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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수산물 납품 현장... 본문
위생장갑 대신 목장갑, 벽엔 곰팡이, 바닥엔 해산물 잔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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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협 납품 식재료 관리 부실” 보도 1년뒤 찾아가보니
<한겨레>는 지난해 4월, 국내 최대 수산물 식재료 납품업체인 수협중앙회가 납품한 식재료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등 식재료 관리가 부실하다고 집중 보도했다. 당시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현장을 조사하고, 수협은 노후시설 교체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한겨레>는 1년 남짓 만에 다시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수협중앙회 급식시설을 점검했다.
지난 18일 새벽 3시, 수협중앙회 단체급식사업단 작업장에서는 서울·경기지역 초·중등학교 683곳과 구청 13곳으로 가는 급식재료 운송 작업이 한창이었다. 급식시설은 크게 어류와 조개류로 나뉘어 있었다.
외부인 출입 제재 않고 작업인부들도 소독과정 안 거쳐
문제는 어류 창고 뒤편에 있는 조개류 급식창고. 조갯살이나 새우살, 오징어 등 조개·연체류 식재료를 보관·작업·배송하는 곳이다. 어류 창고와는 달리 이곳 철제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식품위생법 규정상 문을 닫아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외부에서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통제해야 한다. 수협중앙회 유통사업부 식품안전관리팀 박대혁 팀장은 “손이나 신발을 소독하고 위생복을 입지 않고서는 이 창고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는 평상복 차림으로 아무런 제지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창고 들머리 쪽은 식재료를 운반하는 이들이 드나들며 만든 ‘검은색’ 발자국들이 가득했고, 창고 안은 후텁지근했다. 마침 작업장 바닥에서는 서울의 한 구청 구내식당으로 이날 배송될 새우살이 해동되고 있었다. 냉동 새우살은 물기가 없고 이물질이 제거된 장소에서 해동해야 하지만, 이 작업은 운반자와 작업자가 뒤엉켜 오가는 바닥에 놓인 커다란 빨간색 통에서 이뤄졌다. 바로 옆 작업대에서는 두 사람이 해동된 새우살을 헤치며 이물질을 거르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생모자를 쓴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위생장갑 대신 하얀 목장갑을 낀 사람도 있었다. 작업대 주변 바닥에는 해산물 잔해들이 쌓여 있었고, 바닥은 물로 흥건했다. 작업장 벽에는 녹색 이끼가 끼고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장마철에는 냉동과 해동이 반복되면 식재료가 상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해동은 물기가 제거된 환경에서 낮은 온도의 물로 될수록 빠른 시간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 장순종 단체급식사업단장은 “이곳 조개류 창고가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 인증을 받은 냉동 어류를 보관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가 이 창고를 취재한 사실을 안 뒤에는 “내가 착각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강서수산물센터 관계자는 “바깥으로 보이는 어류 창고의 관리·감독은 강화됐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조개류 창고는 예전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장 단장은 “학교 방학을 앞두고 급식량이 줄어 위생 관리가 느슨해진 것 같다”며 “위생복도 <한겨레>에서 방문한 날만 입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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