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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봄 3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우면산의 봄 3

두바퀴인생 2009. 4. 12. 00:13

 

 

우면산의 봄 3

 

봄의 전령 진달래꽃

 

오늘 아침 들리는 뉴스에 전직 대통령 부인이 업자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국을 강타했다. 참으로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점점 죄여오는 검찰의 칼끝이 몸에 닿기 전에 스스로 자복한 것일까? 그것뿐이란 말인가? 점점 깊어지는 의혹의 눈동자는 커지고만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어디 뇌물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마는... 그래도 참여정부는 도덕성을 엄청 강조하던 정권이 아닌가? 386세대들이 주도하던 정권이 결국은 어느 정권과 마찬가지로 부패하기는 그 도를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이다. 이 땅에 돈을 싫어하는 군자가 몇이나 될까?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일 수록 그눔도 그 같은 위치에 가면 다 똑같은 눔이 된다는 점도 알고 있다. 자신이 받지 못한 엄청난 뇌물이기에 더더욱 소리치고 싶은 것이겠지! 너무 떠들지들 마라!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눔이 어디 있겠는가!

 

나라가 송두리체 위에서 아래까지 전체적으로 번지는 암덩어지처럼 온 나라가 부패의 천국이요 권력은 뇌물을 탐하고 뇌물은 권력을 탐하고 있지 않는가! 어디 이러한 일이 어제 오늘 일인가? 멀리는 인류의 역사가 태어난 시점부터 부패와 뇌물은 인간사회에서 윤활유처럼  없어서는 안될 지극히 인간적인 생리적인 1단계 욕구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연하게 버틸수가 없는 것이리라! 부패와 뇌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또다시 부패와 뇌물을 낳고.. 인류의 역사는 이러한 모순을 반복해 오면서 이어온게 아닌가! 너무 도덕군자인척 하지 마라! 재물에 초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도를 닦아 경지에 오른 성인에 버금가는 사람이니 그러한 사람만 그를 비난하고 욕하거라! 

 

 

‘朴게이트’ 권양숙 10억·정상문 3억 조사
 
▲ 권양숙 여사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8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전날 체포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 전 비서관의 영장 혐의에 포함될 3억여원은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서 받았다고 밝힌 돈과는 별개의 몫이다.

 

 권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10억원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정 전 비서관이 개인적으로 3억여원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만 뇌물 또는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권 여사에게 돈을 전달한 과정 등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정 전 비서관은 2007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의 부탁으로 박 회장 측에 전화해 만나줄 것을 부탁했으며,같은 해 8월에는 박 회장,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준비를 논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중수부는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사하면서 대전지검이 전날 횡령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강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 강 회장이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의 성격과 ‘3자 회동’에 대해서도 병행 조사할 계획이다.

 

 
▲ 권양숙 여사

 

 검찰은 이날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을 추가 소환하거나 체포하지 않고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와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 APC 계좌 자료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주 후반까지 계좌 분석 등이 마무리되면 노 전 대통령 부부 소환 계획 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권 여사가 받은 것으로 전해진 10억원과 조카사위 연씨가 송금받은 500만 달러,퇴임 후 차용증을 쓰고 빌렸다는 15억원과 관련해 각각 노 전 대통령이 언제 알았는지,뇌물죄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2007년 12월 연씨가 박 회장을 찾아가 투자를 부탁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함께 갔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연씨의 변호인은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말했고,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한 바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만간 연씨를 불러 500만 달러의 성격과 사용처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전화 접촉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비서관은 구속영장 집행 당시 ‘이상득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제3자’에게 청탁했는지 조사 중이며 한나라당 친이(親李)계 모 의원도 작년 9월 추씨를 만났을 때 “민정수석이나 검찰 쪽에 박 회장을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전날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소환조사했으며 이들이 “돈을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상당 부분 인정함에 따라 같은 혐의로 조사한 서갑원·박진 의원 등과 함께 추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방향 안내판과 진달래

 

