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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우리들의 슬픔

코앞 실종자 못찿는 복지 시스템

두바퀴인생 2007. 6. 7. 00:42

 

 

[사설] 코앞의 실종자도 못 찾아내는

          복지 시스템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7-06-06 18:00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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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20대 정신지체 장애인이 당국에 의해 집 근처 정신병원에 보내졌으나, 가족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해 6년 동안 찾아 헤맸다고 한다. 실종자의 신원은 사망한 뒤에야 확인돼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에게 인계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런 기막힌 일이 또 어디 있는가. 지구 저편의 사소한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디지털 시대에,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자식을 찾을 수 없다니 뭔가 시스템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틀림없다.

 

경기 오산의 장애인 김모씨가 실종된 뒤 병원에서 6년을 지내게 된 과정을 되짚어보면 문제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 김씨는 공원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자 행려자로 분류돼 구청을 통해 정신병원으로 넘겨졌다. 여기까지는 정상적 절차로 볼 수 있지만, 병원에 있는 동안 신원 확인이 안되었다는 게 문제다. 구청에서 2차례 신원조회를 경찰에 의뢰했으나, 무슨 까닭에서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살아서는 불가능하던 신원 확인이 사망하고 나자 쉽게 이뤄졌다. 생전에는 왜 신원 확인이 안되었는지, 다른 사정은 없었는지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행려 환자는 의료보험 급여 대상자로 분류돼 한 명 수용할 때마다 병원에 월 120만원가량 정부 지원금이 지급된다고 한다.

 

실종자 문제는 실종자와 그를 찾는 가족을 연결시켜주기만 하면 간단하게 끝난다. 이 연결고리를 제도화한 것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실종자보호법이다. 실종자 수용 시설에서는 실종자의 신원을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실종자 가족은 이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법 시행 1년 반이 다 되었어도 보고의무를 이행한 시설은 많지 않다. 미이행 시설에 대한 당국의 제재도 없다. 자연히 법의 실효성에 회의가 든다. 게다가 정신병원은 실종자보호법 대신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게 돼 있다. 인권보호라는 미명 아래 실종자 가족이 찾아가도 좀처럼 들여보내주려 하지도 않는다. 김씨 가족의 비극은 이런 제도적 허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국은 근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