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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 할까?'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 할까?'

 

 



우주의 눈 ‘나선성운’(Helix nebula)

 

 

* 저자 : 마르틴 우르만(Martim Urban)

1936년 독일 베를린의 신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물리학.화학.수학을 공부했으며 1965년 뮌헨의 일간지 <쥐트도이체 치이퉁>에 글을 쓰기 시작하여 1968년부터 오늘날까지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과학에세이 분야를 개척하여 이끌고 있다. 많은 작품을 직접 쓰거나 편집하였으며 특히 과학출판 분야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의 플리처 상이라 불리는 '데오도르 볼프 상'을 받기도 하였다.

 

편안한 믿음과 불편한 지성, 당신의 선택은?

인간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믿기도 한다. 영리한 생각을 하든, 어리석은 생각을 하든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우리가 믿는 이유를 알게 되면 무엇을 믿는 것인지도 알 수 있다. 당연히 믿음이 가진 가치를 잃지도 않고도 그 비밀을 들여다볼 수 있다. 믿음은 주로 '왜?'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은 세상을 해석하도록, 자기 삶의 의미를 �도록 진화했고, 끓임없이 '왜?'라고 묻는다.

 

믿음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교회에 가는 것은 아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무척 많지만 삶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 사람들은 일상을 넘어설 수 있는, 삶의 의미를 �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갈구한다. 그것은 '내 삶은 무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린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진리를 이미 알고 있는 경건한 신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리를 �는 동안 회의감을 맛본 사람들을 겨냥했다. 독일에서 믿음은 '어떤 것을 좋아한다', '어떤 것에 익숙해진다'라는 뜻을 가진 낱말에서 비롯했다. 한 설문 조사를 보면 독일 사람들의 50%가 수호천사를 믿는다고 한다.우리가 어릴때부터 사랑스럽고 익숙하게 여긴 것이 자신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뿌리박혀 있는 '어릴때부터의 이미지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불가사의 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바로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어떤 것을 참이라 믿도록 만드는가 하면, 어떤 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오늘날 우리가 그리는 세계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그것은 뇌과학의 발달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믿음을 왜 만드느느가'를 다루면서 뇌 과학의 연구 성과를 적용시켰다. ' 믿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는 철학이나 신학처럼 엄숙한 얼굴을 한 학문들이 2,3세기 전부터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온 물음이다. 최신 과학연구의 성과를 이용하면 겨우 수십년 전만 해도 물랐던 것에 대답할 수 있다. 혹은 옛날의 대답을 지나간 것, 틀린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최신 자연과학은 여러 가지 종교의 신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명상하는 기독교 신자와 불교 신자의 머릿속에서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인간의 지적활동 뿐만 아니라 영적 활동에도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나는 이런 생물학을 잘 알게 되면 우리가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의식하는 자아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무의식적인 요인을 거의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그래서 자존심을 살리는 쪽으로, 또 주위의 기대에 맞추는 쪽으로 설명을 계속하여 만들어낸다. 뇌 과학을 연구하는 신경생리학자들이 내놓은 이런 관찰 결과에서 우리는 인간이 왜, 무엇을 믿는지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오늘날 미국과 서구세계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서 상당히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꺼꾸로 이슬람 세계는 기독교 종교단체들 가운데, 이슬람에 적대적인 '십자군' 세력에게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 세계가 자신의 근본주의를 극복한다면 이슬람 근본주의 또한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기독교 종교단체에 대해서도 많이 다룬다. 개인적인 믿음 문제에 덧붙여 정치적인 것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 2005년 7월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 앞서 다르푸르 학살 생존자들이 국제사회 관심을 촉구하며 무장민병대 잔자위드와 수단정부군의 방화와 학살을 재현하고 있다. ⓒAFP/Getty Images 

 

종교는 인간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점과 관계가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많이 다룬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규모가 큰 일신교들은 석기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그 뿌리 가운데 하나가 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를 죽임의 속죄양으로 보느냐, 아니면 이슬람교도처럼 순교자로 보느냐 하는 해석 문제도 있다. 여러 학문분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들춰보면 예수의 승천과 주술사들의 저승여행 사이에도 뚜렸하게 같은 점을 �을 수 있다. 또한 태고적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종교 사상의 모형도 추출해 낼 수 있다. 이런 종교를 지속시키는 데 큰 힘을 가진 의식들은 시공간을 정리하고 위계질서를 굳건히 만들면서 우리 삶의 형태를 결정한다. 그런 의식은 심리학과 행동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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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멍청한 닭조차도 위계질서 속에서 가능한 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그렇듯 인간의 종교단체에도 위계질서가 만들어져 있고, 몇몇 사람들이 자신의 뜻에 맞추어 단체를 이끌어가려고 한다. 나는 이 책에서 유일신 종교집단이 가진 하나의 속성인 권력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다루었다. 신자에게 천국을 약속하거나 지옥을 거론하여 겁을 주는 근거는 의심스럽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굳게 자리잡은 이미지로 뚜렷하게 작동하고 있다. 특히 '성'문제와 관련된 완고한 도덕관은 근본주의적인 유일신 종교집단의 특성이기도 하다. 종교개혁을 이루면서 '새로운 개신교가 나왔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엄격함을 강요하는 종교단체들이 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에서 성공하고 있다. 이런 종교단체들은 코페르니쿠스와 다윈,프로이드,그리고 생명공학에 이르는 자연과학의 연구성과를 애써 무시하려 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우리는 과학의 힘으로 새로운 세계를 그려낼 수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옛날의 종교가 그려준 근본주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들은 주어진 자유를 누리지 못하며 근본주의적인 종교 억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살이에서 그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그럼 편안함이 익숙하고 좋다면 '왜?'라고 묻기 힘들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을 의심하고, 이유를 파고 들어가다 보면 불확실성이라는 불안한 현실과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러면서 변화해야 하는 고통까지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늘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변화하는 존재다. 그럼으로써 지구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변화하는 존재이다. 그럼으로써 지구에서 새로운 것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명체가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진 믿음의 본질을 들춰냄으로써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고 변화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