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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인간중심 IT융합기술

 

 

[월요논단]미래기술,인간중심 IT융합기술

전자신문 | 기사입력 2007-06-18 10:41 기사원문보기
 

 최문기 ETRI 원장

 정보통신 세계의 기술 열풍(technology thunderstorm)은 날마다 새로운 얼굴로 인간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IT·NT·BT 등 첨단기술의 융합화가 가속화되면서 전문가조차 수년 후의 미래기술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기술의 지향점은 인간중심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기술이 사람이 기술로 다가가는 기계 중심이었다면, 미래기술은 기술이 사람에게 다가오는 인간중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20세기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물질적 풍요를 구현했다면, 21세기 기술은 인간의 두뇌력을 보완하면서 정신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된 유비쿼터스도 현재의 컴퓨터 중심의 사용자 환경을 인간중심 환경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 핵심가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무수한 컴퓨터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존재하더라도 그 존재를 의식할 수 없는(invisible) 상황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이 수동적으로 기술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의 현재 상황과 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사람이 원하는 최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좋은 기술이라고 해서 사회가 다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사회 간의 자연스러운 만남은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사람의 행복을 증대시킬 때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인간중심의 융합 IT의 지향 목표는 무엇일까?

 

 

 첫째,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보편적 커뮤니케이션을 증진시켜야 한다.

 

인터넷이란 IT이노베이션이 국경을 초월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했고 사람들 간에 존재했던 시간·공간·정보의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 그러나 ‘보다 잘 연결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세계의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통역해주는 만국 언어 도우미 기술이 상용화돼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날도 머지않았다.

 

 

 둘째, 저출산 시대의 건강한 장수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주는 기술이 중요해진다. 무릇 사람은 자신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미래학자들은 50, 60년 후 사람의 평균수명이 120세로 늘어나면서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생산연령인구의 비율이 거의 대등해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도 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 융합기술에 부여된 가장 큰 과제는 건강한 삶을 통해 생활의 질을 한층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셋째, 인간에게 더욱 안락하고 안전한 사회를 보장하는 일도 인간중심의 기술이 갖는 핵심가치가 될 것이다.

 

우리 생활환경 도처에 장착된 지능형 센서에 의한 자동인식과 처리기술 등으로 범죄·재난·교통사고의 위험 등에서 벗어날 수 있고, 견고하고 복구 가능한 재료기술 등으로 건축물은 보다 안전해질 때 인간은 과학기술에 무한한 신뢰를 보낼 것이다.

 

 

 넷째, 세대·성별·장애 등과 무관하게 도전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의 가사와 육아 그리고 취업 간의 조화(work & life balance), 장애인이나 고령자도 불편 없이 활동할 수 있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환경(universal design) 등에 기술이 더욱 적극적으로 필요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구 온난화 등 지속가능한 산업 및 사회기반 체계 구축을 배려하면서 이에 기반을 둔 미래생활 스타일도 선도해가야 한다.

 

동시에 기술혁신의 성과가 신속하게 사회로 환원되고 그것이 인간의 행복으로 연결되도록 기술·사회·인간 간의 건강한 혁신생태계(innovation ecosystem)를 정착시키는 일도 우리 과학기술자 모두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다. 이렇듯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기술은 IT를 중심으로 NT·BT·ET 등이 융합된 기술이 사람에게 다가가서 편리한 생활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mkchoi@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