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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뉴시스】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말았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07 D조 2차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국은 1무1패 승점 1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 승점 4점), 인도네시아(1승1패 승점 3점), 바레인(1승1패 승점 3점)에 이어 D조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게 됐다.
한국은 47년만의 아시아정벌을 기치로 내세워 이번 아시안컵07 대회에 임했지만, 상대 수비시 공격 활로 개척 및 수비 라인의 조직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힘들게 했다.
베어벡 감독은 전반전을 시작하며 스피드와 기술, 골결정력 등 최상의 공격 지원능력을 가지고 있는 염기훈(24, 전북)과 이천수(26, 울산)를 좌우 윙 포워드에 포진시켜 수비진에서 전방으로 긴 패스를 연결하며 바레인진영 좌우 측면을 공략했다.
전반 초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김두현이 득점에 성공한 뒤 이 작전은 성공을 거두는 듯 했으나, 전반 중반 바레인이 지역방어와 2인 협력수비를 펼치자 쉽게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들어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윙 포워드진은 꾸준히 바레인의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중앙으로 연결한 크로스가 번번히 상대 수비에 막히며 아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동국(28, 미들즈브러) 역시 전반전 활발히 움직이며 공격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는 바레인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고, 후반 21분 이동국과 교체투입된 조재진(26, 시미즈)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답답한 경기운영을 펼치던 한국의 베어벡 감독은 후반 30분 우성용을 이천수 대신 투입하며 이번 아시안컵07 대회에서 처음으로 투톱을 시험 가동,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으나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11일 사우디전에서 경기 집중력 부재를 드러내며 부진했던 수비진은 이날 전반 초반 수비적인 성향의 송종국(28, 수원)과 김동진(25, 제니트)이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바레인 수비 뒷공간을 적극 공략했고, 크로스를 올려주며 찬스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일자수비로 나선 한국의 수비진은 수비 간 간격이 벌어지며 전반 초반 바레인의 스트라이커 알라 후바일에게 단독 찬스를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전반 43분 바레인이 센터서클 중앙에서 길게 올려준 볼에 수비라인이 뒷 공간을 허용하며 살만 이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한국 수비진은 공격 지점을 찾지 못하고 볼을 돌리다 상대 공격진들의 압박으로 볼을 뺏기는 실수를 범하는 등,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 6월 29일 이라크전과 5일 우즈베키스탄전, 11일 사우디전에서도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며 우려를 자아냈던 베어벡호는 결국 바레인전 패배라는 쓰디 쓴 성적표를 받았다.
오는 18일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를 맞아 어려운 승부를 펼칠 한국이 과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사진 있음>
박상경기자 sk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