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방송.통신 '빅뱅'...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방송.통신 '빅뱅'...

두바퀴인생 2007. 7. 12. 16:38

 

 

방송·통신 '빅뱅' … 소비자는 즐겁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7-12 05:15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김원배]
 

 통신·방송시장에 ‘빅뱅’이 시작됐다.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진 융합 서비스와 더 빠른 전송 속도를 내는 통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제도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각종 통신 서비스를 묶어 저렴하게 파는 결합 상품이 이달 본격 허용됐다. 내년부터는 기존 집 전화 번호로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 전화를 쓰는 길도 열린다.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 눈앞에=거실 TV에서 실시간 방송과 주문형비디오(VOD), 은행·증권·게임 등 양방향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인터넷TV(IPTV) 서비스도 눈앞에 다가왔다. 과거에는 방송과 통신으로 나눠졌던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아직 법제화되지 않아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지는 않지만 통신사들은 실시간 방송만을 뺀 프리 IPTV를 선보이며 융합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케이블TV 업체도 VOD와 TV 뱅킹이나 증권거래 기능을 갖춘 디지털 케이블 TV로 대항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는 거의 동일한 서비스다.

 

이에 따라 IPTV가 도입되면 기존 통신·케이블TV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성철 선임연구원은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면서 어느 곳에서나 정보를 받아 보고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빠른 서비스=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광랜(초고속 인터넷) 경쟁이 올해는 단독주택으로 확대됐다. 통신·방송 융합시대에 통신망으로 고화질 영화 등을 보기 위해서는 1초에 50~100Mb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집 앞까지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FTTH(Fiber to the Home) 서비스에 나섰고, 하나로텔레콤도 단독주택에 초당 100Mb급 전송 속도가 나오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케이블TV 업체도 기존 케이블망에서 초당 100Mb급 전송 속도를 내는 초고속 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무선 통신 부문에서도 데이터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내년에 기존 3세대 휴대전화보다 올리기 속도가 최고 4~15배 빨라진 고속상향패킷접속(HSUPA)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휴대 인터넷인 와이브로도 연말까지 올리기 속도가 두 배 정도 빠르게 개선된 와이브로2를 선보일 예정이다. 표현명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은 “와이브로는 이용자가 길을 가면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즉석에서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와이브로는 주는 것을 받아 보는 모바일 시대를 이용자가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트(UCC)를 만들며 즐길 수 있는 모바일 2.0 시대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합종연횡 활발=통신·방송 융합과 결합 서비스 허용으로 통신사들의 제휴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KT의 자회사인 KTF는 KT의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을 통해 3세대 휴대전화 서비스 ‘쇼(SHOW)’를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KTF와 하나로텔레콤 양쪽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연내 제휴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케이블TV 업체와 손 잡고 결합 상품을 선보였다. 또 대주주인 AIG 컨소시엄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통신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인수 대상자로 거론 중인 SK텔레콤(또는 SK텔링크)과 LG데이콤의 부인 속에 외국 통신업체 인수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제휴는 국내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전 세계 어디서나 자신의 단말기로 통화할 수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시작으로 세계적 차원의 제휴도 확산하고 있다. KTF는 일본의 NTT도코모와 함께 ‘커넥서스’라는 연합체에 들어갔고, SK텔레콤은 싱가포르의 싱텔 등 아시아 10개국 이동통신 업체와 ‘브리지 모바일 얼라이언스’라는 연합체를 결성했다. 커넥서스와 브리지 모바일 얼라이언스는 해외로 단말기를 들고 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하고, 고객 서비스 센터를 공유하고 있다.

 

이젠 업종 경계도 허물어진다. 컴퓨터 회사였던 미 애플이 MP3 플레어어 ‘아이팟’으로 대성공을 거두더니 최근엔 휴대전화 ‘아이폰’까지 내놨다. 반도체 회사인 미 인텔도 와이브로 같은 무선 통신 기술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