북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그러나 북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라. 100만이 넘는 북한군과 전차,항공기,야포 등 엄청난 재래식 무기와 18만 이상의 특수군단, 잠수함,공기부양정으로 일거에 1만 명 이상 동.서해안에 상륙이 가능하다는 점,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수 천문의 방사포와 장거리포가 수도권을 포함 한.미군기지,주요시설을 지향하고 언제던지 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실패

 

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대포동 2호)의 최고 고도가 485㎞에 이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로켓이 태평양 상공에서 고도 485㎞까지 올라갔다”며 “추진력이 부족해 지구궤도에 미달했고 결국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고도는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도 추적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고도 485㎞는 북한이 발표한 ‘광명성 2호’의 최저 궤도에도 못 미치는 높이다. 북한은 로켓을 발사한 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광명성 2호’가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거리(고도) 490㎞, 제일 먼 거리 1426㎞인 타원 궤도를 돌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북한 로켓 판독분석반장인 박정주 박사는 “북한 로켓이 궤도 진입 속도를 내지 못한 결과로 추정된다”며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한 로켓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고도인 490㎞ 가까이는 갔으나 속도가 떨어져 원하는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의 지구궤도 진입속도는 초속 7.9㎞ 정도다. 초속 11.2㎞를 넘으면 지구궤도를 벗어난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1단 추진체의 평균 속도는 초속 1.19㎞에 불과했다. 이는 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의 평균속도인 초속 2.66㎞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그런데 오늘 한 유명가수가 북 미사일 발사를 찬양한 것에 대해서 말이 많다.
 

 

신해철 "北로켓 발사 성공 경축" 발언 논란

2009-04-08 12:36
 가수 신해철(41)이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북한의 로켓 발사를 축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신해철은 8일 신해철닷컴에 올린 '경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로케트(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할 때, 우리 배달족이 4300년 만에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추었음을 또한 기뻐하며, 대한민국의 핵주권에 따른 핵보유와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신해철 다운 발상'이라고 옹호하는 이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네티즌은 '북한의 로켓 발사 성공과 핵 보유를 우리의 자주권 확보로 해석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며 영향력이 큰 연예인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신해철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과  자신이 남쪽에서 유명가수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민족이 살아남을 방법은 핵무장으로 자주권을 확보하는 방법 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데 안타까움이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던지 이 땅에 다시 전쟁이 벌어지거나 수도권에 대한 북의 부분적인 강력한 도발(한수이북 서울점령,서해 5개도서 점령,울릉도/독도 점령)이 발생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신화는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는 점이다. 우리의 수도권은 정치.경제.문화.사회의 60~7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며 한국의 심장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강.온정책을 구사하며 북을 개방시키기 위해 역대 정권들이 안간힘을 쏟았지만 북의 공산정권은 더욱 고삐를 죄면서 600만 공산 골수 당원을 제외한 1400만 북한 주민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수많은 탈북 난민들이 북한을 탈출하는 기막힌 광경이 계속되어도 우리 정부는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탈북자에 대해서 대처하면서 북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고 스스로 인권문제와 개방문제를 고민하여 왔는가 하는 점이다. 그들 스스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려움에 지처 개방의 문을 활짝 열수 있도록 하는 길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소련의 역활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는 소련보다 한국전쟁에 직접 참여하여 지배권을 갖게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역활은 절대적이다. 이미 그들은 한만 국경부근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한만국경의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정권의 파탄,무장폭동,주민봉기에 의한 무정부 상태에 대비하며 만약에 있을 미국의 북한 침공에도 대비하기 위해서 이동배치를 이미 끝냈다. 북한과 '조중혈맹우호조약'을 체결하고 북한을 후원하고 있는 중국의 전략적 입장에서 한반도의 미군은 눈에 가시일 것이다. 임진왜란시 일본군이 조선반도를 점령하여 지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때 지금은 미국이 일본을 대신하여 한반도 남쪽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대국인 명나라(중국)가 신하의 나라인 조선(한반도)이 왜군(미국)의 침략이나 지배를 받고 있다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너무 역설적인 가설인가?

