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장마후엔 새로운 푸르름이... 본문
장마후엔 새로운 푸르름이... |
새벽녘에 창가에서 비 내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커피 한 잔을 끓여 책상앞에 앉아 창가에서 들려오는 낙수물 소리를 들으며 영혼을 불렀다.
책상 앞 벽에는 가족사진이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비교적 조용히 자라준 자식들의 어린시절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아장아장 걸을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20대 후반에 들어선 자식들이 대견스럽다. 무언가 나에게 희망을 걸고 고생스런 결혼생활을 지내온 아내는 안스럽다. 부자집 아들에게 시집을 갔더라면 지금같은 고생은 않을 것인데... 당신의 타고난 운명인가 나의 운명인지는 알수 없으나 우리는 만날수 밖에 없었던 전생의 어떤 인연이 있었으리라... 기울어져 가던 가문의 막내딸... 나의 선택이 파격적이랄까?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까? 기사도 정신인가 양심의 가책인가? ㅎㅎㅎ 그래도 오늘까지 당신과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걸 하느님께 감사하고 싶다.
내일이면 다시 일터로 나갈 아내에게 미안함 마음이 가득하다. 더 이상의 고생없이 당신의 노후를 생각해 보지만 자식사랑에 지극한 당신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서는 자식들에게 매정하게는 하지 못할 것 같다. 오늘도 부모버린 자식들을 부모가 법원에 고소한 기사가 났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고 나니 이제는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지 않겠다는 세태이니 그 부모들 처럼 자식에게 모든 정성을 쏟다가 노후에 당신도 법원으로 발걸음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집간 딸이 요즘 시댁과 남편에 대한 경제적 갈등으로 걱정이 된다고 한다. 모두가 자신만이 채우려는 욕심에서 비롯됨을 왜 미리 가르치지 않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비소리는 목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는 하늘나라의 은혜로운 단비이다.
대도시의 먼지와 오물을 씻어내고 온 산하에 푸르름이 넘치게 해 주지만 이런 날이면 집나온 노숙자와 길잃은 동물들 그리고 고가밑에 노숙하시는 할머님이 생각난다. 그들에게도 축복같은 하늘나라의 은혜가 내려 새로운 희망으로 새 삶을 살아가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태풍이 동해로 비켜가고 뒤이은 비가 다소 내릴거란다. 그래도 다행이다.폭우로 인한 재해재난은 매년 되풀이 되는 행사가 아닌가? 복구비로 흥청망청 유흥비 탕진 등 비리로 얼룩진 수해복구는 아직도 진행중인곳이 많다. 산간벽지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파헤쳐지고 토사가 흘려내려 계곡이 메워지고 마을을 범람하여 덮치고... 집과 시신은 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난한 백성들의 통곡의 소리는 탐관목민들이 사라지지 않는한 역사의 긴 세월속에 면면히 이어오고 있지 않는가?
책상앞 벽에는 재산세,자동차보험,은행이자 고지서가 나란히 붙어있다. 내가 살아 있슴을 주변에서 알고 있다는 고지서들 아닌가? 참으로 다행이다. 나라가 나에게도 살아감에 뜯어낼 세금부과 대상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내가 그들의 백성에 불과하니 내라는 대로 내야 밥이나 먹고 살게 아닌가...
오늘 월요일... 이른 아침 빗길에 출근차량들이 벌써 강북도로와 88도로,정릉입구,동부간선도로에는 지체가 시작되었단다. 삶의 고단함을 느끼기 전에 월요일 아침부터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젊음이 부럽다. 내리는 비가 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장마가 지나가면 다시 푸르름이 넘치는 밝은 세상이 �아올 것이니...
- 서울에서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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