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노서아 가비' 저자 김탁환 본문
'노서아 가비'
작가 김탁환씨의 책은 처음 접하였다.
이 분이 '불멸의 이순신'을 썼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작가들의 상상력과 탐구열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지난시절 '여명의 눈동자'라는 장편 10권을 읽으면서도 많이 느낀 점이다. 또 작가는 이순신에 대한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떠나 새로운 면에서 이순신을 조명하는 심층적인 글을 다시 쓴다니 대단하신 작가라고 생각된다.
춘원 이광수의 소설 '이순신'을 통해서 이순신의 적은 왜군이 아니라 이순신을 모함한 원균이라는 장수와 대신들이었다는 사실을 언연중에 후세에 각인시킨 이광수의 친일소설은 민족개조론 발상에 닿아 있다는 작가의 말이다.
'노서아 가비'는 조선말 '황현'이 쓴 '매천야록'에서 역관이었던 '김홍록'이 고종을 독살하려했던 사람으로 사전 발각되어 처형당한 사실에 관한 글을 읽고 이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 소설은 '황석영'씨의 '바리데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 바리데기도 북한의 한 처녀가 북의 절망적인 삶을 피해 두만강을 넘어 탈북, 만주땅에서 갖가지 고생을 하다 도망길을 나서서 몰래 배를 타고 영국 런던까지 흘러가서 어두운 거리에서 힘들게 살아가다 무슬림 청년을 만나 결혼하였으나 남편은 9.11 테러 사건으로 관타나모 수용소로 끌려가고 상처받고 비참한 삶 가운데서도 바리데기라는 주술적 이상향의 삶을 추구하려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 줄거리가 시대가 다르고 지역이 다르다 뿐이지 너무 흡사한 이야기였으며 가볍게 읽을 수가 있었다.
'노서아 가비'는 러시아 커피를 지칭하는 말로 고종황제가 즐겨 마셨다는 커피를 상징적으로 등장시켜 망해가는 조선의 비참한 상황을 쓴 커피로 비유하여 표현하였다.
이러한 커피를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는 동안 고종황제에게 제공하였던 여인은 역관 출신으로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하면서 고종황제를 등에 업고 엄청난 부패를 일삼던 김홍륙의 부인인 임신 5개월의 김소사를 '따냐'로 변신신킨 듯 하다. 소설에서는 고종의 독살을 '따냐'가 달려가 위기에서 구하게 되지만 실제 김소사는 독살음모에 가담한 죄로 3년 유배형을 맏게 된다.
작가는 따냐라는 조선의 한 여인을 등장시켰다.
대대로 역관이었던 집안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따냐는 평안하고 유복한 삶을 누리던 중, 청나라 연행길에 수행역관으로 따라갔던 아비가 천자의 하사품을 훔쳐 달아나다 절벽에서 떨어져 즉사했다는 비보를 듣게 된다. 누명임에 분명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천자의 하사품을 훔친 대역죄인의 딸이 짊어지게 될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열아홉의 꽃다운 나이로 국경을 뛰어넘어 광활한 러시아로 향하게 된다.
그 뒤로 따냐는 그림 위조 사기꾼인 칭 할아범과 동업하여 가짜 그림을 팔아치우다가 그곳을 떠나 러시아의 서쪽 수도 페쩨르브르그에 안착하여 희대의 사기꾼 그룹에 가담하게 된다. 얼음여우 무리에 가담하여 광대한 러시아 숲을 어수룩한 유럽 귀족에게 팔아치우는 등 이 대담한 여자사기꾼의 모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기를 치다 만난 연인 이반과 같이 마지막 사기를 치기 위해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참석했던 조선사절 민영환이 조선으로 돌아갈 즈음 하사품을 탈취하기로 하나 실패하고 조선으로 흘러들어와 러시아 공사관의 이반을 만나게 되고 때마침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와 있던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바리스타로 변신, 고종황제에게 러시아 가비를 매일 진상하게 된다. 고종황제는 커피를 무척 좋아하였는데 적절하게 쓴 커피맛이 망해가는 조선의 운명처럼 혀과 가슴에 와 닿았으리라! 이반은 아관파천 시 고종황제를 등에 업고 이완용 등 러시아파들이 벌어는 더 거대한 음모와 협잡의 세계에 참여하게 된다.
러시아 평원부터 대한제국 황실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질주하는 따냐의 행적을 따라가며, 따냐의 아버지를 모함한 진범은 누구이며 이반의 진실된 정체는 무엇인지? 99%는 믿으나 단지 1%에 대비하는 사기꾼들이 마지막까지 벌이는 음모와 배신이 점철되고, 러시아 공사 베베르와 이완용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속인지, 고종황제의 독살을 기도하는 무리는 누구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의 반전으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숨 돌릴 틈 없이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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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관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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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관파천 당시 고종과 신하들 | |||||||||||||||||||||||||||||||||||||||||||||||||
을미사변 이후 일본세력 영향하에서 조직된 제4차 김홍집(金弘集)내각은 일세일원연호(一世一元年號), 태양력 사용, 군제개혁, 단발령의 실시 등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하였으나 명성황후의 시해와 단발령의 실시는 친일내각과 그 배후세력인 일본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자극하여 전국 각지에서 의병항쟁이 일어났다. 이범진(李範晉)·이완용(李完用) 등 친러파 세력은 친위대(親衛隊)가 의병을 진압하기 위해 지방으로 이동한 틈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세력만회와 신변에 불안을 느끼고 있던 고종의 희망에 따라 러시아 공사 베베르(Waeber)와 협의하여 보다 안전한 러시아 공관으로 이동(파천)하였다.
