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우면산의 여름 14 ; 여름의 절정에서...... 본문
우면산의 여름 14 : 여름의 절정에서......
한강 다리밑 풍경, 시원하여 여름보내기에 좋다.
지난주 일요일이 대서, 즉 '큰 여름', '여름의 절정'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또 지난 토요일은 중복이었다. 가까이 살고 있는 딸과 사위를 불러 저녁이라도 먹고자 하였으나 저녁에는 약속이 있다며 아침을 먹겠다고 했다. 마누라가 닭 두마리를 사와서 백숙을 만들었는데 닭에 기름끼가 많다며 껍질을 모두 벗겨 버린채로 백숙을 끓이고 닭죽을 만들었다. 맛은 단백하기는 하나 닭 고유의 맛이 사라져 버렸다. 옛날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거의 버린 것이 없었는데......
마누라는 소고기도 살고기만 좋아하고 기름기를 제거하고 또 내장 종류는 싫어한다. 멸치도 머리를 제거해야 하고 공치도 내장을 제거해야 먹는다. 옛날 장인 어른이 잘 나갈 때 배부른 집안에서 자란 탓인지 서민들의 맛을 잘 모른다. 내가 자랄 때는 소 간이나 천엽, 그리고 내장으로 큰 솥에 콩나물, 무우, 파 등을 썰어 낳고 소고기 국을 끓이면 온 식구가 다 먹었다. 꽁치나 칼치는 소금에 쩔어 구린내가 나는 것을 시장에서 사와서 짚 불에 구워 먹었다. 가난한 농촌의 사정이야 그 당시 대부분 그랬을 것이다.
난 지금도 그러한 꽁치나 칼치, 고등어를 좋아한다. 그런데 마누라가 나중에 농촌에 가서 살잔다...... 모기 한 마리만 나타나면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시골가자고?
야생성이 부족한 사람은 전기, 급수, 가스가 끓어지면 살기 힘들다. 요즘 전기가 피ㄱ크를 치고 예비전력이 불안한 모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이런 불랙아웃 사태가 갑자기 발생되면 목숨이 위태롭다. 특히 병원 수술실, 중환자실, 대중 교통 체계, 고층 빌딩 또는 아파트가 이런 때 어떤 사태가 야기될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라.
한반도가 지글지글 끓고 있고 방학에 휴가철이라 고속도로와 국도는 만원이다. 서울이 텅 비엇고 바다와 산에는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다. 남이 가니 우리도 가야한다며 가족들이 죽음의 휴가를 떠나고 있다. 그런가운데 불행한 교통 사고도 다수 발생되고 있고 물놀이 사고 등 여름철 각종 사건 .사고들이 시방에서 발생되고 있다. 인간은 죽음을 무릅쓰고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비 같다고나 할까? 죽음을 무릅쓰고 과속으로 달리거나 깊은 물에 빠지고, 음주한채 차량을 몰고, 싸움질 하고, 위험한 높은 곳을 오르고 하는 등 순간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 잠깐 죽음을 잊고 달려가는 듯하다. 인간들도 일반 동물과 마찬가지로 어느날 불행이 갑자기 찿아오는 법이다.
바닷가 해수욕장에서 음주 금지로 말이 많다. 여름 한 철 즐기려 오는 사람들과 그들을 상대로 여름 한 철 장사로 일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 현지 상점 주인들의 입장에서는 술을 금지하면 자연히 매출이 줄 것이므로 반발이 엄청날 것이다. 모든 사고는 음주로 인해 발생되고 그것으로 인해 해수욕장은 무질서해지고 환란의 도가니로 변하기 쉽다. 그래서 국민 누구나 마실 권리도 있는 바, 무조건 규제보다 어느 정도 허용은 하되 문제가 야기시에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절충안이 필요하다.
백사장 모래 속에 버려진 술병, 캔 등 각종 오물과 쓰레기를 바라보는 심정은 착찹하였다. 어저께 텔레비젼 관찰카메라 24시에서 대천 해수욕장 머더축제가 방영되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왔고 대부분 술을 마시며 머더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상을 떠나 모처럼 휴가를 왔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읋 취하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밤과 낮 24시간 그곳은 무질서와 광란의 천국으로 밖에 비치지가 않는다. 해수욕장이 공중 화장실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만약 나도 저 곳에 있었다면 저러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 되지 못하고 잇는 게 아닐까?
