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과학기술을 아는 대통령...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과학기술을 아는 대통령...

두바퀴인생 2007. 7. 24. 10:37

 

 

과학기술을 아는 대통령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7-07-24 08:00 기사원문보기
[아침카페]
 

내일 퇴임하는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은 인공위성과 핵무기, 그리고 전략미사일 개발의 산파역을 한 과학기술자 출신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인 1990년대에 그는 한 소녀를 만나 "너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소녀는 "선진국이 된 인도에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칼람은 인도가 2020년까지 지식초강대국이 되어 세계 4대선진국으로 발전시키는 구상을 담은 "2020년의 인도 - 새천년의 비전"이라는 책을 써서 그 소녀에게 헌정했다.

 

이 책은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사명감을 주었다. 젊은 엘리트들은 자발적으로 DreamIndia 2020 운동을 일으켜 사회 각 분야에서 칼람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나서고 있다.

 

그는 과학이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인도인에게 과학기술 마인드와 기업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생 청빈과 검약을 실천한 그는 채식주의자에 술도 안 마시고 결혼도 안 했다.

 

대통령이 되기 직전 그는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면서 2003년까지 10만 명의 인도 과학영재들과 만나 대화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2년 4만 명까지 만났을 때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어 젊은이와 만나는 것을 중단해야 했다.

 

이제 5년 임기가 끝난 그는 다시 가방 2개만 들고 대통령 관저를 나와 평생 살았던 6평짜리 단칸방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6만 명의 영재들과 만나는 일을 계속할 참이다.

 

국가원수가 과학을 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의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와 수용능력이 변호사 출신 미국대통령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무지와 너무 대조적이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는 각각 수리공학과 지질공학 엔지니어 출신이다. 중국의 거국적인 과학기술 드라이브 정책은 지금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은 과학인력 부족으로 고민 중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과학기술에 가장 소양이 깊었던 사람은 포병장교 출신에 육사 탄도학 교관이었고 미적분을 풀 수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과학 인프라가 마련되고 해외의 과학기술 인력들을 불러들인 것은 박정권 때의 일이다.

 

지금 우리는 과학기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젊은이들은 이공계를 기피하고 해외의 우리 과학 영재들은 귀국을 꺼린다. 과학도들은 꿈을 잃고 있다.

 

올해 새로 뽑을 대통령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고 젊은 과학도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길 기대해 본다.

 

신우재(언론인) shinwj@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