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명 공개지지 관행깨고 분산 투자 해 위험 최소화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세계 3위 부자이자 `가치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미국 민주당 대선과 관련한 분산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8일 버핏이 오는 15일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배럭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의 후원모금 행사를 주관한다고 보도했다. 오마하 아이언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일반인들은 500달러에서 2300달러의 기부금을 낸다. 호스트의 경우 5000달러.
오바마 상원의원은 올해 2분기에 총 331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았다. 이중 1030만달러는 인터넷을 통해 모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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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이미 지난 6월26일 뉴욕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후원 행사도 주관한 경력이 있다. 이날 행사에서 힐러리는 100만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얻었다.
버핏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중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클린턴과 오바마 모두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견을 줄곧 피력해왔다. 클린턴과 오바마 모두 민주당 정치 자금계의 큰 손인 버핏의 지원을 얻으려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까지 버핏은 둘 중 하나를 지목해 지원하기보다 두 사람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에 뽑혀도 최초의 여성 대통령,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상징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일찌감치 한 쪽에 베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버핏의 양다리 행보는 통상 가장 유력한 후보 1명을 선택해 `올 인`하는 미국 재계의 관행을 벗어나는 것이다. 또다른 금융 거물이자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일찌감치 오바마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고 헤지펀드가 몰려 있는 코네티컷 주 그리니치에서 오바마 후원금 모금 행사를 주관한 바 있다.
이런 버핏의 태도와 관련, 투자의 달인답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선 가능성이 비슷한 두 후보에게 동시에 베팅해 어떤 경우에도 실패하지 않으려는 노련하고 노회한 투자가의 전략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곁들여진다.
버핏은 민주당 후보 중 누구를 더 지지하느냐는 언론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아직까지 답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인터뷰에서는 "클린턴과 오바마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모범 답안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