 

한반도가 통일되어도 자신들의 말을 잘 들을 북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그들은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에 의한 통일은 너무나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주변 강대국들과 선결되어야 할 문제도 많을 것이다. 북한이 스스로 공멸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나 이것은 북한군부내에 북한정권에 대한 반대파를 만들어야 하며무장봉기나 쿠테타를 연상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의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중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이 판단하기에 북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남쪽과 관계개선이 더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종속적인 지배를 원하고 있으며 동북공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남쪽에는 무리한 요구를 강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대결하는 미래의 국제환경이 조성된다면 (아마 그럴 가능성이 많다) 남쪽에 의한 한반도 통일은 어쩌면 더욱 어려워 질지도 모른다. 중국이 북한정권을 버릴 수만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나 그것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 정권은 중국이 손을 놓는 순간부터 운명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남쪽이 어떤 계기로 중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정권을 버릴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이 문제일 것이다. 만약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남쪽에 의한 통일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 기발한 외교전략,중국과 경제적인 긴밀한 연계, 막대한 통일비용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동.서독이 통일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나라는 바로 소련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된다. 동독을 스스로 주저앉게 만든 장본인은 서독이 아니라 소련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는 미국 등 선진국의 지원하에  서독의 장기간의 피나는 노력과 비용이 있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서독이 소련에게 어떠한 반대급부를 제시했는지는 몰라도 아마 소련이 흡족해할 정도의 엄청난 제안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도 중국을 미래의 가상적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한 한국은 그들의 대중국 전략전초기지가 될 수 밖에 없으며 계속 목줄을 죄면서 공갈과 위협으로 자신들의 국익을 최대한 챙기면서 할용할 수 있는데 까지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각종 불평등 조약으로 이득을 챙기고, 보호무역 강화, 신자유주의 경제.금융 강요, 폐기무기처리장, 대규모 군사훈련장화, 북의 군사력을 추월할 수 없는 제한군비강요, 서비스/지적재산권 등 최대한 국익을 챙기다가 언젠가는 그들의 전략적 사고가 변경될 경우에는 언제던지 방어교리상 전초기지는 언제던지 버릴 수가 있다. 왜냐하면  한반도 후방에는 일본이라는 거대 항공모함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죽이되던 밥이되던 그들의 전략목표는 대중국 포위망을 형성하면서 자국의 경제적인 국익을 챙기는데 우선을 둘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무한시장인 중국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중국 교역도 늘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한반도의 남과 북은 서로 후원하는 어깨들(강대국)의 전략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가운데 국가전략을 수립하는데는 무척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국민들은 주체성없는 정부의 정책놀음에 피고름을 흘리면서 근근히 목숨을 부지할 것이며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젼이나 꿈은 아득할 것이다.

 

장차 이 나라에서도 과거 독일의 비스마르크, 독일통일의 주역들 같은 지혜로운 지도자가 나타나 끈질긴 노력과 다변외교로 강대국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이 나라를 통일하고 이 민족이 다같이 행복하고 번영하여 잘 살아갈 수 있는 나라로 만들수 있었으면 하는 간곡한 바램일 뿐이다.

 

심산 깊은 계곡에서도 잘 자라는 진달래,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신록을 예고하며 짙어지는 새순들

 

 

장하준씨가 쓴 '나쁜사마리아인"이라는 책을 우연히 책방에서 구입하여 읽어 보았는바, 나에게는 매우 새로운 인식을 일깨워준 좋은 책이었다.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이 벌이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함정을 적나라하게 설파한 책이다. 국방부가 그 책을 불온서적으로 인정했다면 대미주의로 너무 지우친 행위로 인식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대주의나 대미주의나 오십보 백보 차이가 아닌가! 국방부가 '나쁜 사마리아인"을 불온서적으로 규정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인 있지만, 책의 저자 장하준씨가 최근 한나라당 초청강연을 하여 기사가 났다. 인터뷰 기사 내용을 옮긴다.