삼성동 코엑스 조명 분수대 야경
런던 올림픽 감동의 드라마가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여 선수들이 그동안 닥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영의 박태환이가 400미터 경기 예선전에서 실격되었다고 판정되었다가 한국 선수단 측의 제소로 다시 번복되어 결선전에 출전하는 모양이다. 전 국민이 안타가워 했으나 다행이었다. 그러나 '자만은 추락에 앞서 찿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선수들이 우승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우선 나라를 빛내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영광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에 물론 일부이지만 최고의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처럼 성공하는 것도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박세리가 그랬고 박찬호가 그랬고 박지성이 그랬고 박태환이 그랬고 김연아가 그랬다. 그러나 이러한 최고의 성공자를 제외하고는 그 주변에 성공하지 못한 많은 탈락자들이 평생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문화.예술인도 마찬가지로 그 중에서 성공자는 극소수이다.
드라마나 영화, 연극, 스포츠 게임 등에서 나오는 만들어진 허구의 성공자를 보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인생길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고 재벌 2세에 대한 환상에 빠지고, '공주의 남자'를 보고 공주의 남자가 되려고 하고, '왕의 남자'를 보고 왕의 남자가 되고 샆어 한다. '추노'를 보고 많은 청년들이 복근을 키우고 만들며, '제빵왕 김탁구'를 보고 빵 기술자 시험을 준비한다. '소령 강재구'를 보고 청소년들이 육사를 지원하여 장군이 되고 '빨간 마후라'를 보고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하여 파일럿이 되었다.
그러나 육사, 해사, 공사 등 3군사관학교 출신 중 장군은 10~25% 미만이 겨우될 분 나머지는 대부분 영관 장교로 전역하게 된다. 그 중에는 대령도 못되고 나가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사관학교 출신들은 군 생활 중 조금이라도 흠이 생기면 나중에 진급심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평소 공부를 하지 않고 오로지 진급과 보직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대 훈련이나 전투기술 향상은 뒷전이고 전략. 전술은 무지한 군장교들이 많다. 가난한 집안 출신 일 수록 상납에는 취약하다. 4년을 교육 받아도 부하로부터 상납을 받으면 사람이 달라진다. 부대 공금을 횡령하거나 각종 공사, 출입 업체로부터 주는 돈봉투에 취약하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진급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게 되기도 한다. 과거 해.공군은 관례가 되어 있었고 육군은 그래도 그 당시 그런 시기를 지났다.
누가 어떤 길을 선택하던지 그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일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 선행되어야 하고 보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루하고 반복된 일, 변화가 없는 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직장, 경쟁자가 많은 업종, 이미 막장을 내려가고 있는 아이템,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창의성이 없으며 개혁과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는 일 등은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욕심을 과도하게 부리거나 정보가 늦거나 잘못된 방법을 구사하다가 불행에 빠지거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ㅣ.
새벽길 만원 버스, 5시경 서울고 앞, 막노동, 빌딩 청소업체, 파출부 등 일을 나가는 사람들
달콤한 독약
대권을 향한 주자들이 한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저마다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난 별 관심도 없지만,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생각된다. 안철수가 나설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야권 대선 주자들이 박근헤와 대적하기에는 아직 여론조사를 보면 중과부적이다. 그래서 안철수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안철수는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 그리고 쉽게 마음의 문도 열지 않는다. 그런데 대권에 출마할 기미가 보인다. 야권도 고민이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출마하지 않고 자신들을 지원한다는 한 마디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야권통합 대권 주자들이 모두가 꿈꾸는 바 일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가 나온다면 그리고 어느 야당을 선택하겠다면 그들이 자리를 양보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물론 사전에 밀약이 이루어지겠지만......
