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갈등의 핵 유대인' 그들은 누구인가? 8

'갈등의 핵 유대인' 그들은 누구인가? 8

 

 

☞ 오늘날 마사다 유적지는 이스라엘의 정체성 확인의 장소이다. 임관하는 이스라엘군은 모두 이 마사다언덕 역사의 아픔을되새기면서 임관식을 갖는다고 한다. 다시는 망국의 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 마사다 언덕과 통곡의 벽은 오늘날 이스라엘 정체성의 확인의 핵심적 장소이다.

 

 

유태인은 누구인가 : 아브라함에서 유태왕국 멸망까지

 

1. 4천 년 역사의 유태민족

 

'셈족'에 속하는 유태민족

흔히 세계의 인종을 피부 색깔에 따라 백인.흑인.황인.홍인종으로 구분한다. 백인종은 각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크게 두 어족으로 나뉜다. 인도.유러피안족과(혹은 아리안족)과 셈어족이다. 인도.유러피언족에는 희랍어.라틴어.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영어.러시아어 등 동서유럽 언어들이 모두 포함된다. 셈어를 사용하는 인종은 주로 오늘날의 중근동 지역에 분포하는 민족이다. 이라크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서쪽으로 팔레스타인을 지나 지중해를 끼고 북부 나일강까지 그리고 동쪽으로 아라비아 반도와 페르시아에 이르는 지역 일대까지 분포된 인종들이다.

 

셈어족에는 아랍어.히브리아어.바빌로니아어.가나안어.페니키아어.앗시리아어.아카드어 등 중근동의 고전어가 모두 포함된다. 그래서 오늘날 셈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말할 때에는 크게 아랍권 민족들과 히브리어를 말하는 유태인으로 나눈다.

 

발견된 유적들을 근거로 유추판단해보면 고대 이집트 문명이 나일강 일대에 자리잡고 인접한 팔레스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별개의 독립 문명권으로 있다가 기원전 3천 년 전부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존재하였던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보고 있다.

 

유태민족은 유태교와 그 뿌리를 함께 한다. 거의 모든 인류 문명의 역사와 종교는 함께 출발하였던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유태민족이 남다르게 보이는 것은 그런 토착 민족종교를 오늘날까지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런 민족은 지구상에서 유태민족이 유일할 것이다.

 

'데라'의 아들 '아브라함'

유태민족의 기원이 시작될 무렵인 2천 년 전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수메르'의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이 문화권 내에 속한 사람으로 '데라'라는 노인과 그 가족이 살았는데 당시 문화적 수준도 높고 정치체제도 안정된 지역의 문명사회에 적응하면서 지금의 이라크 지역의 '우르'라는 소도시에서 그런대로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데라 노인은 더 살기 좋는 곳을 찿아 아들 아브라함을 비롯한 가족과 많은 수의 부족들을 대리고 서북쪽으로 길을 떠나 오늘날 터키 땅인 '하란'에 도착한다.

 

당시 이 지역을 포함한 중근동 전역에서는 우상을 만들어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가령 이집트는 거대한 우상신, 바빌로니아는 '마르둑', 가나안과 페니키아 지역 일대는 '바알' 신을 섬기고 있었다.

 

'하란'에서 살다가 아버지 데라가 죽고 아브라함이 가장을 겸한 부족장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매하기 짝이 없는 당시의 우상숭배를 무척이나 배척하던 아브라함이 새로운 이상 세계를 동경하면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어떤 환상이 보였을 것이다. 심리학자들이 말하기를 무언가에 집착하여 집중하다 보면 꿈에는 물론 멀쩡한 대낮에도 자신이 찿는 환영이 보인다고 한다. 아브라함은 일종의 환영을 보았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일일이 실증할 수는 없지만 어찌했던 그들의 기록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바로 하느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북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의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창세기 12:1-2), 구약성경(히브리어 경전)에는 하느님과의 만남이 어쩌면 신화같은 이야기로 이렇게 씌어 있다. 그에게는 아주 뜻밖의 일이었을 것이며 낯설었을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남쪽으로 길을 떠나 하느님이 말씀하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한다.

 

이 야회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역사적인 첯 만남은 유태인과 유태민족의 첯 탄생이 된다. 당시 유일신 신앙이라는 아주 획기적인 새 아이디어가 세상에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이다. 구약은 아브라함 이전에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유태인들은 그런 선조들을 모두 제쳐놓고 아브라함을 첯 번째 유태인으로 본다.