 

"대공황보다 더 큰 위기…극복 전망이 안 보인다"

[인터뷰] 장하준 "보호무역 배격? 수요 창출이 더 중요해"

기사입력 2009-04-08 오전 8:50:54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1년에 한두번 꼴로 한국을 찾는다고 한다. 지난해 국방부가 그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을 불온도서로 지정한 탓도 있겠지만, 이번 한국 방문에 유독 그를 찾는 곳이 많았다.

2008년 가을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한국경제에도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위기의 1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전 한나라당이 장하준 교수를 초청해 마련한 강연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정두언 의원이 "국가 전략으로 채택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을 되돌아볼 때가 됐다"고 말한 것은 현재 한국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충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은 '선언적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미 루스벨트 대통령도 대공황 초기에는 휴가를 즐기는 등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다가 1933년에 가서야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사태가 좀 더 심각해져야 근본적인 개혁이 일어날 것 같다."

장하준 교수는 6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세계경제가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빠졌지만 근본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이럴 때일수록 자유무역을 더 하고, IMF를 통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자금지원을 미끼로 선진국이 개도국을 수탈해 왔던) 기존 체제를 더 강화하자는 얘기다. 기본 틀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번 경제위기가 무서운 원인 중 하나가 파생상품이다. 부실의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게 설계된 파생상품은 위기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따라서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가 빠진 대응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장 교수는 주장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금융위기의 주범들을 금융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자리에 앉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상대적으로 금융규제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지만 파생상품 금지를 요구할 배짱이나 안목이 없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독일 메르켈 총리 모두 현재 한계에 부딪힌 신자유주의 체제의 개혁을 주도할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중국에 대해서도 선진국이 소비하는 값싼 물품의 생산기지로서 누리는 이득을 당분간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발언권은 더 늘어가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을 대변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 중국의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지 않겠냐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장 교수와 인터뷰는 6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박인규 대표가 진행했다. 인터뷰를 두 번에 나눠 게재한다.

현 글로벌 경제위기, 대공황 때보다 심각하다

프레시안 : 현재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지만, 위기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양한 것 같다. 먼저 이번 위기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장하준 : 기본적으로 영미식 금융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본다. '몰락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쉽게 몰락하진 않을 것 같다. 이 체제에서 덕 보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이들이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또 제도가 한번 생기면 관성이 있어서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유럽 봉건제도를 이미 14, 15세기부터 없애자고 했지만 없어지는 데 300-400년 걸렸다. 근본적인 체제 변화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만 19세기부터 보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세계를 지배했던 고전적 자유주의가 대공황을 통해서 붕괴되고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케인즈주의로 대표되는 수정자본주의가 나왔다. 이 체제가 유지되다가 1970년대 말에 신자유주의가 나왔다. 이 신자유주의 체제가 30여년 계속되다가 이제 무너지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대공황의 경험 때문에 정부가 적자 재정 감수하며 돈을 풀고, 금융기관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 버티고 있어서 그렇지, 문제 자체만 놓고 보면 이번 위기가 대공황보다 더 크면 더 컸지 덜하지 않다.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프레시안
최근 일부 금융지표가 좋아지면서 '새싹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낙관론을 말하기도 하는데 아주 성급한 얘기다. 지금 일시적으로 나아진 것 같지만 두어달 있다가 예를 들어 GM의 부분파산, 피아트 크라이슬러 협상 결렬 등 얘기가 나오면 또 폭락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경제위기는 1막, 2막, 3막을 거쳐 진행되는데, 1막은 금융부문의 경색, 2막은 그 타격으로 실물이 영향을 받아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생기는 것이다. 지금 2막이 진행 중인데, 이게 끝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빨라야 내년 초나 돼야 마무리 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만 실업자가 66만 명 나왔다. 이는 공식적으로 실업수당 받는 사람만 얘기한 것이다. 구직포기자까지 포함하면 얼마가 될지 모른다. 어쨌든 실업자만 따져도 1인당 가족을 3명으로 치면 200만 명이 생계를 잃었다는 엄청난 얘기다.

