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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대통령 취임식

 

 

제17대 대통령 취임식 최종리허설 현장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2-24 17:12 | 최종수정 2008-02-24 19:57 기사원문보기

 

[사설] 새 선장 이명박 대통령을 맞이하며

중앙일보|기사입력 2008-02-25 00:21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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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의 현대사에서 대통령은 큰 획을 그어 왔다. 1988년 국민은 약 20년 만에 다시 자기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취임식장에 올렸다. 반만년 한반도 역사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10년 뒤인 98년 한국인은 김대중 대통령으로 과감하게 세상을 바꿨다. 48년 정부 수립 이래 처음으로 정권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평화적으로 넘어갔다. 처음으로 동(영남)에서 서(호남)로 권력이 이동했다. 다시 10년 뒤인 2008년 한국은 한 번 더 역사의 전환을 맞고 있다. 과거와 싸우느라 미래에 소홀했던 시대를 마감하고, 선진화에 도전하는 새 시대를 시작하고 있다. 10년마다 찾아오는 역사의 요동(搖動)은 한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승객은 희망과 불안이 섞인 눈으로 선장 이명박을 바라보고 있다.

선진국이란 항구는 멀리 떨어져 있다. 파도는 높고 바다는 깊고 퍼렇다. 중국은 패권주의와 기술·노동·자본력으로 압박하고, 러시아는 아직 손길이 무덤덤하며, 미국·일본과는 손을 다시 잡아야 한다. 북한은 불투명한 핵무기와 빈사(瀕死)의 경제로 한국의 무거운 짐이 되어 있다. 글로벌 경쟁은 날로 격해지는데 한국호는 세계 경제의 파도에 약하다. 선장은 대선 때 747을 외쳤다.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 강국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 격랑이 일면서 한 달도 못돼 647로 바꿨다. 언제 538, 439로 바뀔지 모른다. 그래서 선장의 어깨를 보는 시선이 따스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배 안의 사정도 편하지 않다. 1등실은 불안하고 2등실은 갑갑하며 3등실은 힘들다. 좋은 얘기도 들린다. 대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린다고 한다. 나라가 공교육을 강화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눈앞에 뭔가 보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봇대 몇 개 뽑혔다고 규제가 풀릴지, 취업 사정은 좀 나아질지, 교육을 자율화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건지, 영어에 몰입해야 한다는 얘기는 또 뭔지, 내 집 마련은 가까워지는 건지, 비정규직은 언제나 사는 게 좀 나아질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되긴 되는 건지, 대운하는 정말 좋은 건지 승객들은 알 수가 없다. 배는 고동소리를 내며 선진화를 향해 출발하지만 사방이 안개다.

한국의 새 선장은 노련한 항해사다. 그는 작은 배(현대건설)로 멋지게 바다를 헤쳤고 중간 배(서울시)도 잘 몰았다. 승객 48.6%가 그 항해 솜씨에 반해 그를 선장으로 뽑았다. 나머지 승객도 그의 항해술만을 믿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호는 톤수가 다르다. 소형이나 중간을 다루던 솜씨가 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승객은 새 선장이 두 달간 시험운행하는 것을 보았다. 선장은 팔을 걷어붙이고 잠자는 시간도 줄여 가며 열심히 항해를 지휘했다. 그러나 역시 큰 배는 달랐다. 열심히 한다고, 서두른다고 배가 순항하는 건 아니다. 조타실에서 나와 갑판의 승객을 설득하고 다독이는 것도 중요하다. 인수위는 의욕적인 만큼 과욕도 적잖았다. 당선인은 돌파를 위한 자기 확신이 너무 강했다. 그는 항해사·기관사들을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그러고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정자들을 마치 장관처럼 다루었다. 지금 일부의 도덕적 하자나 사회적 의무감 부분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선장도 결점이 많은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승객이 그를 뽑았다고 해서 그의 항해사·기관사들을 무조건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 승객은 냉정하고 꼼꼼한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생은 한 편의 감동적인 성공 드라마다. 깊은 계곡과 거친 능선도 있지만, 멋진 봉우리와 시원한 계곡물이 많아 국민이 즐거이 그 산을 오른 것이다. 인생이나 사회나 국가엔 다 명암이 있다. 진보정권 10년에 한국 사회는 많이 갈라져 있다. 이 대통령은 실용이란 바늘과 성심(誠心)이란 실로 그 분열을 꿰매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과속하지 않고, 국회와 건전한 여론을 존중하며, 반듯하고 효율적인 인재를 널리 쓰면 한국호의 항해는 성공할 것이다. 이명박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인 모두의 성공 스토리가 될 것이다. 5년 뒤 ‘이 대통령을 역사 속으로 보내며’라는 사설에 성공이란 단어가 자랑스럽게 등장하기를 소망한다.

