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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개인파산신청 4만5천명, 작년 동분기 2.5배 급증

1분기 개인파산신청 4만5천명..2.5배 급증

[연합뉴스 2007-05-20 18:08]

서민경제 '한겨울'..일자리.금리 부담가중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박대한 기자 =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요?" 자영업을 하고 있는 A(52)씨는 최근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전체적인 경제 지표들은 회복을 알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개인 파산신청, 일자리, 서민 내수업종, 서민 기대심리 등 서민과 관련된 지표들은 A씨의 반응처럼 아직도 좋지 않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의 온기는 고소득층이 가장 빨리 느끼고 시차를 두고 저소득층으로 확산된다"면서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 회복의 기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저소득층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의 지속성이 중요하며 이를 결정하는 것이 구매력인데 최근 물가가 상승하고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임금상승률도 높지 않아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고용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현재의 흐름을 탄탄한 경기회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개인파산신청 2.5배 급증..올해도 사상 최대 우려

20일 재정경제부와 대법원,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개인파산신청자 수는 4만5천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천679명의 2.5배에 달했다.

 

1~3월까지의 개인파산신청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2만3천691명의 36%에 달해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에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개인파산신청은 1월 1만4천950명, 2월 1만3천875명, 3월 1만6천232명 등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3월의 신청자 수는 개인파산신청 제도가 만들어진 1962년 이후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다.

 

개인파산신청은 2002년 1천335명으로 연간 기준으로 처음 1천명을 넘어선 이후 2003년 3천856명, 2004년 1만2천317명, 2005년 3만8천773명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법원이 올해 들어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인파산 허가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개인파산신청 증가는 서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 연구위원은 "개인파산 신청은 경기 후행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우리 경제가 저성장을 지속한데다 특히 내수 쪽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 개인파산 신청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런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소득 개선됐지만 일자리.경기는 부진

올해들의 서민들의 소득이 다소 개선됐지만 일자리나 서민 업종의 동향은 그렇지 못하다.

 

통계청의 1.4분기 가계수지에 따르면 서민 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전국가구 1분위(소득 하위 20%)와 2분위(하위 21~40%)의 전년 동분기 대비 소득 증가율은 7.7%와 4.4%로 지난해 1.4분기의 2.4%와 3.3%보다 올라갔다.

 

하지만 일자리 사정은 다르다.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수는 1월 25만8천명, 2월 26만2천명, 3월 27만3천명, 4월 27만8천명 등으로 정부 목표치인 30만명을 밑돌고 있고 서민 종사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취업자 수는 1월 -7만3천명, 2월 -6만3천명, 3월 -3만2천명, 4월 -6만6천명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어들고 있다.

 

올해 1.4분기 서비스업 판매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5.5% 늘어나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숙박.음식업은 같은 기간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앞으로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월 소득 199만 이하 계층은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4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0.1로 1년 만에 기준치를 돌파했지만 월 소득 100만원 미만과 100만~199만원은 각각 96.1과 96.6에 머물러 이들 소득 계층에서는 아직도 경기에 대해 비관적인 가구가 더 많았다.

 

월 소득 200~299만원은 101.6으로 기준치를 넘었지만 400만원 이상(102.8), 300만~399만원(102.7)보다는 낮았다.

 

◇ 대출금리 상승 부담..물가 복병

대출 규제와 획일적인 신용평가 등으로 서민금융이 실종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의 상승세로 기존에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고 물가도 복병으로 도사리고 있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3월 말 기준 연 6.32%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64%포인트 올랐다. 1억원을 대출 받았다면 1년 동안 이자만 64만원 늘어났다는 의미다.

 

가계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서 1월 연 6.20%, 2월 6.25%를 기록하는 차츰차츰 오르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의 기준금리가 되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4월에도 크게 올랐고 이런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 서민들의 금리 부담은 앞으로도 만만치 않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 부담은 주요 은행의 1.4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의 증가세로 알 수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 말 0.57%에서 올해 1.4분기 0.76%로, 국민은행은 0.92%에서 0.95%로 각각 올라갔다.

 

4월 중순 이후 1개월여 동안 CD금리는 연 4.94%에서 5.07%로 0.13%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외화차입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단기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데다 최근 유동성이 증가해 또 다른 긴축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선 CD금리도 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별 상승률 1월 1.7%, 2월 2.2%, 3월 2.2%, 4월 2.5% 등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고 식료품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폼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4월에 2.9% 올라 3%에 육박했다.

 

문제는 앞으로 상승률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는 4월 원재료.중간재의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9% 올라 작년 8월의 7.1%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6달러대까지 오르는 등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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