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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16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16

 


동북아역사재단 '동해 당위성 설파' 국제학술대회

 

 

 

4. 한.중.일 사회 삼국지

 

 

권위와 도전

우리나라에서는 직장이나 사회,혹은 법이나 정부 당국에 대한 저항과 도전의 형태로 각종 시위들이 연일 끓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들의 시위 모습을 보고 '한국만이 모방할 수 없는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고 평ㄱ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일본이나 중국의 시위 현장은 어떨까?

 

먼저, 일본이다.

일본은 각종 사회 운동과 관련하여 '일본은 노인사회다'라는 평가를 내린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매우 직접적이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나서려 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모든 것을 알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1960년대 말 하루가 멀다하고 시위가 계속되었던 미.일 안보동맹과 관련한 대규모 시위 이후 일본 사회는 직접적인 참여도가 급격히 사그라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보수화의 이면에는 경제적 부유함을 꼽을 수 있다. 기본 생계 문제가 해결되고 가족 중심의 소아적인 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다른 누군가 나서주기를 바라면서 골치아픈 일에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너의 희노애락은 너의 것이요 나의것은 나의 것이니 나타내거나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마라. 그냥 소리내지 말고 조용히 지내는게 좋다. 나도 너의 일에 간섭하지 않을테니 너도 나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식의 왜곡된 개인주의가 일본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일본의 사회단체 주도로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씩씩거리는 모습은 우리나라 처럼 전국적으로 시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그래도 대단한 시위로 인정한다.

 

중국의 모습은 어떤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언로는 제대로 열려 있지 않다. 중국인들은 중국 공산당의 물리력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파란만장한 문화혁명을 거치고 천안문 사태를 겪으면서도 언제라도 재발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스스로 언행을 조심하고 있다.그들은 제도권에 항거한다는 자체를 두려워 하고 있으나 인터넷이나 입소문, 문자 메세지 등을 통하여 아름아름 돌아가는 상황을 서방 사회가 파악하고 있는 만큼 알고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집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가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나서는것 자체를 귀찮아 하고 성가신 탓에 나서는 것을 스스로 꺼려하는 반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중국인들은 중앙의 물리적인 힘과 거미줄 같은 세포망들이 두려워 감히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중국인들은 자신의 생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문을 박차고나가기 시작했다.예를들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상급기관을 방문하는 '상소'의 일종인 '상방'이 고개를 들고 있다.상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발과정에 토지를 헐값에 빼앗긴 농민이나, 국유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다.이들은 토지 수용 과정의 억압과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항의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중국어판 텔레비젼이나 인터넷도 상방이 증가하여 상방인 전문 유치장이 가득찰 정도라고 하였으며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가 엄금되어 있는데 시위를 하다가 잡혀간 사람, 유엔 고등난민 사무소에 몰려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다가 잡혀 가기도 하였다.  상방은 2003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4년에는 100만 명 이상이 상방에 참여한 것으로 전했다.중국 농촌지역의 불만이 중앙과 지방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항의 시위로 이어지면서 중국 사회의 불안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은 건강보험,사회보장.교육 등에 대한 책임을 지방 정부에 맡기고 있지만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주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외자 유치에 주력하면서 농촌지역 주민의 70%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뿐 아니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지방정부의 부정.부패로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시위를 중국 정부는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소득 1,000불에서 3,000불 사이로 진입하는 시기에 개인들의 불만 소리를 표출하는 것이 정상이라지만 그러한 시위가 감출래야 감출수가 없다는중국  정부의 생각인 것 같다. 중국인의 시위에 당국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중국 인민들의 집단행동은 아차 하는 순간에 정부 전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5년 4월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었던 반일시위를 벌이던 중국인 시위 주동자들이 잡혀 12년 형을 받았다는 것은 정부 전복 선동죄로 간주하여 처벌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민심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시위가 끓이지 않는 한국. 한국의 불안정에 고개를 설레면서도 그 힘을 부러워하기도 하는 무기력한 노년 보수대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역동성을 상반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벤치마킹하고 있는 중국, 한국은 좀 더 나아지기를 위해 시위로 인한 불안정을 감내하는 과정이나 중국인의 시위는 불안감이 어디로 튈 지를 모른다는 정부의 불안감이 잠재되어 있다.

 

세대교체 바람과 경쟁력

중국의 세대 교체 바람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떠한 자리라도 나이에 관계없이 실력 위주로 임명하는 등 엄청난 인적 변화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68방식 즉, 60년대 출생하여 80년대 대졸자를 발탁하는 인사가 인적 쇄신의 화두이다. 이제는 79방식 세대들이 그 뒤를 이어 베이징의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의 주요 요직에 파고 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한국이나 일본을 �던 나이 지긋한 중년 이상의 풍체 좋은 사람이 최고직이었으나 요즘은 새파란 젊은이들로 바뀌어 나타나니  당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중국의 영 파워의 최대 무기는 물론 실력이다. 이들 중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 유학 또는 근무경력을 쌓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익숙한 '해외귀국파'도 적지 않다. 1979년 이래 연 평균 국내총생산 9.4%의 고공행진을 이끌어 왔으며, 내실을 다져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이들은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바짝 따라 잡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공정 기술은   1년 반만에 0.18미크론,0.15, 0.13미크론을 차례로 넘어섰으며 삼성의 0,11미크론에 육박하고 있다.이러한 그들이 이제는 경제계를 넘어 중국 대륙 전 사회분야를 속속 접수하면서 대륙 전체를 용광로 처럼 달구고 있다. 물론 이중에는 국내파도 물론 상당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영 파워에 의한 세대 교체와 신선한 성장 바람은 우리들의 경쟁력 저하와 맞물려 우리들이 설 자리를 �지 못하게 될 전망에 마음이 어둡기만 하다. 한국의 세대 교체는 386세대가 정치권에 진입하여 젊은 세대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인가? 노동운동,재야활동 경력이 있거나 민주화 투쟁을 하다 감옥에 다녀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젊고 말 잘하고 똑똑하다. 그러나 문제는 경쟁력이다. 열린사고,그리고 적극적인 혁신 정신과 창의력이다. 그들의 혁신적인 생각과 사고, 그리고 시대착오적인 부패와 연결고리, 즉흥적인 언행 등은 과연 우리들이 중국의 젊은 영 파워와의 경쟁에서 이길수 있을 것인가를 우려섞인 마음으로 걱정해 본다.(계속)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