이 여파가 또 금융섹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게 3막이다.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대출금을 못 갚고, 신용카드가 부도 나고, 주택담보대출이 부도 나고, 이런 식으로 금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1막과 2막은 끝이 있지만, 3막은 끝이 없다. 대공황 때도 일시적으로 회복된 뒤에 다시 경기가 가라앉는 일이 반복됐다. 일본도 90년대 거품붕괴 후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

특히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이 많아서 끝을 짐작하기가 더 어렵다. 처음에 서브프라임 부실 얘기가 나왔을 때 미국 정부는 부실규모를 500억 내지 1000억 달러라고 했는데, 2007년 여름 2000-3000억을 얘기했다. 2008년 가을 리먼 파산 이후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을 마련했다. AIG, 프레디맥, 패니매 등 지원까지 포함하면 당시 이미 부실이 1조 달러에 달한 것이다. 지금 뉴욕대 루비니 교수는 부실규모로 3조5000억 달러를 얘기할 정도다. 이렇게 부실규모가 불확실해서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근본적 개혁을 주도할 리더가 없다

프레시안 : 1970년대부터 계속된 신자유주의 체제가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안들은 그 정도 인식에 기반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최근 2차 G20정상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1차 회의에 비해 진전된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던데,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장하준 :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근본적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기미가 별로 없다. G20회의를 통해 대단한 합의를 도출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금융규제도 유럽 쪽에서 강화해야 한다고 우겨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갔지만, 애매한 조세도피처 몇 개 때려잡고, 헤지펀드 큰 거 몇 개 관리한다는 정도에 그쳤다. 근본적으로 파생상품 관리를 안 하면 헤지펀드 관리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또 경기부양을 위해 5조 달러를 푼다고 하지만, 각국에서 발표한 경기부양책을 모은 것에 불과하다. IMF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 돈은 기본적으로 나라가 부도 위기에 처해야 받는 돈이다. 그리고 IMF에서 제시하는 여러 가지 조건을 수용해야 이 돈을 받을 수 있고, 이런 전제조건들이 후진국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선진국들은 다 적자 재정 하면서 후진국보고는 '이자율 올리고 흑자 재정하라'고 요구한다. 또 무역자유화, 민영화를 요구해 결과적으로 후진국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

이럴 때일수록 자유무역을 더 하고, IMF를 통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기존 체제를 더 강화하자는 애기다. 기본틀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 장하준 교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을 포함해 주요국 리더들 중에 현 위기에 맞서는 근본적인 대응책을 밀고 나갈 이들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미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될 때만 해도 경제위기의 근본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었다. 장 교수의 G20회의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면, 오바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접은 것처럼 보인다.

장하준 : 오마바 정부가 단기적 대책은 대공황 때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하지만 뉴딜에 맞먹을 만한 근본적 변화는 없다.

사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안 했다. 현재 경제위기 대응책을 마련한 게 누구냐. 옛날 미국 통화주의 할아버지라 할 수 있는 폴 볼커(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 월드뱅크에 있으면서 금융자유화를 주장한 로렌스 서머스(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이 아닌가. 위기를 만든 주범들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제일 가까운 경제조언가가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로,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람 이메뉴얼은 공식적으로 미국 월가에서 정치헌금을 제일 많이 받은 정치인이다.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월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의 딘 베이커 공동소장은 "이들에게 경제정책을 맡기는 건 오사마 빈 라덴한테 테러범을 잡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 상대적으로 독일, 프랑스 등은 영국과 미국에 비해 위기의 정도가 덜 심각하다. 미국이 아니라면 이런 나라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가능성은 없나?

장하준 : 기본적으로 유럽 국가들이 금융규제에 대해서는 미국보다 훨씬 강경파다. 프랑스에서는 우파인 사르코지 대통령도 영미에 비하면 훨씬 금융규제를 강조한다. 그렇지만 프랑스, 독일도 과거에 비해 금융권의 힘이 많이 세졌다. 프랑스도 적대적 M&A를 굉장히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사르코지, 독일의 메르켈 같은 지도자들이 최소한 파생상품을 규제하자는 정도의 얘기를 할 배짱과 안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 세계 각국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사람 가운데 이런 사람은 없다고 본다.