 

 

[사설] ‘국민성공시대’ 향해 출범한 이명박號

서울신문|기사입력 2008-02-25 04:33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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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명박 제17대 대통령이 오늘 공식 취임한다. 대통령 당선 후 몇가지 구설에도 불구, 새 정부 출범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새 정부는 공약한 대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선진화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당선인은 성장 이익이 서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국민성공시대’를 이룩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이 당선인은 국민성공을 위한 시대정신으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을 내걸었다.5대 국정지표를 통해 신(新) 발전체제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5대 국정지표는 활기찬 시장경제, 인재대국, 글로벌코리아, 능동적 복지, 섬기는 정부 등이다. 하지만 이 당선인의 앞길을 가로막는 난제가 간단치 않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사태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제경제상황이 나쁘다. 경제성장을 우선하면서, 성장의 과실이 서민에게 가도록 한다는 새 개념의 시장경제주의의 전제가 벽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벌써 성장률 7% 목표를 6%로 하향조정했으나 그나마 달성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대다수 기업들이 이 당선인의 취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민간주도형 국가경제성장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을 돌파해야 한다. 기업 스스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철폐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본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과감한 규제완화책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

또 하나, 경제살리기의 주요 조건인 국민통합에서 이 당선인측은 용의주도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난제가 많을수록 폭넓은 국민 공감대가 중요한데, 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가 대기업과 부자를 옹호한다는 지적이 나온 점은 유감스럽다. 비정규직을 포함해 노동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힘써야 한다. 서민을 위해 물가를 확실히 잡고, 중소기업과 지방경제 회생 대책이 나와야 한다.

특히 새 정부 인사에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요소가 드러난 것은 아쉽다. 청와대 수석진이 지역·학력면에서 편향되어 있음으로써 상당수 국민들이 소외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이 재산 및 자녀 국적 논란에 휩싸여 새 정부 출범의 축제분위기를 깨고 있는 상황도 이 당선인 측이 자초한 것이다.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자녀 국적 문제 등은 고위공직자 검증의 기본이다. 이렇듯 여러 명이 문제가 된다면 검증시스템에 구멍이 나도 단단히 난 셈이다.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결국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통합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다른 해당자들 역시 스스로 용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당선자와 새 정부에 주는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본다.

대선 후 몇몇 시행착오로 인해 이 당선자의 국민 지지율이 떨어졌으나 실망할 이유는 없다. 최근 제기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펼치면 지지율은 언제든지 회복된다. 이 당선인이 내세운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실용주의와 탈(脫)여의도 정치에 대한 국민의 선호는 분명하다.10년만의 정권교체와 건국 60주년의 분위기를 살리면 국민 마음을 뭉치게 할 정치적 동력은 충분하다. 경제와 국민통합뿐 아니라 4강과 균형외교, 공교육 강화 등 외교·남북관계·교육 등에서 실용주의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정책과 인사를 정교하게 추진해야 한다. 국가장래를 위해서도 이 당선인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 성공 여부가 취임 후 1년 이내에 결판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