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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순신...난중일기 누락분 32일치 본문
"희로애락 감정 숨김없이… '인간 이순신'에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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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석 교수는“충무공과 관련된 다른 사료들에 대한 해독과 번역작업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
"《충무공유사(忠武公遺事)》를 번역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난중일기(亂中日記)》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들이 있다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충무공도 보통사람들처럼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난중일기》에서 누락됐던 32일치의 일기 내용〈본지 2일자 A1·A10면 보도〉을 밝혀낸 노승석(盧承奭·39)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대우교수는 여전히 상기된 얼굴이었다. 400여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일기는 돌아간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 전란을 치르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강직한 면모, 백성과 군사들을 아끼는 자상함이 잘 드러나 있다.
본지 단독 보도 직후 문화재청의 긴급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낸 노 교수를 보고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암호문과도 같은 초서(草書)의 내용을 모두 해독한 사람이 백발의 한학자가 아니라 30대의 젊은 학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분명 《난중일기》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4년 35세의 나이로 《난중일기》의 13만자(字) 전편(全篇)을 DB(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성공했고, 2005년에는 누락되거나 잘못된 글자를 모두 바로잡은 《난중일기》의 첫 완역본을 냈다. 이때 바로잡은 글자만 150자(字)가 넘는다.
그는 청명 임창순(任昌淳·1914~1999) 선생과 동문수학했던 부친 노상구(盧相九)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한학을 접하며 자랐다.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32일치의 일기가 실린 문서가 다름아닌 현충사 소장 《충무공유사》였고, 더구나 책 제목도 '재조번방지초(再造藩邦志抄)'라고 잘못 알려져 있었다는 사실이 뜻밖이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격이었다. 자료 번역을 위해《충무공유사》를 판독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런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직도 초서로 쓰여진 우리 문서들 중 대다수가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묵묵히 담고 있는 셈이다."
―새로 밝혀진 일기 내용에 대해 '뒷담화 일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충무공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적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도원수 권율을) 원수의 지위에 둘 수 있는 것인가. 괴이하다.' '하늘과 땅 사이에 원균처럼 흉패하고 망령된 이가 없을 것'이라는 부분들은 후세의 우리로서는 대단히 당혹스러운데….
"남에게 보여주려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은 부분이라 그럴 것이다. 이 부분이 나중에 《이충무공전서》에서 빠진 것도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간 이순신'이 달랐던 점은 그 희로애락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면에서 승화시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는 데 있다. 그것이 위인(偉人)과 범인(凡人)의 차이일 것이다."
―《난중일기》의 판본이 복잡하다는 것도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난중일기'라는 제목은 1795년 정조 임금의 명으로 《이충무공전서》를 간행할 당시 편의상 붙인 것이다. 원래는 연도별로 〈임진일기〉 〈계사일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을 뿐이었다. 〈을미일기〉의 친필 초고본이 모두 유실돼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내용만 전해졌다. 새로 밝혀진 일기 32일치 중 29일치가 〈을미일기〉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존 초고본에 없는 병신년(1596)과 무술년(1598)의 일기 3일치는 어떻게 된 것인가?
"충무공은 전란중에 일기를 적을 때 경황이 없어 대충 써 놓고는 나중에 다시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유일기〉의 경우 다시 정리한 〈속 정유일기〉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 3일치는 충무공이 비망록 형식으로 따로 적어 놓았으나 지금은 없어진 부분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전문위원 겸 대우교수가 됐다. 무슨 활동을 하고 있나?
"《충무공유사》를 비롯한 《난중일기》의 이본(異本)들을 번역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충무공 관련 문헌사료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난중일기 강독'이란 강의를 개설했다. 《난중일기》를 텍스트로 삼아 충무공의 리더십을 가르치는 것인데, 학생들이 110여 명이나 수강하고 있어 자리가 부족할 지경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난중일기》의 정본(定本)을 만들 계획이다."
'난중일기'에서 누락된 32일치의 일기 내용(조선일보 2008년 4월 2일자 A1면)을 처음으로 밝혀 낸 노승석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대우교수 인터뷰. /유석재 기자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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