그런데 안철수는 정치적인 기반이 약하다. 신당을 창당한다면 각종 정치모리배들이 졸개처럼 달려올 것이다. 그런 급조된 조직으로 이 나라를 감당하겠다면 그것도 우려다.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벌어질 것인가? 정치 경험없이 큰 권력을 손에 넣고서 나라를 망친 사례는 얼마던지 많다. 그려의 무신정권이 그랬다.
그 사람이 얼마나 바르게 살아왔는지는 몰라도 속에 감추어진 인성과 속 마음을 아직 모른다. 외교.국방에 대한 확실한 신념도 비치지 않았다. 중년층이 대부분 그렇지만 기존 권력에 반항적이고 중도좌파적인 기질이 다분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일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처럼 저출산, 초고령, 실업, 복지 문제, 교육.문화.법조계.대기업 등에 대한 견해와 대북.대일.대중.대미정책 등 외교와 안보 문제, 통일에 대한 구상,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 등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심각한 비리와 부패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제대로 밝히지도 않았다. 그런데 기존 정치권에 식상한 젊은층은 대부분 안철수를 지지하고 있다.
박근혜는 5.16과 박정희, 정수장학회 늪에서 헤메고 있다. 문재인은 노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박근혜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나머지는 문재인을 빛나게 하는 별 볼일 없는 들러리 주자들일 것이다. 조선의 역사에서 이순신을 천고에 남을 성웅으로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당시 임금 선조와 원균, 그리고 무능한 조정이며 이순신에게 연전연패 당한 일본군이었다.
권력에 취한 주자들이 벌이는 잔치에 국민들은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재미있으라고 선거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달콤하지만 치명적이다. 즉 그것은 '달콤한 독약'과 같다는 이야기다. 그 독약을 마시기 위해 권력에 중독된 주자들이 지금 달리고 있다.
권력이라는 양날의 칼
“헬기 타고 올랐다가 맨발로 내려와야 하는 것!” 이것이 권력, 아니 대권의 실체다. 권력이 얼마나 무섭고 비정한 것인지,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얼마나 허접하고 초라한 것인지는 지근거리에서 보고도 그때 깨닫지 못하면 이미 권력에 중독되었다고 보면 된다.
현직 대통령의 여섯 번째 사과는 정말이지 초라했다. 아마도 진심이 담겼다는 것을 애써 드러내려고 했던 것인지 대통령이 직접 읽어 내려간 사과문은 인쇄된 것이 아니라 손으로 쓴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눈길 주기엔 국민의 눈이 대통령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떠나 버렸다. 질책보다 더 무서운 건 무관심이 아니던가.
결국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의 관심 바깥에서 그저 또 하나의 형식적 통과의례처럼 돼버렸다. 4년7개월 전 48.7%라는 높은 득표율로 대통령에 뽑힌 그였다. 말 그대로 헬기 타고 정상에 오른 그였지만 지금 대통령은 '맨발'이나 다름없다. 그는 죽는 날까지 일에 매진하겠다며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소임을 그만두지 않는다)'라는 사자성어까지 언급했지만 그 앞에 놓인 일은 권력의 산에서 하산하는 일뿐이다. 그것도 '맨발'로!
하지만 권력의 말로가 힘겹고 비참했던 것이 어디 지금 대통령뿐이던가. 대한민국 수립 이후 대권을 거머쥔 이들은 하야 후 망명하거나(이승만) 총에 맞아 죽거나(박정희) 친구 손에 유폐당하고 법의 심판대 위에 서거나(전두환·노태우) 나라가 거덜날 지경에 몰려 도망치듯 청와대를 빠져나오거나(김영삼) 애꿎게 자살하거나(노무현) 했다. 그나마 김대중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무사히 청와대 문을 나선 듯 보였지만 세 아들이 몽땅 구속 혹은 불구속으로 기소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어쩌면 본인이 당한 것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웠으리라.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제 아무리 독한 방부제를 써도 소용없다. 특히 권력의 노른자가 썩으면 흰자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흰자위가 먼저 썩고 문질러졌다.그런데 노른자위는 안썩었다? 그런 계란은이 세상에는 없다. 그래서 대통령 자신은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 가장 가까운 분신 같은 주변부터 썩기 시작한다. '만사형통'(모든 일이 형님을 통한다)이라는 말에 빗대 벌써부터 '만사올통'(모든 일이 올케를 통한다)이란 말까지 나왔다. 어디 그뿐인가. '만사자통'(모든 일이 아들을 통한다)이던 시절도 꽤 있지 않았나. 대통령 방의 문고리를 붙잡고 권력의 병목을 쥐고 있던 이들 중에 말년이 성한 이가 몇이었던가? 노통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5년 내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천명한 것은 권력을 가장 가까이서 겪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박통 시절 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장으로 하늘을 나는 새도 떨군다던 이후락의 이른바 '떡고물론'은 지금도 여전히 쉬쉬하며 살아 있다. “권력이라는 떡을 만지다 보면 콩고물도 묻고 팥고물도 묻는 법”이라나?! 어쩌면 이것이 권력의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인지 모른다.
