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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의 '잘못된 선택'

 

 

[weekly chosun] 고소영의 '잘못된 선택'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6-10 14:29 | 최종수정 2007-06-11 00:40 기사원문보기

청순가련형 변신, 9년 만의 안방 컴백작 '푸른 물고기'참패 '미녀는 괴로워' 대신 선택한 영화 '언니는 간다'도 실패 '강남 100억대 건물' 구설수까지 악재 잇따라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5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예부 기자라는 명함을 내밀 때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실제로 봤을 때 제일 예쁜 연예인이 누구예요?” 하루가 다르게 세우고, 깎고, 단장을 한 여배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연예계에서 그래도 ‘고소영이 가장 예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기자는 별로 없을 듯싶다. 모 선배는 “고소영 머리에서는 후광이 비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녀가 9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드라마 ‘푸른물고기’(SBS)에서 부모의 반대로 사랑의 아픔을 겪는 청순가련한 착한 여인 은수역을 맡아 연기했다. 사실 고소영이 언제 TV 드라마에 복귀하느냐는 언제나 방송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당당하고 아름다운 이미지,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는 여타 톱스타가 갖지 못한 매력인 데다 할 듯 말 듯 수차례 ‘간을 보다’ 드라마 복귀를 뒤엎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톱스타로 우뚝 선 비(정지훈)와의 동반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못된 사랑’도 촬영 직전, 고소영의 고사로 어그러졌다.그래서 이번 드라마 ‘푸른 물고기’도 전파를 타는 그 순간까지 “진짜 고소영이 출연하는지 알 게 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탤런트 P씨조차도 호주로 해외 로케를 떠나는 전날까지 “고소영이 함께 갈지 의심스러웠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하지만 고소영은 이번에는 약속을 지켰고, 이제까지와는 180도 다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외의 완전한 참패. 6%대 시청률에 머무르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최지우.이정재 주연의 ‘에어시티’(MBC)가 등장한 첫 주말엔 5.5%까지 떨어졌다. 시청률 5.5%는  소위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게 방송가의 정설.그녀가 CF에서 주로 보여주던 당당하고 세련된 모습에서 벗어나 건드리면 푹 쓰러질 것 같은 청순가련 여인네 역을 연기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는 평가다. 


캐릭터 자체가 단조로운 면도 있지만 고소영의 기존 이미지와 맞지 않아 연기력 논란까지 일고 있으니 그녀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 최근 드라마 속 청순가련형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거의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볼 때 고소영은 그야말로 잘못된 선택을 한 셈이 됐다. 그녀는 올 초 관객 680만을 불러들인 영화 ‘미녀는 괴로워’도 맨 처음 러브콜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대신 ‘언니가 간다’를 선택했다.

 고소영이 거절한 영화는 최고의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하며 김아중이라는 떠오르는 별을 탄생시켰지만, ‘언니가 간다’는 개봉관에 2  주일 남짓 걸리다 내리는 운명을 맞았다.  이래저래 고소영은 올 초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고소영의 고전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서울 강남 청담동의 노른자위 땅에 짓고 있는 100억원대 건물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미모의 톱스타가 강남에 100억원대 건물을 짓는다고 하자 “예쁜 스타가 돈까지 많다”는 인식이 확산돼 세간의 끊임없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다.  결국 고소영은 100억원대 건물의 소유자라는 소문 때문에 지난 3월 말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건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6월쯤 처음 알려졌다.  고소영은 현재 평당 4500만원에서 5000만원에 이르는 청담동의 알짜배기 땅 약 135평(445.2m²)에 지하 2층, 지상 6층짜리 건물을 짓고 있다.

 

지대만 최소 약 60억원이 넘는 이 땅에 건축비는 적어도 15억원 이상이 들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말. 주변에 이렇게 높은 건물이 흔하지 않고 신축 건물이기 때문에 완공이 되고 나면 100억원대에 이르는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고소영은 이 땅을 2005년 5월 24일에 매입했다. 이전에는 카페를 하던 곳. 이미 2년 전보다 땅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녀는 30%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모 부동산 전문가는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지은 건물의 용도는 임대”라고 알려줬다. 

 

 이미 지하 2층에는 바가 들어설 계획이고, 지하 1층에는 주차장, 지상 2층에는 고급 주얼리 매장이 입점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이밖에도 고급 인도 음식점 등이 들어서기로 하는 등 줄줄이 계약이 이어져 몇 개의 층이 비어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나갈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30여평 가량 되는 지상 5층은 고소영 본인이 쓸 것이라는 사실. 기획사 사무실로 쓸지 다른 용도로 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투자 자본의 출처다.


 고소영은 2002년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큰돈을 모을 수 있었냐는 게 일반인들이 보내는 의혹의 쟁점이다.  하지만 고소영 측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CF는 꾸준히 해 왔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롯데 칠성의 오늘의 차, 맥주 하이트, LG전자 트롬, 헤어 브랜드 케라시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노트북 도시바, CJ의 식물나라, 커피 브랜드 맥심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굵직굵직한 CF를 두루 거쳤다.

 

고소영 정도의 톱스타면 CF 한 편당 5억원 이상은 받는 것이 업계 일반적인 공식이고, 드라마나 영화의 개런티보다 CF 수입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녀가 이 같은 고가의 빌딩을 소유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계산이 나온다.  고소영 측은 “고소영씨가 건물 소유주로 알려지면서 말들이 많다. ‘누가 그 돈을 댔다느니’ ‘어디서 그 돈을 가져 왔다느니’ 등 온갖 루머들이 나돌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다가 나온 데다 100억원 건물 얘기까지 겹치니 별별 소문이 다 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한 바 있다.

 

또 “액수도 그렇고 소송 건도 그렇고, 솔직히 말해서 100억원 건물이 아니다. 땅값이 50억~60억원이고, 공사비까지 합쳐도 그 정도는 아니다. 유명 연예인이란 이유 때문에 상당 부분 ‘뻥튀기’됐다고 본다. 일반인이라면 아무 문제도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소영은 지난 5월 22일 인터넷의 댓글,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본인의 사생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네티즌 35명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그녀의 법정 대리인인 법무법인 대륙은 보도자료에서 “수년간 이들을 포함한 일부 네티즌이 일면식도 없는 특정 인사와 사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영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떠나 미혼의 여자 입장에서 큰 충격과 수치심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누리꾼에 대한 직접적 대응보다 포털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는 선에서 대응을 자제했다”며 “그런데도 언론 기사가 등장할 때마다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반복 게재하고 오프라인에까지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고소영이 이런 악재들을 어떻게 뚫고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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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정 스포츠조선 기자 poro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