국유화를 'N워드'라 하는 미국, 자국의 실리만 챙기는 중국

프레시안 : 결국 현재로서는 근본적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다소 비관적 전망인데, 근본적인 개혁을 바라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처방이 필요한가?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민관합동투자프로그램(PIPP)을 비판하는 이들은 부실 금융기관의 경우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하준 : 국유화에도 시장원리가 작동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부실 채권을 정부가 사서 대주주가 되면 정부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이게 시장주의지 않나. 영국도 최소한 그 정도 한다. 그런데 미국은 국유화를 안 하려고 정부가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더라도 4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해 놓을 정도다. 국유화에 대한 엄청난 거부감이 있어서 국유화(Nationalization)를 'N워드'라며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할 정도다.

프레시안 : 파생상품의 규제를 장 교수가 제시한 근본적 개혁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장하준 : 물론 힘들다. 하지만 나는 정치인이 아니니까 현실성 없는 얘기라도 해야 된다. 불가능한 소리라도 자꾸 요구해야 세상이 바뀌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근본적 변화를 주도할 만한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이 점차 세계에서 발언권 강화되고 있는데, 중국이 새 체제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은 없나?

장하준 : 중국은 워낙 자기 실리추구가 강하다. '우리가 돈 낼 테니 IMF 투표권을 더 달라'는 식의 요구는 하지만 후진국들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적당히 미국에 계속 수출해서 잘 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새로운 이니셔티브 주도할 리더십은 없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중국은 현 신자유주의 질서 내에서 값싼 노동력을 주무기로 내세운 생산기지로 고도성장을 이뤘다. 그렇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이런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하는 '불평등한 균형'을 중국이 계속 유지하는 노선을 당분간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보는 입장인가?

장하준 : 중국 내부 역학 문제가 있다. 중국은 양극화가 심각해서 세계경제 변화의 주도권을 쥘 여력이 안 된다. 중국의 지니계수(불평등 계수)를 보면 이미 남미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남미는 500년 전부터 불평등하게 살아온 나라들이지만, 중국은 30년 전만 해도 모두가 다 인민복 입고 자전거 타고 다니던 나라다. 그만큼 빈부 격차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중국도 내수지향으로 돌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덩치가 워낙 커서 하루아침에 돌리기는 힘들다. 아직은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중국의 전략은 일단 앞으로 30년은 가만히 있자는 쪽이다. 그래서 WTO에서도 별로 목소리 안 낸다. 오히려 브라질, 인도 등이 앞에 나가서 떠든다.

프레시안 : 중국경제에 관심이 쏟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가 '기축통화' 문제다.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이 달러를 많이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가 100년 전 영국 파운드화의 몰락과 비슷한 과정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달러 가치에 2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중국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양국간 '화폐 전쟁'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장하준 : 겨우 2조 달러 갖고는 경쟁 못 한다. 이번에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에 세계 외환거래량이 하루에 2조 달러였다. 하루치 외환거래량으로 뭘 하겠냐. 지금 당장 달러에 대한 도전은 유로다.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1인당 국민소득 2000달러 나라다.

▲ 장하준 교수는 대공황 당시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위기가 심화됐다는 주장에 대해 '일종의 신화'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무역붕괴는 수요붕괴의 탓이 가장 컸다고 반박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그렇다면 이번 금융위기가 유로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장하준 : 예전에는 달러가 기울어도 마땅히 갈 데가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중동국가들에서 '석유를 유로로 결제하자'고 하면 확 쏠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급변하지는 않는다. 영국의 몰락은 제국주의가 피크였던 1870년대부터 시작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영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1956년 수에즈 사태 이후였다. 거의 100년이 걸린 것이다. 미국 달러도 지금 60년대부터 위협을 받기 시작해서 71년 금태환 정지 조치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80년대 쌍둥이적자 등으로 크게 흔들리다가 90년대 다시 부활했다지만 지금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수요 창출의 문제다

프레시안 : 지금 위기 대응 방식을 놓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있었던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위기는 공유하지만 대처는 각자 알아서 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하준 :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대공황이 심화되고 세계경제가 붕괴됐다는 주장은 일종의 '신화'다. 첫째 당시 관세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다. 미국이 40%에서 50%로 올라간 정도다. 둘째, 당시 무역 붕괴는 수요 붕괴, 금융 붕괴 때문이지 관세 때문이 아니다.