권력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치명적이다. 권력에 취하면 불행해진다. 아니 파멸하고 만다. 권력은 항상 양날의 칼이다. 한쪽 날은 세상을 베지만 다른 한쪽 날은 권력 쥔 자기 자신을 베고야 만다.
대권을 잡겠다고 자천타천 나선 이들은 그 양날의 칼 앞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라. 그리고 스스로를 죽일 각오를 한 자만이 앞으로 나서라!
정진홍 논설위원
휘청이는 한국, 불안한 미래
유럽 재정 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17개국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살아 있는 등 유럽의 재정위기는 여전히 수습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캄캄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지방정부의 줄도산 우려마저 터져 위기 확산 불안감이 가중됐다. 여기에 무디스가 유럽에서도 가장 건실하고 위기타개의 중심축으로 꼽히는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신용등급 전망을 깎아 내림으로써 불씨를 보탰다. 위기 전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대목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디폴트 위기는 무리한 개발사업과 방만한 재정지출 때문이다. 이 두 나라는 일찍이 지방분권 체제를 도입했다. 재정집행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는 느슨하다.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버블이 심화되었고 재정집행도 허술했다. 선거를 치를수록 선심경쟁도 심해져 방만한 재정운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불필요한 도로와 철도건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무상복지 무상교육으로 지출이 폭증했다. 과학공원을 지었으나 적자투성이고 공항을 건설했으나 이용객이 없는 곳도 있다. 반면에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재정수입은 크게 줄었다. 곳간이 거덜이 나서 디폴트에 직면하자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이들 나라가 갔던 길을 비슷하게 걷는 중이다. 국가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하고 가계부채도 900조원을 넘어섰다. 중앙정부와 가계 빚이 급증하고 있는 터에 지방정부의 빚마저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 빚은 2008년 19조원에서 2010년 29조원으로 50% 넘게 폭증했다.
이처럼 지자체 빚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까닭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무분별한 사업에 따른 지출확대와 방만한 재정운용 탓이다. 역시 선거를 치를수록 선심경쟁과 전시성 사업이 늘어나 재정악화를 부채질했다. 시 청사를 초호화판으로 경쟁적으로 짓고, 감당하지도 못할 국제대회를 무리하게 유치하고, 경제성을 따지지도 않고 도로와 경전철을 건설하고, 손님이 없는 공항을 짓고, 공장이 없는 공단을 건설하다 보니 재정난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부자감세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수는 줄어들었다.
D(디플레이션)와 R(장기복합불황) 공포 잠재울 비상구 마련해야
재정자립도는 매년 추락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벌여놓은 사업을 지속할 수 없고 직원봉급도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지자체가 수두룩하다. 일부 지자체는 모라토리움을 선언했거나 디폴트 직전에 놓인 곳도 즐비하다. 지방정부의 빚은 중앙정부에 전가되고 끝내는 국민 혈세로 매꿔야 한다. 결국 국민부채인 것이다.
