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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22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22

 


동북아역사재단 '동해 당위성 설파' 국제학술대회

 

 

 

4. 한.중.일 사회 삼국지

 

재외 한민족의 비애 

재중 교포와 재일 교포, 즉 '우리를 잘 아는 중국인'인 조선족과 '이쪽도 저쪽도 되기 힘든' 재일 동포이다. 이 양국의 우리 한(韓)민족을 생각할 때면 '어쩌면 이렇게 상반된 삶을 살아 왔을까?'하는 생각이 떠 오른다.

 

중국의 재중 교포 조선족의 삶을 살펴보자.

중국 주류 민족인 한(漢)족에 비해 수적으로 압도적인 열세인 조선족이지만 그들의 학교생활은 중국에서 일상생활 못지않게 기세등등하다. 조선족 학생이 어디에서 조금이라도 괴롭힘을 당하거나 혹은 맞거나 하면 잘잘못은 둘째 치고 일단 그들만의 비상연락망에 붉은 등이 윙윙 점멸된다. 그러면 순식간에 조선족 패거리가 수없이 몰려든다. 각자 손에 온갖 흉기를 들고 나타난 조선족은 적들을 �아 '와!' 하며 질주하며 달려간다. 조선족은 자신들이 숫적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하여 오직 한 명만을 타깃으로 골라 집중적으로 '코 덩어리 살점이 덜렁덜렁 거�만큼' 깨 부셔 버린다. 죽지않을 만큼 박살을 낸다. 살벌 그 자체다. 한족들은 숫적으로 유리하나 조선족에게 재수없게 걸려들면 끝장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조선족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몸 조심을 하는 편이다. 특히 흑룡강성 일대는 조선족이 무자비하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무협 활극 이상이다. 지금도 상하이에는 '오야봉 '형님을 비롯하여 조선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 평상시에는 서로 일이 바빠 만나지 못하나 동생들로부터 비상전화가 오면 당장 손에 잡히는 대로 흉기를 들고 달려간다. 그리고 상황을 판단하고 지정된 목표로 달려가서 사정없이 까부순 다음 상황이 종료된 후에 서로 인사를 하고 덕담을 나눈다고 한다.

 

이쯤되면 한족이 두려워할 만한 소수민족이 아닐수 없다.한족들이 쉬쉬하는 조선족, 잘못 건드리면 끝장이 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이기에 조선족의 중국내 삶은 거의 거칠 것이 없다.

 

중국에는 56개의 소수민족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조선족의 사회적 지위나 생활수준은 나쁘지 않다. 중국의 소수민족 우대 정책에 의해 오히려 우대받아 왔다. 민족의 차별은 없다고 한다. 지역 공산당 총서기는 물론 한족이 맡지만 나머지 직책은 민족에 관계없이 골고루 등용된다고 한다. 그들은 사회적 차별이 거의 없는 가운데서 당당하게 우리민족 문화,관습, 그리고 우리말을 비교적 잘 계승해 온 것이다. 그래서 조선족의 가정을 방문하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손님을 맞이하기도 하면서 전통적인 풍습이 그대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중국 내에서  조선족의 삶은 차별없는 상태에서 우리 것을 소중히 지키며 나름대로 존경받는 당당한 삶을 살아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당당하게 중국인이라고 한다. 즉 그들은 조선 민족 출신 중국인이며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인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제까지 그들은 조선족이므로 당연히 우리들의 이익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족과 관련된 크고 작은 불상사는 바로 이와 같은 우리들의 착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조선족도 중국의 소수민족 중의 하나라는 점과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조선족이 중국 한족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언어와 문화, 관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족에 대해 우리를 잘 아는 중국인으로 파악하여 오해와 마찰, 대립을 줄이며 서로 윈-윈 을 추구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재일 교포의 삶은 어떤가?

일반적으로 차별과 고난을 빼놓고는 언급하기 힘든 삶이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제일 교포 가운데약 50만 명은 해방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외국 국적을 지닌 채 차별받고 있다. 그들은 출생시부터 일본식 이름을 짓고 일본 유치원과 일본 학교 등에 진학하며 일본어를 주된 언어로 체득하며 지낸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민족학교가 정규 학교로 인정되지 않아 대학 입학 고사 자격이 주어지질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많은 재일 교포들은 자신들이 한반도 출신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잇는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며 지낸다. 그들은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부터 외국인 등록증을 휴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커서는 공무원이 될 수가 없고 회사에 취직할 때도 일본인보다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차별에 시달린다. 취직 조건으로 창씨개명을 강요받거나 일본인과 결혼할 때도 일본 국적 취득을 요구받기도 한다. 아울러 그들은 세금은 일본인들과 동일하게 납세하면서도 참정권에서 제외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점은 그들에 대한 차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적도 없고 주민등록증도 없으며 참정권도 없다 따라서 그들은 은행 구좌 개설 등을 포함하여 일상생활에서 적지 않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들은 인터넷 가입도 불가한 실정이다. 이렇게 그들은 한국과 일본 양측 틈바구니에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주변인의 삶을 살고 잇다. 더욱 속상하는 것은 이제는 그들도 이런 차별을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에서도 기막힌 또 다른 비애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탈북 난민이다. 조선족과는 달리 그들은 공포속에 도주 생활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국 공안에 잡히는 날에는 북으로 끌려가서 모진 고문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개울같은 압록강 하나만 건너면 살 같은 내 자식,내 부모 형제가 있지만 그들의 기약 없는 만남을 그리워하며 또 다른 이산의 아픔을 강요 당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대중국/대일본 외교와 현지 공관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활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나 구태의연한 마음과 자세로 일관하는 외교관들을 생각할 때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적극적인 자세로 새정부에서는 하루빨리 제일 교포의 법적 지위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의 탈북 난민 문제도 슬기롭게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이산가족,납북어민,승무원들의 송환을 남북협상을 통해 자유스런 교류와 송환이 이루어지기를 바랄뿐이다.(계속)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