 

어쨌던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행동으로 옮겼다. 구약을 보면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오늘날 팔레스타인)에 이르렀을 때에 야훼 하느님이 "내가 너의 자손들에게 이 땅을 주겠다"(창세기 12:70)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가 있는데, 풍요로운 땅도 아닌 가나안 땅을 하는님께서 유태민족에게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미 그곳에는 가나안 민족이 살고 있던 남의 땅이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에 도착후 다시 이집트로 갔다가 되돌아 온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가나안 땅이 흉년이 들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하느님이 주신 땅보다 나일강 유역은 이미 강력한 왕조가 자리잡고 있어 되돌아 왔지만 더 살기 좋다고 나일강 유역에 정착하려 했다는 것이 의문이다. 이는 비록 흉년이 들었지만 하느님이 주신 가나안 땅을 버리고 더 살기 좋은 곳을 찿아 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는 점이며 불모의 황무지지만 이미 가나안이라는 다른 민족이 살고 있던 땅이었으며 살기 좋은 땅도 아닌 척박한 땅이었다. 하물며 이미 다른 민족이 살고 있던 땅을 약속하셨다니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다. 더좋은 땅도 얼마나 많은가?

 

구약의 이야기를 믿든 믿지 않든 중요한 사실은 아브라함이 야훼 하느님과 맺었다는 이 '계약'이 오늘날까지 전세계 유태인들의 기도 속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전세계 기독교도들도 이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예수를 포함하여 수많은 제자와 신도들의 희생으로 기독교는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다. 그리고 위대한 종교임에는 틀림없다. 하느님과의 계약에서 그 계약서 원본이 있는지 없는지 아니면 구두계약인지는 몰라도 그것은 단지 우리들 한민족이 아닌 유태민족의 신화같은 역사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들의 단군신화를 남들이 보면 우습게 생각하듯, 그 민족이 만든 민족역사의 진위를 왈가왈부하자는게 아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종교적인 면에서 남의 민족 역사와 신앙이 문제가 아니라가 우리들 자신들의 문제이다. 그들을 이해하는 선이 아닌 자아를 망각한체 남의 역사와 종교에 너무 심취하면 결국 주체성을 상실하고 그들을 동경하고 결국에는 동화되기 쉽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체성이 없는 민족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민족 역사와 신앙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거짖이든 진실이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민족 역사와 종교를 꾸준히 간직함은 그 민족을 단결시키고 민족적인 자부심을 일깨우는 역활을 한다. 2천 년을 나라없이 떠돌이 생활을 했지만 유태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신앙을 지켜왔기에 오늘날 다시 민족국가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모두 할례를 받아라

아브라함이 애훼 하느님과 가진 이 계약은 구약성경 전편을 통해 흐르고 있다. 이른바 모세 5경으로 알려진, 토라라고 하는 창세기를 비롯한 출애급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는 물론 그 이후의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에도 간간이 흐른다. 물론 모세 5경인 토라에서 처럼 야훼 하느님과 직접적인 접촉에 이어 계속 등장하는 많은 예언자들을 통해서 유태인들에게 끓임없이 전해진다. 이것이 유태인 역사의 전편에 흐르는 핵심 사상이다.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계약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할례'가 있다.

" 너희 가운데 남자는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 뒤에 오는 너의 자손과 세우는 나의 언약.... 남자는 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아야 한다...포경을 베지 않은 남자는 나의 언약을 깨뜨린 자이니, 그는 나의 백성에게서 끓어진다."(창세기 17:10-14)

 

이 할례는 구약성경이 문자로 씌어지기 시작한 천여 년 이전부터 지켜져 왔다. 몰론 오늘날에도 지켜지고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아주 확실한 증표다. 당시 이러한 할례는 주변 다른 민족으로부터 멸시를 받아왔으며 나치스 치하에서는 유태인 식별 방법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할례는 오늘날에도 건강과 건전한 발육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다른 민족들 보다 무언가 남다른 진취적인 사고로 가득찬 민족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이 특이한 할례 이외에 유태인들은 모세가 나타나 십계명을 주기전까지 지켜온 계율이 또 두 가지가 있다. 하느님 외에 어떠한 우상숭배도 금지한 것과 제사에 인간을 희생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타당성 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이단이며 반사회적인 생각이었다. 보편화되어 있던 우상숭배와 인간제물을 금지한다는 것은 그 당시 사회를 부정하는 것이며 보이지도 않는 하느님을 믿는 다는 그 자체도 용납할 수 없는 이단, 즉 사이비 집단이라고 간주되었을 것이다. 당시의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인 탈선, 인정할 수 없는 사고,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주의, 그들은 이처럼 그 시대부터 혁신적인 생각으로 현실을 타파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자세로 살아가기를 습관처럼 했던 민족이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이단적인 생각 자체가 썩어가던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며 기존 사회로부터 비난과 멸시를 받지 않을 수 없는 탁월한 민족임에는 틀림이 없었다고 생각된다.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