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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계절, 봄이 찿아왔다!

두바퀴인생 2024. 4. 5. 06:48

 

 

생명의 계절, 봄이 찿아왔다!

하남 습지 자전거길 전경

하남 습지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다른 곳에는 아직 피지 않았으나 이곳에는 빠른 개화가 되어 자전거길과 산책로를 뒤덮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주변에 사는 많은 주민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꽃구경을 나왔다. 꽃을 보면 여자들은 특히 흥분되는 모양이다.

가을이 남성들의 계절이라면 봄은 여성들의 계절이다. 자신을 꽃에 비유하는 여자들은 나비가 찿아주기를 바라듯이 님을 기다리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노래 가사에도 나오듯이 여자는 혼자두면 안된다고 한다. 언제 어떤 놈이 채갈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처음 만나도 감언이설에 속아 따라가는 사람도 문제지만 남자는 여자를 보면 가만히 두지 못하는 종족번식의 본능 때문일 것이다.

꽃피는 봄이 오는 좋은 계절이지만 한편으로 불행을 겪는 사람도 많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는 사람도 많다.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좁은 길을 주행하면서 병행 주행하는 사람도 더러 많다. 병행 주행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불안감을 준다. 그리고 서로 부딪혀 사고날 확율도 높다. 내가 지나가면서, "병행주행하시면 안되요!" 하고 한다디 했더니 같이 가던 여자가 뒤에서 큰 소리로 웃는다. 웃긴다는 이야기다. 내 마음대로 가는데 니가 웬 참견이야는 듯이..... 정말 싸가지 없는 여자다.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길레 언듯 얼굴을 보니 더럽게 못생긴 여자다. 못생긴 것이 싸가지도 없다니 할 말이 없다.

자전거길 주변에는 봄나물을 캐는 아줌마들도 많다. 쪼그리고 앉아 나물을 캐는 모습이 보기에는 좋지만 사고날 위험이 많다.

요즘은 자전거길에는 남여 부부인지 연인인지는 몰라도 같이 주행하는 사람도 많다. 복장을 같은 색상으로 입고 열심히 달리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여러 사람이 무리를 지어 달리는 무리들도 많다. 젊은이들은 쏜살같이 지나가지만 중년 이상은 느린 속도로 천천히 가기에 추월하기도 어렵다. 3 ~ 5명 단위로 무리를 지어 달리면 지나가기도 좋지만, 연속하여 20~30명씩 줄을 지어 저속으로 달리는 모습은 보기에 짜증이 난다. 그런 경우 나는 쉼터에서 조금 쉬었다가 가는데 떨어져 가려고 쉬는 것이다.

국도관리청에서 관리하는 도로가 대부분 그렇듯이 팔당대교도 국도관리청에서 담당하는데, 몇 년째 개보수를 하지 않아 자전거 도로 상태가 엉망이다. 남북 양안 입구의 오르막 경사가 심하여 초보들이 오르내리기에는 어렵다. 또 교량 위 자전거길이 바닥이 파이고 좁은 것은 물론 오르막 경사지에도 바닥이 파이는 등 관리가 안되고 있다. 교량 위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지나가기에 매우 위험하다. 반대편에서 주행자가 다가오면 서로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피해가야지만 그런 곳에서도 빠르게 추월하고 속도를 내면서 달리는 인간들도 많다. 그래서 팔당대교를 지나갈 때마다 항상 불안하다.

신팔당 대교 신축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교각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스판을 올리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자전거 도로는 잘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

하남 습지 쉼터에는 푸드 트럭이 두 대가 있는데 2년 전에는 이용을 하였지만 토스트가 4,000원으로 오르고 나서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 토스트를 이런 가격을 받는 곳은 드물다.

유튜브 자전거 주행 관련 동영상을 보면 동부 5고개와 춘천가는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는 모습의 동영상이 많다. 반반한 얼굴의 여성을 내세워 보여주기식 동영상을 찍어 광고 수입이나 올리려는 사람도 많아 보인다. 자전거 주행의 어려움이나 고충, 경치좋고 달리기 좋은 길, 주행의 지혜, 어려움에 대한 솔직함 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미모 자랑, 몸매 자랑, 자전거 자랑, 옷자랑, 비싼 음식 자랑, 잘 달리는 모습 보여주기 등 알맹이 없는 볼 가치가 없는 동영상도 많다.

