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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다...

두바퀴인생 2007. 7. 16. 09:20

 

 

윤정희 “이제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어요”

일간스포츠 | 기사입력 2007-07-16 08:58 기사원문보기
[JES 장상용.이호형] '과연 윤정희가 행복한 여자에 어울릴까.'
 

지난해 말 김종창 PD가 KBS 2TV 주말극 '행복한 여자'(극본 박정란)의 주인공으로 윤정희를 캐스팅했을 때 머리 속을 스친 생각이었다. 윤정희는 SBS TV '하늘이시여'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신예 아니던가. 물론 자극을 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초창기엔 김 PD조차 윤정희에게 "너, 이 드라마 색깔하고 틀려"라고 말할 정도였다.

 

막상 뚜껑을 열자 윤정희는 자신이 잠재력 있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22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행복한 여자'를 30%가 넘는 인기 드라마로 이끈 주역은 단연 그였다. 연기자 치고는 별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소리 없이 강한 연기자임을 드러냈다.

 

윤정희는 그동안 이 드라마의 지연으로 살았다. 남편 준호의 외도를 알고 나서 오열하는 장면에선 몇 시간 동안 완전히 열려버린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흘려댔다. 기자는 출연자 대기실에서 모니터로 그 장면을 보며, 발음 문제로 언론에서 꼬집힘을 당하던 윤정희를 다시 보게 됐다. 지연이 잠시 행복한 시절을 맞았을 때 윤정희의 볼은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하늘이시여' 때 많이 혼났어요. 다시는 그런 슬픈 역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으니까요. '행복한 여자' 하면서 웃어도 웃는 게 아니고, 먹어도 먹는 게 아니었어요."

 

그는 이 드라마를 하며 무엇을 느꼈을까. "감사할 줄 아는 법을 배웠어요. '하늘이시여' 때는 나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요. 이 작품을 하게 된 것도 감사하고, 지연으로 산 것도 감사해요. 결과가 더 좋아서 감사해요."

그는 전 남편 준호(정겨운)와 태섭(김석훈)의 사랑 중 어떤 것에 마음이 끌릴까.

 

"태섭이겠지요. 태섭은 스며든 사랑이고, 지연이가 항상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이잖아요. 내가 어렸다면 친구 같은 준호를 좋아했겠지만 나이가 드니 태섭 스타일이 더 좋아요."

 

윤정희는 '행복한 여자'라는 제목을 반어적으로 풀이하지 않는다.

 

"해만 쨍쨍 나면 사막이 되지요. 비도 와야 좋은 땅이 되지 않겠어요? 어떤 사람은 남들에 비해 조금 가져도 행복해하지요. 처한 상황은 어두워 보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행복해하는 여자가 지연이 같아요. 우는 게 힘들었지만 나도 지연이처럼 행복했어요."

 

철저하게 계획에 따라 사는 그는 '행복한 여자'의 종결과 함께 새로운 꿈을 꾼다.

 

"이번 작품을 하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혼자 돌아다녀 보려고요. '하늘이시여' 끝나고도 각종 수업만 받았어요.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틀을 벗어야 할 필요를 느껴요. 그런데 나는 일탈도 계획을 세워야 해요. 이제는 일탈이 또 다른 과제가 됐어요."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