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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국방/안보 불감증

우면산의 가을 31 : 안보강국의 길을 묻다 1

 

 

 

우면산의 가을 31: 안보강국의 길을 묻다 1

 

자고나면 WMD 개발… 틈만나면 침투훈련…
  • 북한 군사력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국방백서 등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 북한이 1970년대부터 끊임없이 군사력 증강에 매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미사일 개발을 시작해 90년대 들어 자체 생산된 미사일을 보유했다. 이때쯤 재래식 전력도 꾸준히 확보해 병력 100만명을 돌파했다. 요즘은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반도를 군사력으로 통일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 군사력 건설의 중심은 비대칭 전력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에서 평가한 북한 군사력은 양적인 면에서 여전히 남한보다 우위를 차지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차이가 크지 않았다. 119만명에 달하는 북한군 정규 병력은 우리 군의 65만명을 압도한다. 예비병력 역시 770만명으로 320만명인 우리 군의 2.4배에 달한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일 열린 제12기 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극심한 경제난에도 올해 국가예산의 15.8%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한과 압도적인 경제력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향후 북한 군사력은 ‘비대칭 전력’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비대칭전력의 개념은 적의 강점을 회피하면서 최대한 취약점을 공격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력으로, 첨단·재래식 전력에 대항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WMD), 특수부대 등을 지칭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이러한 북한군 비대칭 전력의 위력을 실감케 했던 사건이었다.

    북한 비대칭 전력의 핵심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WMD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탄두의 투발 수단이 아직 개발 중이고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북한이 꾸준히 핵개발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핵무기를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는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6∼10기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5년 내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닿을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북한 핵무기 위협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핵무기 외에 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수많은 생화학무기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전국에 분산·저장하고 있으며 탄저균, 천연두, 콜레라 등의 생물학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날씨가 맑은 밤 서울을 중심으로 30㎢ 지역에 탄저균 10㎏을 살포했을 때 최고 90만명, 사린가스 1t을 반경 7.8㎢ 내 지역에 뿌릴 때 23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 역시 위협적이다. 2010 국방백서에 따르면 남북한의 잠수함정 전력 차는 1(10대)대 7(70대)에 달한다. 18만명의 북한 특수부대도 파괴적인 비대칭 전력이다. 북한 특수부대원을 은밀하게 침투시키는 임무를 지닌 저고도 AN-2기는 동체가 나무와 천으로 이루어져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

    2009년 7월7일과 지난달 4일 일어난 두 차례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의 주체가 북한으로 드러나면서 북한의 사이버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한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들은 남한의 군사시설뿐 아니라 수도권의 민간인 지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추가도발 개연성은


1948년 남북한 분단 이후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번번이 기습도발을 허용했다. 북한을 향해 맞대응을 벌인 전례가 없다 보니 잔 펀치에 그로기 상태까지 가기 일쑤였다. 국론이 쪼개져 ‘남남갈등’을 빚고, 국민들은 전쟁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모습에 북한은 쾌재를 불렀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군이 더 이상 이러한 북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와 함께 강군 육성을 위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수립, 군사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언제든 허점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는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완공한 새 장거리미사일 기지에서 대포동 2호 등 미사일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창리 기지에선 완공 이전인 2008년 5월에 장거리미사일용으로 추정되는 로켓의 엔진성능 실험이 이뤄졌고 최근에도 서너 차례 같은 실험을 한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단계에 있는 황해도 용연군 고암포의 북한군 공기부양정 기지도 요주의 대상이다. 이 기지에서 서북도서까지는 직선거리로 50여㎞에 불과하다. 북한은 야간에 공기부양정을 서해 NLL 이남으로 침투시켜 40∼50분 만에 서북도서를 기습 점령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때 서해 NLL에서 6㎞, 북한 함박도에서 8㎞ 떨어진 우도를 기습 침투해 점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도는 인천 인근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현재 우도엔 전투병력 1개 중대만 배치돼 개인화기로 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도가 무력화(無力化)되면 서해5도 주민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서해5도가 고립되고 직선거리로 80㎞ 떨어진 인천항과 인천공항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