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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당 출범...

두바퀴인생 2007. 8. 6. 15:37

 

 

<사설>낯뜨거운 ‘짝퉁 열린우리당’ 출범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8-0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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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이 5일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다.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 80명과 민주당 탈당 의원 5명이 참여한 85석의 원내 제2당이 7월24일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지 12일 만에 초고속으로 급조된 것이다.

 

그러나 참여세력의 면면과 출범 과정 그 어디서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정치결사체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신의를 찾아볼 수 없어 ‘통합, 민주, 신당’과 거리가 멀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3선, 보건복지부 장관직, 경기도지사직 등을 두루 거치고도 경선에서 불리해지니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 노무현 정권에서 요직을 거치며 권력의 단맛을 즐겨온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천정배 전 법무장관·문희상 전 의장·김한길 전 원내대표·유인태 전 청와대정무수석비서관 등의 추종 세력, 여기에 정당의 이합집산 때마다 권력 주변을 배회해온 자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뒤섞은 ‘잡탕 연합’이다.

 

이들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신당 창당의 ‘총감독’ 역할을 해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킬 목적으로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정당사상 가장 긴 당명을 조합했었다. 자신들도 제대로 암송하지 못할 만큼 혼란스럽자 ‘미래를 창조하는’을 수식문구로 돌리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줄이면서 열린우리당의 강령·당헌을 베꼈다. 그러고도 창당 당일 전당대회 몇시간 전까지 대표조차 정하지 못하고, 대회 현장에서도 최고위원 명단을 바꾸는 등 ‘블랙 코미디’를 속출시켰다. 한국 정당사의 허다했던 신당 급조의 악선례 그 모두를 한 데 끌어모은 듯한 ‘위장 창당’이다.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짝퉁 열린우리당’‘도로 열린우리당’이라도 만드는 타락정치가 갈 데까지 가는 셈이다. 또한 386정치인들이 이토록 낯뜨거운 ‘짝퉁’에 ‘대통합’의 명분으로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기회주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면서 ‘신악(新惡)이 구악(舊惡)을 뺨친다’는 속설을 적실히 들리게 한다. 대표를 맡은 오충일 목사는 창당대회 후 “2007년 대선을 앞둔 지금 ‘대선 승리 = 대도(大道), 통합 합류 = 무문(無門)’이라 했다. ‘짝퉁 열린우리당’ 급조도 모자라 열린우리당·민주당 잔류 세력과의 ‘대통합, 대선후보 단일화’ 운운하는 그 궤변이 더는 놀랍지도 않다.

 

범여권은 이 ‘짝퉁, 위장’으로 노 정권 4년반에 실망한 국민의 기억력과 판단력을 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