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핵개발 秘史
'강심장을 가지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밀어붙였다.'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짓고 있던 영변형 원자로를 폭격하였다. 얻어맞고도 시리아는 침묵하였다. 비밀핵개발의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핵무장 국가이나 주변의 이슬람-아랍국가가 핵무기를 갖는 것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전략 방침을 갖고 있다. 이란이 핵무장을 하기 전에 이스라엘이 폭격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안보나 核정책과 같은 국가 생존의 문제에 관해서는 독살스러울 정도로 단호하고 때로는 철면피한 것이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핵개발의 아버지는 시몬 페레스 현 대통령이다. 페레스는 회고록에서 이 核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번도 「核무기 개발」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그 대신 「核무장 선택권」이란 의미이지만 사실상 핵개발을 뜻하는 「뉴클리어 옵션」(Nuclear Option)이란 용어를 썼다.
페레스는 이스라엘이 주로 프랑스의 도움으로 비밀核개발을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돌파해야 했던 여러 난관들을 설명했다. 그 중의 하나. 페레스 당시 국방차관이 1959년 아프리카의 세네갈을 방문하고 있는데 벤 구리온 수상으로부터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하라는 연락이 왔다. 비상사태가 발생한 줄 알고 돌아오니 벤 구리온 수상, 골다 메이어 장관,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 책임자 하렐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수상의 설명인즉, 소련의 첩보위성이 네게브 사막의 核시설 건설공사 현장을 촬영했고 이 사진을 갖고 그로미코 소련 외무장관이 지금 워싱턴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포스터 덜레스 美국무장관에게 그 사진을 들이대고서 미국과 소련이 힘을 합쳐서 이스라엘에 대해 核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으려 하는 것 같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특사를 미국으로 보내 간청을 해보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 페레스가 단호하게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리 이실직고하면 약점을 잡히게 된다. 그냥 가만히 있자. 도대체 소련 첩보위성이 찍은 사진에 뭐가 나오나. 땅을 판 구멍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딱 잡아떼면 그만이다』
이런 취지의 설득이 통해서 이스라엘 정부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서 核개발을 계속 추진해 지금은 核강대국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미 1960년代에 核폭탄 제조에 성공했고 지금은 약 400개의 핵폭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을 운반할 장거리 미사일 제리코 1, 제리코 2호도 실전용으로 배치된 지 오래이다. 小國이 강대국의 감시망 속에서 비밀리에 核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은 核무기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국제적인 압력으로 경제난에 봉착, 한때 核무기 제조는 보류하였던 인도를 비롯, 박정희의 좌절과 북한의 경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스라엘이 유독 核무장에 성공한 것은 벤 구리온과 페레스 같은 배짱 있는 정치인의 리더십과 자주국방에 대한 정치권의 전면적(全面的)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韓美국방장관 회담 때 럼스펠드 美국방장관은 서종철(徐鐘喆) 한국 국방장관에게, 『만약 한국이 핵개발을 시도한다면 미국은 한미 상호 방위조약의 폐기를 포함한 외교·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兩國관계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다』고 통보한 적이 있다.
박정희의 核개발 등 자주국방 의지에 대하여 미국 편에 서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이가 바로 김재규(金載圭) 당시 정보부장이었음은, 그의 항소이유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카터 행정부가, 自主국방 노선을 추진,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박정희에 대해서 한국內의 일부 재야 및 정치 세력을 조종하거나 인권외교라는 위선적 명분론을 들고나와 그를 코너로 몰았고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박정희 주변에도 많았던 것도 이스라엘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國論분열이 생기면 핵무장에 대한 국가의지가 꺾여버리게 되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끝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韓美연합군사령부가 해체되고 미국의 核우산의 제공 여부가 애매해질 때 한국의 지도층이 '우리도 핵무장하자'고 나설 수 있을까? 그럴 배짱이 없다면 한국은 영원히 2, 3류 국가로 만족해야 할 것이고, 노예근성을 고칠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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