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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중국의 경제인플레...

 

 

[특파원칼럼] 체제불안 야기하는 中경제인플레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7-07-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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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경기과열이 초래한 인플레 생활고 위험수준

 

中당국 민심 달랠 해법찾기 딜레마

 

‘농촌에는 돼지만 있고 돼지고기가 없다.’(닝샤자치구 농촌 주민), ‘월급만 빼놓고는 모든 게 다 올랐다.’(외자기업 종업원) 중국의 고성장 경제에 갈수록 인플레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주가와 부동산은 물론 서민의 기본 생필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농민과 도시 서민들은 식료품 값을 비롯한 급격한 물가상승에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성장 기관차가 인플레라는 성장의 덫에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고물가가 인건비 상승에 전가돼 성장의 불꽃이 꺼질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들 사이에 터져나오기 시작한 불만의 목소리다. 인민들은 주식인 돼지고기 가격 하나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시 노동자들은 상승한 임금이 도대체 어딜 갔냐며 물가 급등에 대해 원성을 털어놓고 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의 96.5%가 자신의 임금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당국은 경제 과열이 초래하는 인플레 우려가 결국 체제 불안의 싹을 틔우는 독소라는 점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1948년 국공내전기 국민당 지역에서는 인플레가 200만%라는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두 권의 책을 사기 위해서 인력거 가득 지폐를 실어날라야 했다는 기록도 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그대로 장제스(蔣介石) 군대의 패망으로 이어졌다. 가깝게는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원인도 통제 불능의 경제 과열과 가파른 물가 상승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 과열과 물가 상승에 따른 후유증은 사회 각 분야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임금 및 물가 정책에 불만을 가진 농민공들이 경찰의 멱살을 잡고 공권력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고물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 압력이 기업 성장의 발목을 조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 올림픽 후에는 분배를 외치는 평균주의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사충돌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장 중국 정부는 고물가 생활고를 토로하는 인민들에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섣부른 처방으로 성장호의 궤도를 일시에 바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경제 과열에 대해 당국이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체제 불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