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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구출 '선드볼트' 작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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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구출 '선드볼트' 작전...

두바퀴인생 2007. 8. 1. 18:52

 

 

[한마당―윤재석] 선더볼트 작전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7-08-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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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7월3일 오후, 이스라엘 특공대원 100여명이 탑승한 C-130 수송기 4대와 보잉 707 여객기 2대가 F-4 팬텀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이스라엘의 한 기지를 이륙했다. 행선은 3840㎞나 떨어진 아프리카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 그곳엔 에어프랑스 소속 A300 여객기가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에게 납치돼 일주일째 묶여 있었다.

 

납치범들은 이스라엘과 서독 프랑스 케냐 등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게릴라 53명의 석방을 요구했다. 협상과정에서 승객 162명이 풀려났지만 아직도 이스라엘인을 위주로 106명이 기내에 남아 있었다.

 

‘선더볼트(Thunderbolt)’ 작전이 개시된 시간은 7월4일 0시. 전광석화 같은 특공대의 진입으로 7명의 납치범은 1분만에 모두 사살됐다. 지휘관이었던 요나단 네타냐후 중령(베냐민 네타냐후 전총리의 형)과 인질 3명이 숨지긴 했지만 이름처럼 전격 감행된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이 작전은 훗날 영화로도 제작됐을 정도로 인질 구출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19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압둘라 그룹에 피랍된 우리 봉사자들이 잇따라 희생되면서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인질 구출 작전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작전 가능성. 아프간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테러전쟁의 주체이자 아프간에서 군 지휘와 치안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이 나서 주는 것이다. 관건은 미국이 과연 우리의 절박한 심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다른 시나리오는 우리 군의 독자 작전이다. 미국이 직접 나서는 것이 곤란하다면 미국과 아프간 양해 아래 우리 군이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특전사 2개 여단과 해병 1개 연대, 보병 및 지원 병력 등으로 구성된 작은 사단급이면 압둘라 그룹은 물론, 2000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가즈니주 탈레반 전체를 소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억류된 봉사자들의 신변 안전이 큰 문제다. 만에 하나, 구출 작전이 여의치 않게 돌아갈 경우 봉사자들의 연쇄 희생 위험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군 작전의 성공여부이다. 만약  투입된 병력의 막대한 피해와 단기간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탈레반과 장기전에 들어갈 수도 없다. 후속 병력의 추가투입은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가 있다. 잘못하면 전 아랍권과 적대관계가 형성될 것이며 우리가 아프칸의 깊은 수렁에 빠질수도 있다. 결론은 해당국과 협조, 군의 철저한 정보수집과 준비, 인질의 안전과 명확한 성공 가능성이다. 생소한 아프칸 지형에 우리군이 함부로 투입될 경우 잘못하면 인질 피살과 군의 막대한 피해만 초래할 수가 있다. 사전 신중히 검토하고 충분한 가능성이 판단될 경우만 가능하다. 정부의 판단도 군과 특전사의 만용에도 주의하여야 한다. 참으로 딜레마다.

 

윤재석 논설위원 jesus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