 실패는 위성을 보호하고 있는 덮개인 페어링의 한쪽이 분리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페어링 분리는 발사체 비행 성공에 필수적인 기술로 그간 발사체 비행 실패 원인 중 12.6%는 불완전한 페어링 분리에서 비롯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사 발표 자료, 우주발사체 비행실패 원인 비율(1957~2003년까지). bjbin@yna.co.kr
이번 발사에서 나로호는 오후 5시00분 00.23초에 정확히 이륙했다. 이어 페어링 한쪽의 미분리를 제외하고는 1단엔진 정상종료(이륙후 230초), 1.2단 분리(이륙후 233초), 2단 킥모터 점화(이륙후 395초), 킥모터 59초 동안 정상연소 등 1, 2단 로켓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위성분리 시점까지 계속 붙어 있었던 한쪽 페어링으로 인해 2단 로켓은 궤도에서 목표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속도는 훨씬 더 떨어지는 상황을 맞았다.

이와 관련, 페어링 외에 1단과 2단 로켓의 추진력 등에 무슨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마지막 위성분리 과정에서 페어링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 과정이 불분명하고, 지난 19일 첫 발사시도에서 자동발사장치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으로 밝혀진 고압탱크 밸브 압력이 재차 문제가 됐을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앞으로 정부는 약 9개월 뒤인 내년 5월 나로호의 두번째 시험발사를 시도한다.

일각에선 이번 조사위 활동을 둘러싸고 한국과 러시아 간에 갈등이 빚어질 경우 예정대로 발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과 러시아 간 협정은 나로호의 두번에 걸친 시험발사에서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러시아 측이 1단 로켓을 추가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사설] 나로호 실패, 과학적 규명과 과학적 극복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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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것은 위성보호덮개(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1차 분석 결과가 나왔다. 위성보호덮개는 로켓 발사 215초 뒤 고도 177㎞에서 두 쪽으로 갈라지며 떨어져 나가야 한다. 그런데 나로호 위성보호덮개는 한쪽이 그대로 남아 있다가 발사 540초 뒤에야 2단 로켓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위성보다 4배나 무거운 덮개로 인해 2단 로켓이 충분한 상승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이번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위성보호덮개는 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해 국내 기업이 제작했다. 그래서 1단 로켓을 제작한 러시아 측보다는 우리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우리 한계라며 주저앉을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탄소관측위성도 위성보호덮개 분리 실패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채 대기권에서 연소됐다. 세계 최고의 우주 선진국도 아직까지 위성보호덮개 분리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 과정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이다. 이번 실패도 책임소재 규명에 앞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그 원인을 밝혀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 때 미국은 대통령 직속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前) 국무장관인 로저스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5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공학·기술적 문제와 함께 부품 제작회사 기술자들의 경고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NASA가 무리하게 발사를 강행한 것 같은 관리상의 문제를 낱낱이 파헤쳤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도 위원으로 참여해 연료 누출을 막는 작은 부품의 결함을 찾아냈다. 유럽도 1996년 아리안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로켓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코드 오류를 찾아내는 자동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제와 관련해 관계자들이 보인 석연치 않은 태도는 유감스럽다. 나로호 발사 후 위성보호덮개가 분리됐어야 하는 시점에서 분리됐다는 신호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현장 발표는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나로호 부분실패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위성보호덮개와 1단 로켓, 2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고 했다. 신호에도 이상이 잡혔고 로켓에 장착된 카메라가 이를 촬영도 했는데 말이다.

비과학적 변명은 실패를 성공을 향한 디딤돌로 만들지 못한다. 과학적 방법 이외에 다른 어떤 고려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문화칼럼/김작가]소녀그룹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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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소녀들의 시대다. 단언컨대 이렇게 가요계에 걸파워가 강했던 적이 없다. 2007년 하반기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잇달아 등장한 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하나의 대세가 성립되면 우후죽순처럼 따르는 게 한국 가요계의 생리라지만 남자 가수들은 다 어디 갔는지 궁금할 정도다. 그리고 그 대세 안에서 보통 둘, 잘해야 셋 정도만이 존재감을 가지는 게 시장의 룰이었는데 최근의 걸그룹은 모두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니 또한 이채롭다.

