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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이통사 투자실태

<이통사, 휴대전화 요금인하 여력 과연없나>
[연합뉴스 2006-09-20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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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감소..마케팅비는 매년 3조원 이상 지출
 

정통부,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 제출자료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확보 및 유지를 위한 마케팅에는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원가 검증을 위해 파악한 이통 3사의 마케팅비는 이통 3사가 기업설명회 등을 위해 자체 산정한 마케팅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신규 설비투자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는 이통사의 논리는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 이통사, 마케팅비는 '늘리고' 투자비는 '줄이고' = 이통 3사는 2004년 이후 마케팅비로 매년 3조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으나 설비투자 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일 정통부가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는 200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마케팅비로 8조6천668억원을 쏟아부었다. 정통부가 이통 3사로부터 취합한 자료는 각사의 IR(기업설명회)이나 연차보고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마케팅비에는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판매수수료가 포함됐다.

 

반면 같은 기간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망 등의 설비투자에는 6조7천24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연도별 마케팅비를 보면 2004년 3조3천848억원, 2005년 3조2천865억원, 2006년 상반기 1조9천955억원에 달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2005년을 제외하고 매년 3조원 이상 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설비투자 규모는 2004년 3조42억원, 2005년 2조5천107억원, 2006년 상반기 1조1천975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집중된다고 하더라도 설비투자 비용의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배적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상반기 2위 사업자인 KTF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덜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SKT가 지출한 설비투자비는 4천320억원으로 6천46억원을 집행한 KTF에 추월당했다.

 

이에 따라 SKT가 올해 글로벌 리더 도약 원년을 선포한 뒤 해외 사업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내 통신발전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 통신위 검증 이통사 마케팅비는 더 많아 = 통신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회계분리기준을 통해 자체 검증한 이통 3사의 마케팅비는 이통 3사가 자체적으로 IR 등을 위해 산정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신위가 검증한 이통 3사의 마케팅비(광고선전비 포함)는 2004년 4조9천644억원, 2005년 4조9천960억원으로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마케팅비의 1.5배 정도다.

 

사업자별로는 SKT가 2004년 2조9천237억원, 2005년 2조8천739억원을 기록했다. KTF와 LG텔레콤의 경우 2004년에는 각각 1조2천470억원, 7천937억원이었으며 2005년에는 1조2천471억원, 8천750억원이었다.

 

통신위가 산정한 마케팅비에는 판매영업 기능 비용, 고객서비스 기능 비용, 기업이미지 광고 기능 비용 등은 물론 광고선전비, 대리점 지급 수수료 및 판매활동 관련 간접비용 등이 포함된다.

 

김 의원은 "신규 설비투자를 위해 요금인하를 할 수 없다던 이통사의 주장이 궁색한 변명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통사들은 단기적인 마케팅 경쟁에 몰입하기보다는 소비자 후생 증대와 장기적인 안목에서 설비투자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