지금 보호무역의 위험을 따질 게 아니라 수요 창출이 더 중요하다. 블록화가 되는 것인지 예측은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그때와 다른 게 지금은 WTO도 있고, EU도 있다. 그때만큼 보호무역 수위를 높이는 게 어렵다. 결국 '보호무역은 안 된다, 블록화는 안 된다'는 얘기는 자유무역 이데올로기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말로는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 당장 자동차 산업에 170억 달러 집어 넣고 보호무역이 아니라고 우긴다. 결국 힘센 나라들은 자기들은 보호무역하면서 후진국만 못하게 한다.

프레시안 : 수요 창출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했는데, 최근 동유럽이 흔들리는 걸 놓고 동유럽이 개방될 때 '제2의 마셜플랜'(2차 대전 직후 서유럽 지원 방안)을 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남미나 동남아시아에 다시 이런 방식이 쓰일 수 있다고 보나?

장하준 : IMF나 월드뱅크는 2차 세계대전 후 마셜플랜을 위해 만든 기구다. 그때는 정말 서유럽을 키우려고 한 것이었는데, 지금(80년대 이후) IMF는 막말로 (선진국 금융자본을 위해)빚 받아오는 대행업체다. 그리고 그들이 구사하는 정책은 후진국을 더 약화시키는 정책이다.

물론 진행되는 상황을 더 봐야 한다. 대공황 때도 루즈벨트가 처음에 준비기간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모르고 요트 타고 놀러 다니다가 1933년에 가서야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현재도 일이 더 심각해지면 더 강력한 조치 나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돈 풀어서 경기부양하는 데 그칠 것이다. 경기부양 한다고 돈 푸는 건 좋은데 국유화 절대 안 되고, 은행 간섭은 안 된다고 하다가 국민들만 빚더미에 앉고 나중에는 국채가 많아서 국유화 못 한다는 식으로 나올까봐 걱정이다. 하면 안 되는 얘기지만 사태가 좀 더 심각해져야 근본적 개혁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또 어떻게 미봉책으로 나가면 어디 가서 또 거품이 낄지 모른다. 오바마 정부가 녹색 뉴딜을 얘기하던데 녹색거품이 생길 수도 있다.

프레시안 : 오바마 정부가 녹색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금융자본주의 이후 새 체제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장기적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앞선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녹색산업을 주도하면서 새로운 산업 기준을 만들면 후발 주자들은 그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장하준 : 녹색산업에 지금 당장 거품이 낀다는 거는 아니고 미래에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실 후진국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을(약 80%) 선진국들이 뿜어 내놓고 '지구가 망하게 됐으니 너희는 성장하지 말라'는 식이다. 선진국이 기본적으로 기술력 있기 때문에 자기들이 기술 스탠다드를 정하기 시작하면 뒤에 따라가는 나라는 그만큼 불리하게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후진국에 대한 비대칭적 보호주의가 필요하다. WTO 체제를 통해 보조금이 금지됐는데 환경관련 보조금은 거의 다 허용돼 있다. 미국이 자동차 보조금 주면서 환경친화 기술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게 다 WTO에 안 걸리려고 하는 것이다./전홍기혜 기자,이대희 기자,손문상 기자(사진) 

 

 

열정과 외로움의 덩어리 진달래

 

 

국립국악원 뒷편 간이 폭포

 

 

 

고개내민 들쑥

 

일그러진 한국인의 ‘얼굴’

