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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와 '디워'가 주는 의미...

두바퀴인생 2007. 8. 8. 14:34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주는 의미...


심형래 감독의 ‘디 워’와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극장가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폭발적인 흥행력은 둘째 치고라도 두 영화는 현재 문화·사회·정치적으로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 두 영화가 침체한 영화계 현실 속에서 지난해 ‘괴물’에 이어 과연 1000만 관객 시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디 워’와 ‘화려한 휴가’가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들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그 의미들을 분석해봤다.
 

2007년 한국영화계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화려한 휴가’(김지훈 감독, 기획시대 제작)와 ‘디 워’(심형래 감독, 영구아트 제작)가 한국사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화려한 휴가’가 정치적인 의미를 던지며 흥행몰이를 거듭하고 있다면, ‘디 워’는 한국 문화권력의 새로운 부상을 알리는 문화적인 의미에 대해 참신함을 더하고 있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애국주의 마케팅 논란’(디 워)과 한국현대사의 분수령이 됐던 ‘5.18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혹평(화려한 휴가)을 받고는 있지만, 오랜만에 다시 국내 극장가를 점령한 한국영화들이란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일단 심형래 감독의 야심찬 도전작인 ‘디 워’를 보자. 이 영화는 평론가들과 일부 언론의 혹평을 일거에 걷어내고 일반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서 ‘이슈의 중심’에 우뚝 섰다. 기존 문화권력이 방송과 신문에 있었다면, 2000년을 전후로 그 권력은 사회시민단체로 이동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나 평론가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한국 대중문화계의 문제점과 폐쇄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시정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것이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이번 ‘디 위’를 계기로 문화권력은 새롭게 탈바꿈 하기 시작했다. 바로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들에게 그 권력이 자연스럽게 이양되어감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전문가로 대변되는 평론가집단이 ‘디 워’의 엉성한 작품성을 공박해도, 그 결과는 ‘가파른 상승곡선’이었다. 이는 다시 말해 문화권력의 새로운 탄생, 즉 거창하게는 일반관객들에 의한 문화권력장악으로 볼 수 있다.

 

또 ‘디 워’ 말미에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아리랑’에 대한 평가도 평론가 그룹과 관객들의 의견이 상치되는 부문이다. 평론가들은 ‘관객들의 애국주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편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반해 관객들은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엔딩신을 영화의 백미로 꼽을 정도.

 

몇몇 블로거들과 시민들에 의해 시작된 ‘‘디 워’ 보기 운동’과 ‘심형래 동정론’은 시대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사회에 새로운 문화적 의미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5.18 광주민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 역시 그동안 386세대 등 운동권 인사들의 전유물이었던 5.18을 ‘비386 세대’에까지 공감대를 넓히며 대선을 앞둔 한국사회에 ‘정치적 의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에서 마지막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신애(이요원)와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고 절규하며 생을 마감한 강민우(김상경)의 에필로그 결혼식 판타지 장면에 흘러나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최근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장면은 당시 항쟁으로 사망했던 이들의 영혼 결혼식을 은유하는듯 해,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김지훈 감독은 “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려다 사망한 들불야학의 노동운동가 윤상원 열사와 역시 항쟁 당시 사망한 박기순 열사의 1982년 영혼결혼식을 이 장면의 모티브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딩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 영혼결혼식을 위해 소설가 황석영씨와 재야인사 백기완씨가 가사를 쓰고, 작곡가 김종률씨가 곡을 쓴 노래로 영화의 성공과 함께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이러한 엔딩곡에 대한 관심은 ‘화려한 휴가’가 그만큼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다. 과거 진보진영의 독점물이었던 5.18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5.18 광주망월동 묘역 참배객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 걱정스런운 점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 맞추어 지난 어두웠던 역사를 확산시킴으로써 5.18 광주민주항쟁후 권력을 쟁취한 386세대들이 참여정부의 정치.경제적 과오를 가리고 지금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동정적인 정에 호소하여 대선판국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재집권의 야망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기득권자들인 기존 정치권과 그 추종자들에 의하여 치밀하게 계획된 점이라면 조선시대 홍경래난을 미화시키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