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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 어부, 하늘로 고기잡이 떠나다...

두바퀴인생 2007. 7. 24. 10:17

 

 

장님 어부,하늘로 고기잡이 떠나다

쿠키뉴스 | 기사입력 2007-07-24 06:07 기사원문보기

[쿠키 사회] 내 아버지는 대장장이였다.(중략)그러다 장님이 되었다.대장장이며, 목수였고,운전사이며, 뻥튀기 아저씨였던내 아버지가 장님이 되어버렸다.장님이 되어버렸다….(중략)어둠 안에서 몇 해의 시간이 흐른 후아버지는 세상을 향해 다시 일어섰다.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늙어가던 당신이결국은 바다로 뛰어들었다.(중략)아버지는 지금 우리가 모르는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그런 아버지에게선 자연을 닮으려는지고지순한 바다향기가 느껴진다.지금도 바다 한가운데눈먼 어부가 홀로 서 있다.

 

<김연용의 ‘나는 어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중에서>

지난 2001년 5월 옹진군 영흥면 선재도에서 실시된 농협 인천본부 직원들의 워크샵 취재 도중 우연히 발견, 본보와 월간 ‘포토경기’에 특종보도 된 이후 각종 언론매체에 잇달아 소개되면서 국내·외 숱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아버지의 바다’, 장님어부 김선호씨(66)가 23일 지병인 당뇨합병증 및 뇌경색으로 운명했다.

 

김씨는 지난 97년 당뇨합병증으로 실명했으나, 절망을 딛고 지난 2000년 겨울부터 선재도 앞바다에 나가 어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김씨의 차남 연용씨(31)는 당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중 학업을 접고 미련없이 선재도로 귀향, 지금까지 아버지를 도와 음식점과 민박집을 운영하며 함께 살고 있다.

연용씨는 이날 “아버지의 가장 큰 기쁨은 물고기의 수확이었다”며 “이제 그 고기잡이를 우리는 볼 수 없게 됐지만,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도 항상 미소짓는 그 얼굴로, 어부로 사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흥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는 고인의 부인 이희분씨(58)와 자녀 연주·연일·연정·연용·연미(2남3녀)씨가 지키고 있었고, 친지와 섬 주민 및 김선호씨의 삶과 민박식당 ‘바다향기’를 사랑하는 많은 동호인들이 찾아와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