선진국 그룹에 들어갔다는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 것인가. 우리는 행복한가. 잘 사는가. 우리의 삶은 만족스러운가.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09년 통계연보’로 한국 사회와 국민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출산율 꼴찌에 고령화 최선두, 근로시간 최장, 사교육비 최고, 높은 자영업 비율과 소득 불평등, 지나치게 높은 자살률과 빈곤율, 그리고 자동차사고, 생활만족도 하위권 등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는 곧 OECD 회원국의 경제 사회 환경 등 12개 분야 113개 지표에 비친 한국 한국인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평균 수명도 OECD평균 79.0세보다 약간 앞서 장수국가 자리에 올랐다.

출산율 꼴찌, 고령화 최선두, 근로시간 최장

경제 재정 과학기술 등 거시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보건 복지 소득 환경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는 회원국 중 하위권으로 형편없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가임여성의 출산율은 1.13명으로 OECD 평균1.65명보다 크게 낮았다. 고령화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204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32.5%로 평균 25.7%보다 훨씬 앞지르게 된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사회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제발전의 아킬레스건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연 2316시간으로 회원국 평균보다 500시간이나 많다. 가장 열심히 일을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는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뜻이다. 소득 불평등과 부동산 등 자산 불평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높은 데다 사교육과 보건의료비에 번 돈을 쏟아붓다보니 문화생활 등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에 쓸 여유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사건 사고도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은 3번째로 많은 18.7명에 이른다. 특히 여성 자살률은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자살이 많다는 것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자동차 사고율도 매우 높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평균보다 많다. 계층간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0.31로 29개 회원국 중 13번째로 높았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빈곤율은 평균보다 높다. 빈곤인구는 6번째로 많았고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공공지출이나 세제혜택 등 정부의 불평등 개선노력은 꼴찌였다. 보건 복지관련 지출규모도 평균을 밑돌았다.

이보다 앞서 나온 보건사회연구소의 ‘사회통합전략 보고서’에서도 가족 통합지수가 OECD 회원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 이혼율 출산율 등이 최하위에 머물러 가족통합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회통합을 해치고 사회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으로는 일자리 등 고용불안, 소득 불평등, 사교육비, 자산 불평등의 심화 등이 꼽힌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로 보아 한국의 사회통합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OECD지표들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국민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고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사교육에 퍼붓지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삶이 그만큼 힘겹고 고단하다는 말이다.

정부정책 목표는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둬야

이 부끄러운 자화상이 이명박정부 탓은 아니라 해도 국민들의 주름살을 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에 행복을 배달하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다. 정부는 이 지표에 담긴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그동안 잘못 가고 있는 정책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 우리의 삶에 자리잡고 있는 일그러진 모습을 한거풀씩 걷어내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반성이 앞서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정부 정책의 목표는 국민들 삶의 질 향상에 둬야 한다. 선진국이 되자는 것도, 경제발전을 이루자는 것도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회통합 가족통합을 통해 경제사회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어렵다.

김진동 객원논설위원

 

 

고개내민 민들래

 

 

고개내민 새싹

 

 

목련의 열정

 

목련은 겨울내 기다렸다가 봄이 오면 재빨리 모든 꽃망을을 일거에 터뜨린다. 그만큼 열정적이고 성미가 급하다. 기다려온 긴 세월을 엄청난 인내심으로 견디어온 목련은 열정의 덩어리다. 꽃잎이 고개를 내민 순간 금방 만개하고 활짝 피어버린다. 그러기를 수 일 동안 마음껏 화시한 자태를 과시하다가 어느날 아침에 보면 우수수 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져 버린다. 떨어져 버린 꽃잎은 짙은 갈색으로 변하면서 썩고만다. 정말 말처럼 '짧고 굵게 살다가 가는 것' 같다. 

 

피곤한 인생을 끈질긴 인내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만큼 깔끔한 모습이다. 비굴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으며 초라한 삶을 살아가지는 않는다.

 

 

목련의 우아함

 

 

 

목련의 자태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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