이들은 인천에 와 있던 러시아 수병(水兵) 150명과 포(砲) 1문을 서울로 이동하고 2월 11일 새벽 국왕과 왕세자를 극비리에 정동(貞洞)에 있던 러시아 공관으로 옮겼다. 일국의 왕과 왕세자가 자국의 왕궁에 있지 못하고 타국의 공관에 피신하여 타국 군대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그 처지가 말이 아니었다. 러시아 공사관에 도착한 고종은 즉시 친일파 대신들인 김홍집(총리대신)·유길준(兪吉濬)·정병하(鄭秉夏 농상공부대신)·조희연(趙羲淵)·장박(張博)의 5대신을 역적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체포하여 처형하도록 명령하였다. 이러한 참담한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을 자극하는 방(榜)이 나붙고, 그 속에 고급 관료들을 거명하며 참수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순검들과 흥분한 군중들은 퇴청하던 김홍집·정병하를 체포하여 바로 타살하였고, 피신한 어윤중(魚允中 탁지부대신)은 다음날 지방에서 붙잡혀 살해되었다. 유길준·조희연·권영진(權瀅鎭)·우범선(禹範善) 등은 일본인의 보호하에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한 동안 잠적했던 김윤식(金允植 외부대신)은 결국 체포되어 다음해에 제주도로 종신 유배당하였다. 이로써 친일내각은 몰락하고, 박정양(朴定陽)·이완용·조병직(趙秉稷)·이윤용(李允用)·윤용구(尹用求)·이재정(李在正) 등 친러 친미파 인사로 내각을 구성하였다. 신정부는 의병항쟁을 불문에 부치고, 죄수들을 석방하는 등 민심수습에 힘쓰는 한편, 친일정권하에서 일본식으로 개혁하였던 ‘내각’제도를 구제(舊制)인 ‘의정부’제로 환원하였다. 일시에 지지기반을 상실한 일본측은 독립국가의 체면을 내세워 국왕의 조속한 환궁을 요청하였으나 고종은 ‘불안·공포가 도사린 궁전보다는 노국공관의 일실(一室)이 안정하니 당분간 환궁할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조선 정부가 이와 같이 나약하여 조선의 보호국을 자처하게 된 러시아는 이러한 시점을 계기로 조선정부에 압력을 가하여 압록강 연안과 울릉도의 삼림채벌권을 비롯하여 경원(慶源)·종성(鐘城)의 광산채굴권, 경원전신선(京元電信線)을 시베리아 전선에 연결하는 권리, 인천 월미도 저탄소 설치권 등 경제적 이권을 차지했다. 이에 구미열강(歐美列强)도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여 경인(京仁) 및 경의선(京義線) 철도부설권 등 중요 이권이 값싼 조건으로 외국에 넘어갔다. 아관파천 1년간은 내정에 있어서도 러시아의 강한 영향력 밑에 놓이게 되어 정부 각부에 러시아인 고문과 사관(士官)이 초빙되고, 러시아 무기가 구입되어 중앙 군제도 러시아식으로 개편되었으며, 재정도 러시아인 재정고문에 의해 농단되었다. 탁지부 고문으로 있던 러시아인 알렉세예프(K. Alexeev)는 탁지부대신처럼 행세하였다. 1897년 2월 25일, 고종은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나라는 내외의 압력에 따라 러시아 공관을 떠나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慶運宮 - 지금의 덕수궁)으로 환궁하고 국호를 '대한제국(大韓帝國)', 연호를 ‘광무’(光武)로 고치고, 황제 즉위식을 하여 독립제국임을 내외에 선포하였다.
황현의 '매천야록' 중 김홍륙 관련 내용
황현
1898, 무술년, 고종 35년
임금을 독살하려던 김홍륙을 처형하다.
8월에 김홍륙을 처형했다. 김홍륙이 귀약가면서 아편 한 봉지를 꺼내 어선주사 공흥식에게 주면서 음식을 만들어 올릴 때 넣어 올리라고 했다. 공흥식은 김종화에게 시키면서 은 천 원을 주겠다고 약조했다. 김종화는 평소 서양요리를 맡아서 임금에게 올리던 자다. 만수절에 아편을 소맷자루에 숨겨 주방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가베다(커피)가 끓고 있어 그 속에 아편을 집어 넣었다. 임금은 겨우 한 모금 마시고 바로 토했으며, 태자도 맛을 보다가 어지러워 쓰러졌다. 내시와 희빈들도 맛을 본 이는 다 토하면서 복통을 일으켜 대권안이 온통 뒤집어 졌다.
국청을 설치하자 김종화와 공흥식은 고문도 받기도 전에 자백했다. 김홍륙이 잡혀 오기 전 공흥식이 증거를 없애려고 자결을 시도했으나 상처가 깊지 않았다. 김홍륙이 잡혀오자 큰소리로 승복했지만 말이 안되는 소리가 많았다.
김홍륙.공흥식,김종화는 모두 교수형에 처했고, 김홍륙의 아내 김씨는 마침 임신한 지 5개월이 되었으므로 삼 년간 유배시켰다. 장안 백성들은 김홍륙의 시신을 끌어내 살점을 베었다. 이때부터 민영소가 대궐에서 숙직하면서 반드시 맛을 보아 이러한 사태를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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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는 1987년 2월에 러시아 공사관을 떠나 지금의 덕수궁인 경운궁으로 환궁한 상태였다. 환궁한 고종은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선포하고 연호를 광무로 고치고, 황제 즉위식을 하여 내외에 독립국임을 선포하였다.
소설가 김탁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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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이순신의 적은 원균이 아니라 왜군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같은 엄연한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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