섹시-청순 벗어난 다양한 캐릭터

몇 년 전만 해도 ‘걸그룹은 안 된다’는 게 가요계의 불문율이었다. H.O.T.가 등장하며 아이돌의 시대가 개막된 이래 가요계의 헤게모니를 쥔 건 늘 보이그룹이었다. 물론 S.E.S.와 핑클처럼 큰 성공을 거둔 걸그룹도 있었지만 그 성공률은 보이밴드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이돌의 팬, 즉 시장의 수요자는 대부분 10대 소녀들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그리고 반응하는 건 보이그룹이었지 걸그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걸그룹에 환호하는 남자들은 그들에게 돈을 쓰지 않았다. 수요는 있되 매출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성공은 그런 불문율을 단숨에 깨뜨렸다.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전략도 달라졌다.

가요계에서 여성의 캐릭터는 크게 두 가지였다. 섹시와 청순. 댄스 여가수들의 전매특허는 섹시 콘셉트였다. 걸그룹의 시대가 오기 전, 누가 더 많이 벗나 경쟁이라도 하듯 섹시 콘셉트를 앞세웠던 여가수가 얼마나 많았던가.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들은 예외적으로 청순한 캐릭터를 내세우곤 했다. 그 외의 다른 캐릭터를 찾기란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걸그룹들은 실로 다양한 캐릭터를 내세워 대중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는 노골적인 섹시함도, 지루한 청순함도 없다. 극단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는 팬뿐 아니라 안티팬도 많이 양성하는 법이다. 섹시 여가수 붐이 불었을 때 얼마나 많은 ‘악성댓글(악플)’이 달렸는지를 생각해보라. 반면 걸그룹은 극단적인 캐릭터를 내세우지 않는다. 대부분이 미성년자라는 조건도 있지만 굳이 노골적인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아도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솔직함과 건강함이라는 틀 안에서 때로는 주책없고 수다스러우며 엉뚱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틀에 박힌 연예인’에서 ‘예쁘장한 옆집 동생’의 존재로 다가온다. 여성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게 가능했던 건 활동의 중심이 가요 프로그램에서 예능 프

로그램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중심은 음악도, 영화도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벌어진 일들이 화제가 되는 것이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걸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건 사전에 짜인 노래와 춤뿐이다. 몇 번을 출연해도 연출만 바뀔 뿐 기본적인 포맷은 정해져 있다. 시청자 층도 제한돼 있다.

달라진 음악시장의 성공사례로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은 다르다. 가수가 아닌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보여줄 것도 많다. 굳이 말재주가 있거나 개인기가 뛰어나지 않아도, 미모로 종종 ‘반응’ 샷을 차지할 수도 있다. 방송 쪽에서는 데뷔 전부터 충분히 트레이닝을 받은, 준비된 출연자인 데다 그림도 좋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고 걸그룹 쪽에서는 대중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각인시킬 좋은 기회니 서로 윈윈 한다. 게다가 아이돌의 경우 활동의 단위가 정규 앨범에서 디지털 싱글 형태가 되면서 신곡으로 활동할 수 있는 횟수가 잦아졌다. 방송에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방송 환경의 변화는 그들에게 폭넓은 연령층의 팬도 안겨줬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성공적인 데뷔를 했을 때 아이돌 시장과 무관할 것만 같았던 중년 남성층까지도 그들에게 열광했다. 새로운 시장이 개척된 것이다. 동방신기 같은 ‘실력파 아이돌’, 빅뱅 같은 ‘다크 아이돌’, 샤이니처럼 ‘누나 부대용 아이돌’까지 보이밴드 시장이 세분되고 포화상태를 이룬 상황에서 그동안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던 걸그룹 시장이 결국 열린 것이다. 걸그룹은 음반과 콘서트라는 전통적인 형태의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통화연결음이나 벨소리, BGM 같은 디지털 음원 시장, 그리고 행사가 그것이다. 걸그룹의 주된 팬 층인 남성은 음반과 콘서트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지출을 하는 반면 디지털 음원을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행사 출연진을 결정하는 이들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사실은 행사 시장에서 걸그룹들이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달라진 방송 환경, 달라진 음악 시장에서 걸그룹은 어쩌면 예견된 히트 상품이었을지도 모른다.

걸그룹 르네상스는 얼마나 지속될까. 대부분이 데뷔한 지 얼마 안 되는 탓에 선뜻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류가 아닌 오리지널 캐릭터를 확립하는 팀이 살아남는다. 한국 가요계의 역사를 모두 되짚어 봐도, 아류가 살아남은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데뷔 초기의 신선함이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기량을 검증받을 즈음, 그들의 유효기간이 드러날 것이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