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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핵, 유대인' 그들은 누구인가? 17

 

'갈등의 핵, 유대인' 그들은 누구인가? 17

 

 

 

통곡의 벽

 

 

5. 유태인의 정체

 

혈통이냐 종교냐

1950년 신생 이스라엘 의회에서 첯 번재로 통과한 법이 '귀환의 법'이 있다. 이 법은 유태인이면 누구나 이스라엘 땅을 밟는 즉시 시민권이 주어진다는 법이다. 이 귀환의 법을 통해 유입된 인구로 인해 이스라엘 인구는 건국 이후 만 3년을 넘으서면서 바로 늘어났다. 그런데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유태인의 정의에 문제가 생겼다. 유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유태인이 시민권이 거절된 사건이 있었다. 그 이유는 이 법이 규정한 유태인의 정의는 혈통이 아니라 유태율법을 충실히 지키는 유태교도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 때문이었다. 혈통이 유태인이라도 유태교도가 아니면 유태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예멘과 이디오피아 유태인들의 경우에는 인종으로 보아 흑인이기에 혈통으로 보아 전통적인 유태인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동포로 인정되어 귀환 즉시 시민권이 주어졌다. 예멘의 경우는 '마술융단작전'으로 유태인들을 이스라엘 공군이 비행기로 실어 날랐다. 이는 유태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혈통보다 유태종교가 우선시 된다. 핏줄보다 신앙이다. 이 점에서 역사 속의 유태인은 유태인 부모가 낳은 종족이면 누구나 유태인이었다. 유태인만큼 핏줄을 중요시하는 민족도 흔치 않을 것이다.

 

 

모계냐 부계냐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유태인의 피도 어지간히 혼혈이 되었고 이제는 누가 누구인지 분간이 어렵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시냐고그에 등록을 하거나 유태교의 제반 율법을 지키면서 생활하는 사람이라야 유태인이라는 범주에 넣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어엿한 유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도 유태교와 멀어져 가는 듯이 보이면 유태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유태인도 많으며 쉽게 선을 그을 수도 없는 것 같다.

 

혈통만으로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것이 유태인 사회의 통념이다. 혈통만으로 보면 유태인종은 백인이라는 것이 상식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흑인도 있고 아시아계 인종도 있다. 금발 유태인, 검은 곱슬머리 유태인, 갈색 머리 유태인 등이 있고 파란눈의 유태인, 검은 눈의 유태인 그리고 키가 크거나 혹은 작달막한 유태인 등 이제 세계 인종 전시장에 내놓을 만한 다양한 인종의 유태인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유태인 스스로도 유태인의 정의가 애매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유태인들은 대체적으로 유태인의 정의를 다음 세 가지로 한다고 한다.

첯째, 유태교를 믿고 그 율법에 따른 생활을 하는 사람

둘째, 부모가 유태인인 사람

셋째, 유태인의 전통 문화유산과 그 관습에 젖어 있으며 유태인 사회의 일원으로 행세해온 사람이다. 다시 말해 종교적.인종적.문화적인 세 가지 범주로 보는 것이 유태인의 정의다.

 

 

그런데 이 범주 역시 애매한 구석이 없지 않다.

양쪽 부모 가운데 어느편을 더 우선시 하느냐의 문제다. 기원전까지만 해도 부계를 우선시 했는데 디아스포라 시대를 거치면서 유태인의 혈맥은 부계보다 모계를 우선시 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유태인이어야 진짜 유태인으로 보는 것이다. 유전학에서도 모계가 혈통 유전인자가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히틀러는 이러한 경우와는 관계없이 3대나 4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양측 부모 가운데 어느 한측이라도 유태인의 피가 흐르면 유태인으로 간주했고 집단 수용소로 보내졌다. "나는 유태인이 아닙니다"라고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었으며 히틀러는 혈통을 매우 중요시 하였는데 가령 할아버지 때부터 타종교로 개종했어도 유태인으로 보았다.

 

유태교라는 종교를 혈통보다 앞서 보는 방법은 더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골수 정통파 유태교에서는 보수파나 개혁파 유태교를 진정한 유태교로 보지 않는다. 더욱이 개혁파 유태교에 이르러서는 아예 유태교 문전에도 들어서지 못할 이단이라고 못박는 정통파 랍비가 많다. 그런가 하면 개혁파는 정통파를 가리켜 자신을 태생 유태인이며 유태교도라고 자칭한 유태인들이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수염을 길게 기른 이른바 '하시드'로 알려진 정통파 유태인들'을 가리켜 '돌다시피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