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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좋은 책, 요약,그리고 비평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8

 

 

'21세기 한.중.일 삼국지' 8

 


동북아역사재단 '동해 당위성 설파' 국제학술대회

 

 

 

일본 경제의 허와 실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 대국 일본,많은 외국인들이 일본을 부러워 하고 그들이 엄청나게 부유하니 국가의 경제력만큼이나 풍요로운 삶을 향유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과연 일본인들의 실질적인 삶이 우리의 부러움을 살 만큼 풍요롭고 여유로울까?

 

1950-1960년대, 한국 전쟁의 호황과 전후 복구 사업으로 고공행진을 구가하던 일본 경제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고도성장에 대해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성장만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회의에 빠지게 된다. 일본 사회는 성장 과실에 대한 효율적인 분배와 이를 통한 사회 전반에 걸친 생활의 질 향상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게으르지 않는 한 기초적 생계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의료 혜택이나 사회복지제도도 잘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일본인들의 생활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닌데, 바로 '풍요론운 국가'이나 '여유없는 국민'들이 일본인들이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60엔에서 120엔으로 2배 정도 폭등하여 수치상으로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표기된 일본이다. 표면상의 수치가 폭등했다고 해서 일상생활이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었다.

 

일본인들의 주거 면적은 미국 61.8제곱미터, 영국 37.2제곱미터에 비해 일본은 25.0제곱미터 수준이다. 8평이 조금 넘는 좁은 공간이 일본인들이 기거하는 집이다. 업무 또한 과로사 대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균 1시간 이상의 출퇴근 콩나물 교통 수단은 아직도 변함없다. 또한 살인적인 물가로 서민들이 대도시에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게 일본이다. 비싼 택시 요금이나 밑반찬 없는 식사에 익숙하다. 폭등한 부동산 가격은 '마이 홈'을 꿈꾸는 샐러리맨들에게 매월 주택부금으로 고비용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인들의 '도시락 문화'나 '와리깡 문화'를 이해할 수가 있다.저축률이 높은 이유도 이런 살인적인 고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서는 검약을 실천하면서 저축을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다.

 

일본인 자녀들은 어떤가? 치열한 입시 경쟁과 입사 경쟁으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져 있다. '등교 거부'나 '이지메', '원조교제' 등과 같이 청소년 문제와 관련하여 개탄할 만한 현상은 우리들과도 비슷하다. 이처럼 일본인들의 실제 생활은 엄청난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인들도 정년퇴직 후 노후를 보내기 위해 동남아 등지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연금으로 일본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빠듯하여 넉넉하게 살 수 있는 동남아 등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가정부 따로, 요리사 따로 두는 동남아 노후 생활이 얼마나 행복할런지는 알 수 없으나, 소심한 일본인들이 과연 그곳에서 노후를 보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보통 사람의 일본인이 일본에서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와 신 일본형 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기 위한 1990년대의 각종 경제개혁과 변화의 물결 또한 일본 고유의 경제 시스템의 패전(파탄)과 이에 대한 서구 경제 시스템의 도입 종용이라는 또다른 외압이 닥쳤다.

 

일본은 장기 불황을 타개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추구했다. 전통적으로 그때까지 지향하던 '안정 지향적', '경쟁제한적' 경제 시스템으로 요약되는 시스템이 서구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전경련은 기업 경영에 필요한 자원을 '장기축척능력활용형', '고도전문능력활용형','고용유연형'으로 분류한 뒤 각 유형의 인적 자원을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회사가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전자보다는 당장 투입 가능한 후자의 두 유형이 늘어날 것이라는 결과가 압도적이었다. 또한 연봉제가 확대되면서 계약직, 임시일용직 등 유연한 고용 유형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일본 기업의 표준으로 불렸던 '미쓰시타' 전기가 2001년 9월 조기 퇴직자 모집으로 종신고용제에 종언을 구하자, 또 다른 대표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는  일본 시스템에 경쟁 원리와 자기 책임 원칙을 추가하되 어디까지나 일본식을 고집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일본 기업은 전통과 서구가 복합된 혼합형 시스템으로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허와 실

중국 경제 발전에 비해 동부 지역의 대도시와 주변 일대 농촌은 덩달아 성장하고 있으나 내륙이나 동부지역은 빈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에 몰려든 농촌 농민들이 노숙자로 시내를 배회하고 있으며 희망없는 농촌에 있느니 차라리 상하이에서 한탕 잡으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불법 체류자인 그들에게는 의료 혜택이나 실업 급여 등 아무런 혜택이 없다. 그러나 실업자라도 상하이 시민들은 의료 혜택과  실업 수당 등의 각종 복리 혜택을 받고 있다. 중국은 아직 도시민에게만 복리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 약 13억 명 중에 도시민은 3억 명에 불과하다. 도시시민권을 갖고 있는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다. 이처럼 중국의 대도시에는 20세기 중반과 21세기가 공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쪽에는 30억 원을 호가하는 주택이 없어 못팔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도 한국의 총인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TV와 라디오도 접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시회 불평등과 부의 편중 현상은 중국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 불평등은 대규모 민중운동으로 번져 나중에는 정권타도까지 갔던 역사적 사례들을 지도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계속)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