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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겨울 32 (출산장려금과 원정출산) 본문
우면산의 겨울 32 (출산장려금과 원정출산)
우면산 여명
셋째 낳으면 1000만원vs0원…국내 원정출산 붐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3)]지자체별 출산유도정책 격차 후유증 | ||||
저출산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출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출산장려금 지원이다. 요즘 들어서는 출산장려금을 주지 않는 자치단체가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출산지원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출산장려금 지급기준이 다르고 지급액 또한 천차만별이다 보니 일부 역기능도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자와 가난한 자치단체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출산장려금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빚어지고 있는 것. 정작 인구 유입이 절실한 가난한 자치단체인 경우 빈약한 재정 때문에 출산장려금이 적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장려금 지원도 목돈으로 주다보니 돈만 받고 다시 떠나는 원정출산이 많다고 한다. 출산장려금이 적은 지자체에 사는 주부들이 장려금이 많은 곳으로 원정을 가 출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들은 이런 현상이 발생될 것을 모르고 출산장려금을 지원계획을 수립했을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충분히 짐작은 간다. 그러나 그 방법론에 있어서 근시안적이고 졸렬한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데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미리 예견하여 제반대책을 면밀히 강구하는 지혜와 슬기로움이 없이 졸속행정과 탁상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아울러 매년 늘어나고 있는 미혼모의 출산에 대한 출산장려금 문제도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며 독신자에 대한 문제, 양육비,사교육비 문제도 복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분별한 출산유도 정책을 세밀히 짚어보고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몇달 전 대전에 살던 주부 김모(35)씨는 충남 시골지역으로 주소를 옮겨 첫째 아이를 낳았다. 대전시가 셋째 아이의 출산에 한해서만 약간의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을 안 김씨는 임신 후 곧바로 충남의 시댁으로 주소를 옮겼다. 김씨는 그곳에서 첫째 아이를 낳고 출산장려금 30만원을 받았다. 몸조리를 마친 그는 살던 집이 있는 대전으로 다시 주소를 돌려놓았다. 김씨는 “비록 적은 돈이지만 병원비에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각 지역별로 비일비재하다.
강원 고성군의 경우 2007년 이후 지난해 6월까지 98명이 출산장려금을 받았지만 다른 데로 주소를 옮겼다. 이 기간에 장려금을 받은 산모의 대다수에 해당하는 숫자다.
경북 영천시는 2008년 665명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했지만 1년 안에 10% 가까운 65명이 영천을 떠났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은 최근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도내 29개 시·군 가운데 시흥시는 둘째 아이부터 10만원을 주는 반면 군포시와 화성시 등은 50만원을 지원하는 등 격차가 크다고 밝혔다. 셋째 아이도 고양시는 20만원인데 비해 이천·용인시, 여주군 등은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충남 예산군은 셋째 아이를 낳으면 한 차례 50만원 주던 출산장려금을 2007년부터 300만원으로 올리되 3년간 100만원씩 나눠주고 있다. 경상북도도 산하 시·군에 공문을 보내 출산장려금을 한꺼번에 주지 말고 매월 나눠서 주고, 산모가 실제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장려금이 많은 지역으로 잠시 주민등록을 옮겨 아이를 낳고 돈을 받은 뒤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경남 마산시와 합천·창녕군은 셋째 출산시 각각 200만원과 500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있지만
사천시와 거제시는 20만~30만원이 전부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장려금 대신 출산용품만 주는 반면
완도군은 올해부터 셋째 출산 때 1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인접 지자체간에도 하늘과 땅 차이다.
서울 강남구 같은 곳은 다섯째 2000만원, 여섯째 3000만원까지 준다.
셋째 아이 기준으로 장려금이 가장 많은 곳은 경남 마산으로 740만원이다. 그 뒤를 경북 영양군과 전남 보성군 600만원, 경북 영천시 510만원이 잇는다.
서울 강남·북도 차이 커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섯째 출산의 경우에는 최고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강남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섯째 2000만원, 여섯째 3000만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노원구가 지난해 둘째 10만원, 셋째 30만원, 넷째 50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강북지역 구청들도 장려금을 올리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강남지역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2006년 서울에서 가장 먼저 출산장려금제를 도입했던 마포구는 이듬해부터 아예 지급을 중단했고,
강북에서는 중구가 둘째 20만원, 셋째 100만원, 넷째 300만원, 다섯째 500만원으로 가장 높은 편이다.
출산장려금만으로는 역부족인지 성동구는 관내 일반분양 아파트의 3%를 다자녀 가구에 특별 공급하며, 차량 취득·등록세 50% 감면 등 출산장려 비법(?)을 전격 도입한 구청들도 등장했다.
서울 구로구는 출산장려금 제도는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시행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현재 출산율이 서울에서 제일 높다.
출산율 2, 3위인 노원구·강서구도 셋째 아이 장려금이 30만원, 20만원밖에 안 된다.
반면 장려금이 각각 500만원, 100만원인 강남구와 종로구는 출산율이 꼴찌에서 1, 2위다.
마포구는 2007년 장려금 제도를 폐지했지만 신생아는 2006년 4095명에서 2008년 4144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정부차원 장려금 지급기준 마련해야 원정출산이 문제가 되자 경북도는 최근 산모의 거주기간을 제한하고 장려금을 매달 나눠 장기 지급하도록 시·군에 권유했다. 또 수시로 실거주 여부를 확인토록 했다. 충남 예산군도 셋째 아이 출산 때 300만원까지 주는 대신 매년 100만원씩 3년간 나눠주는 형태로 조례를 바꿨다. 경북의 한 군 공무원은 “산모들이 출산장려금만 받고 실제 거주지인 대구 등으로 옮겨가는 일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직원들이 가가호호 확인하기 어려워 주민등록만 확인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해 여름 원정출산 등 출산장려금제에 따른 폐단이 발생하자 행정안전부에 ‘출산장려금 지급기준을 마련하고 장려금의 절반을 국비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보냈다.
충남도청 노인장애인과 담당 김현기씨는 “어디서든 우리나라 아이를 낳는다는 측면에서 원정출산을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면서 “저출산은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인 만큼 정부에서 적극 개입, 출산장려금 지급기준 마련과 국비지원은 물론 양육비 현실화 등 아이를 기르는 데까지도 도움을 주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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