도전과 창의적인 정신이 사라진 직업 선택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13~18세 청소년 1천27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장래희망 직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의 생각이나 자녀들의 생각이 거의 똑같다. 청소년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장래희망 직업은 교사(15.3%)가 1위를 차지했으며, 연예인(14.8%)이 2위, 공무원(13.8%)이 3위로 꼽혔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진로 교육 시급
이렇듯 대한민국은 남녀노소 모든 국민이 공무원과 교사를 선호하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이들 직업이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직업이 안정적인 데다, 봉급도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직업의 안정성과 보수만을 집착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모든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업에만 매달리고, 좀 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직업을 외면하는 나라엔 미래가 없다.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맞는 비인기 직업과 창의적인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도전의식을 키워주는 다양한 진로 교육이 필요하고, 정부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실패하는 젊은이들을 지원해 주는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스티브 잡스를 공무원과 교사로 잡아 두어서는 안 된다.
과천 경마공원
복지와 경제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지도자가 필요한데......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이다. 경제위기에 복지위기가 겹친 모습이다.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불안하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는 고사하고 2%대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이며, 유럽연합(EU)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경제를 끌던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U 회원국의 작은 경제뉴스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세계경제의 침체, 한국경제의 위기에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복지문제도 심각하다. 국민행복지수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2위이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회적 지출, 형평성 등 사회통합 부문의 최하위 점수가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연구결과이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의 23%보다도 두 배나 높다. 노인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지만 정부 부채와 연계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 부채는 420조 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4% 정도이다. 전년도 33.4%보다 0.6% 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부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이다. 203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만으로도 정부 부채는 GDP대비 72.3%에 달하며, 여기에 외화자산 매입, 공공주택 공급지원 등 금융성 채무의 증가까지 포함하면 106%에 이른다는 예측이다.
현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복지위기를 키우고, 복지위기가 다시 경제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 전략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그 인물이 비록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정치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 ‘람세스’에는 이런 글이 있다. 생산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배는 더 중요하다. 한 계급의 이익을 위한 지나친 부는 불행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나누어진 부는 기쁨의 씨앗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배도 굶주리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과 분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이 돼야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1933년 당시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였다. 경제위기와 복지위기가 겹쳐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는 한 손으로는 공공투자사업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회보장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제위기와 복지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면서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다.
재난전담군 창설
군은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과정에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대민 지원활동을 전개, 국민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간 우리 군은 국내에선 북한의 군사도발 대비는 물론 각종 재난·전염병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민 지원활동을 해왔고 밖으로는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단비부대를 파견해 국위를 선양했다. 하지만 전문적인 인력·장비를 갖춘 부대가 아닌 일반 전투부대를 투입함으로써 효율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오늘날의 군사환경에선 전쟁 발생 가능성보다 대규모 재난·환경오염·전염병 등의 위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군은 잘 훈련된 인력과 장비 그리고 각종 물자를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재난 발생 시 추가적인 재원의 투입 없이도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전문성을 더하면 효율은 훨씬 커질 것이다.
선진국에선 '전쟁 이외의 작전(MOOTW· 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 개념을 추가로 정립해 재난대응 전담부대를 편성해왔다. 프랑스는 1968년 1500여 명의 시민안전상비군을 창설해 운용 중이다. 미국도 9·11테러 이후 500여 명으로 이뤄진 재난대응 전담부대를 별도로 편성했다. 이제 우리 군도 일정 규모의 재난전담군을 별도로 창설해 민·관·군 통합으로 각종 재난에 대응해야 한다.
재난전담군 편성을 위해선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첫째, 21세기 안보환경에 맞게 군의 임무와 기능을 변화시키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둘째, 해당 부대는 후방군사령부에 연대, 향토사단에 대대, 연대에 중대 규모로 편성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인력은 기존 군 간부에 관련 행정기관 근무 경험이 있는 공익요원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넷째,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군부대 간 지원과 협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과 변화 > 생각의 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역사 663 : 조선의 역사 205 (선조실록 70) (0) | 2012.07.31 |
---|---|
한국의 역사 662 : 조선의 역사 204 (선조실록 69) (0) | 2012.07.30 |
한국의 역사 661 : 조선의 역사 203 (선조실록 68) (0) | 2012.07.29 |
한국의 역사 660 : 조선의 역사 202 (선조실록 67) (0) | 2012.07.28 |
한국의 역사 659 : 조선의 역사 201 (선조실록 66) (0) | 201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