지난번에 자주 보았던 오리 아가씨의 최근 동영상을 오랫만에 보았는데, 얼마전 수원에서 대구까지 자전거를 직접 타고 배달하는 모습을 보았다. 가다가 넘어지고, 길을 헤매고, 먹던 빵을 떨어뜨리고, 어두운 저녁 숙소를 찿아가는 어려움, 이화령 고개 등 무수한 고개길을 힘들게 달리는 모습, 가는 곳마다 음식을 복스럼게 비우는 먹성 등 꾸미지 않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이라 친숙함을 느낀다.

요즘은 동영상 쵤영을 보조해주는 사람도 생긴 모양이다. 지나가던 길에 만난 구독자나 숙박할 숙소 사장님도 오리 아가씨를 알아보고 반가워 하는 모습이 무척 정겹다. 광고 수입은 어떤지 궁금하다. 그런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주 구독할 수 있도록 좋은 영상을 부단히 찍어야 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중미산 고개를 넘어려는데 양평까지 자전거 도로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모양이다. 어느날 양수역에서 양평 쪽에서 오는 자전거족에게 "양평까지 길이 뚫렸나요?" 하고 물었는데, 여자 자전거족이 대답하기를 "아니요~~"하고 지나간다. 무척 쿨하다.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를 사면서 주인에게 물었더니 "국수역까지 개통되었다"고 했다. 현수막에 3월 말까지 완료 한다던 이야기는 거짓말이 되었다. 그래서 벗고개와 서후고개를 넘어 문호리로 빠져나와 양수리로 돌아왔다.

 

4일 목요일에는 양수역까지 가서 주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벗고개를 넘을까 생각하다가 한참 기다려 보았지만 주행자가 없어 그냥 되돌아왔다. 혼자 주행하면서 같은 길을 주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다. 사고가 나더라도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강 철교는 항상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의 정원이 가깝고 양수리 두물머리도 가깝기 때문에 주말이나 평일에도 방문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강 철교를 달리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나무 바닥 소리가 '두두두'하며 들린다. 다리 남쪽 쉼터에는 사람들이 항상 붐비고 풍경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자전거가 지나가도 안하무인이고 잘 비켜주지도 않는다. 다리 중간에도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 처음에는 나도 그랬으니까 이해를 한다.

 

물의 정원에는 꽃밭에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몰려들어 산책을 하고 있다.주말에 연인과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찿아와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모두 폭 빠진다. 이곳은 천천히 지나가야 하고 충돌 사고에 주의하여야 한다.

 

고개길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북한강을 바라본다. 말없이 잔잔히 흐르는 북한강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수많은 영령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북한강. 인강의 초라한 모습에 비해 자연은 얼마나 이대한 것인지 왜소함을 저절로 느끼게 만든다. 오늘의 즐거움에도 만족하고 마음을 비우고 배려와 사랑으로 삶을 살아가라는 듯하다.

 

자전거 주행이라는 이런 즐거움이 언제까지 나에게 주어질 것인가? 사고는 언제 나를 찿아올지 모른다. 내가 아무리 안전에 유의하며 달려도 음주차량이나 난폭운전, 급발진 차량을 만나면 별 도리가 없다. 그래서 공도를 갈 때마다 무수한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 새터꺼지는 도로 옆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어 좌우측이 항상 위험한 곳이다. 저승사자들이 지나다니는 45번 도로를 달려 금남리를 경유 새터에서 바로 대성리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복귀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람 팔자 알 수 없다더니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안타까운 불행을 당했다며 서울 처가집 친척한테서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인께서 버스에 끼임 사고로 두개골을 다쳐 거의 아무런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버스 회사 주차장에서 난 사고인데, 위험한 곳에서 서 있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그분은 정식 직원도 아닌 임시직인데다 4대 보험도 없고 회사 총무일을 보면서 물품 거래처에 외상값도 있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회사에서 보상을 얼마나 해줄건지 알 수없지만, 생각해보니 사업하면서 잔뼈가 굵어진 냉정한 짠돌이 회장이 야박해서 거의 보상 희망이 없어보인다. 장애로 혼자 남아 있는 막내딸이 너무나 불쌍해보인다. 작년에 떠난 부인에 이어 또 큰 초상을 치르게 되었으니 걱정이 앞선다.

물려든 여러 사람들이 아우성이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망 보상금과 얼마 남은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집사람에게 입조심 말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사람이 이렇게 한 시대를 장식하고 역사의 무대 뒤안길로 떠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