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우면산의 여름 11 : 한국의 불행한 후진적 대통령들...... 본문
우면산의 여름 11 : 한국의 불행한 후진적 대통령들......
호국보훈의 달 6월도 호국영령들의 호곡 소리를 듣다보니 어느듯 소리없이 지나가고 어느듯 7월에 오늘이 벌써 소서이다. 장마도 아닌 폭우가 이튼간이나 쏟아지더니 서울 곳곳에 물나리를 겪었고 우면산 주변 마을은 노심초사 전전긍긍하였을 것이다. 아직도 서울에는 300여 곳이 넘는 산사태 내지 붕괴로 인한 매몰 우려 지역이 있다고 보고되었고 등급별로 나누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 산사태 사고 이후 우면산은 그동안 약 420억 원을 들여 군부대와 서울시가 나누어서 보강해왔는데, 상부 군부대 지역은 배수로 위주로 보강하였고 아래쪽 서울시 지역은 급류를 방지하기 낙차공, 구배 위주의 방법으로 보강하였다고 한다. 보강 방법을 놓고 말들이 많지만 아랫 쪽은 배수로 구배가 약해 물이 천천히 흘러가도록 만들었으나 갑작스런 폭우로 급류가 형성된다면 그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되어야 하고, 평소 쓰러진 나무 빨리 처리하기, 배수로 상에 낙엽, 나뭇가지 등을 수시로 치우고 정비해야 하며 아랫쪽 남부순환도로 옆 대형 암거와 배수 집수구는 비오는 그 날도 구청직원과 업체가 나와서 낙엽, 나뭇가지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평소 관리가 절대적이며 순찰, 보강을 수시로 하지 않으면 우면산의 산사태는 자연의 괴력을 다시 발휘할지도 모른다.
또 성토한 지역은 아직 땅이 다져지지 않아 물기를 머금고 진흙탕 늪지대가 되었다고 한다. 우면산 흙은 유기물이 많아 비만 오면 질퍽거리기 일쑤인데 그 흙을 그대로 성토하였다면 자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흙에 마사토와 자갈을 섞고 지하 암거 및 배수로를 만들어 배수가 잘 되도록 해주어야 함에도 주먹구구식으로 보강 공사를 한 모양이다. 그 공사를 해 온 가운데 또 공사 업자와 감독관 간에 어떤 밀실거래가 없었는지도 걱정이다. 그것은 바로 부실 보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찌 보강하였던 우면산이 다시는 산사태로 아까운 생명이 희생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조사 결과 서초동 일대가 가장 많은 우려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효령대군 릉이 있는 청권사 뒷산에서 강남성모병원과 팔래스 호텔까지 길게 이어지는 몽마르뜨 공원은 방배동 쪽으로 고급 아파트를 지으면서 경사진 산을 깍아 지었기 때문에 붕괴나 산사태가 가장 우려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이 높지 않고 계곡이 깊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옹벽이나 배수로, 암거, 낙엽과 나뭇가지, 쓰러진 나무들, 차단 시설, 경보 시설 등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언제 비참한 상황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 새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보면 공원 벤치나 어린이 놀이터 같은 곳, 심지어 길바닥에 그대로 잠들어 있는 노숙인들이나 술취한채 잠을 자는 사람들을 자주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쉼터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맥주캔, 막걸리통, 라면 용기, 소주병, 음료수 병, 담배 꽁초, 빈 담배갑, 휴지, 신문, 생수통, 테이커 아웃 커피컵, 빵 봉투 껍질 등 가는 곳마다 널부러진 어지러울 정도이다. 강남은 골목마다 각종 전단지와 스티커 등 광고물이 넘쳐나고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열심히 힘들게 쓸고 있다.
술에 취한채 잠들어 있는 사람, 사당역 근방
또 요즘은 여성 반나체 사진과 전화 번호가 찍혀 있는 전단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수 등 사채 전단지도 사방에 뿌려지고 있다. 대리운전 전단지는 요즘 좀 줄어든 느낌이다. 아마 경쟁사가 많이 출현하면서 대리업체 수익성이 감소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무절제한 전단지 광고에 대해서도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
전봇대, 현수막 광고를 버젓이 붙이거나 걸어두는 행위는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고 보행자의 시선도 빼앗는다. 또 사거리에는 부행자에 대한 운전자의 시계를 차장하고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담당 지역 구청에서 단속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계속 광고 행위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단속을 소홀히 하는 모양이다. 해당 단속 법규가 없거나 구청 조례라도 만들어 단속을 해야 함에도 이런 전단지 광고는 게속되고만 있다. 만약 이런 업무 관련 공무원이 평소 업무를 소홀히 하였다면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새벽 자전거를 타고 교대를 거쳐 강남역-뉴욕제과 뒷골목-교보 빌딩-신사역 먹자골목-신반포 아파트-고속터미널 쪽으로 지나가는 데 구경거리가 참으로 많다. 뉴욕제고 뒷골목은 토요일, 일요일 아침에는 젊은이들이 새벽까지 클럽에서 놀다가 쏟아져 나온다. 찿집에는 옹기종기 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거나 술이 취해 점을 자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짧은 미니에 짙은 화장, 물들인 머리, 입에는 대부분 담배를 꼰아물고 빡빡 피우고 있는 모습이 기관이다. 남자는 여자를 헌팅하려고 밤을 지새고 여자는 남자 주머니를 노리거나 인기 많은 연예인이나 돈많은 재벌 2~3세를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 일대에서 나름대로 반반한 얼굴을 가진 젊은 10대 후반~20대 내지 30대 초반까지 대부분 여성들이 몰려들고 있는 듯하다. 그곳에 올 정도까지는 대부분 성형 미인이 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였을 것이고 자신감을 갖고 나타났을 것이다. 대부분 돈을 벌 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불량한 친구를 잘못 만나면 그런 곳으로 끌려가고 탈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런 곳에 간다고 다 탈선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한 번의 탈선이 두 번이 되고 그기다 돈 맛을 들이게 되면 전문적인 원조교제나 매춘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 행복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해외 매춘 전선에 나가 있는 한국의 애국 여성들이 수십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말이다....
골목 입구에서 강남대로 방향에는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는데 새벽까지 성업중이다. 아마 그런 곳은 엄청난 이권이 개입되어 강남 조폭들이 관리하거나 독점하고 있을 것이다. 사방에는 넘치고 토하거나 각종 전단지 등 버린 쓰레기들이 골목 바닥에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 지하 클럽에서는 굉음이 땅 바닥이 진동할 정도로 빠른 음악소리가 울리고 있다. 이런 곳에서 만나 남여가 서로 사귀게 되고 결혼하여 잘 살런지는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 불행한 결과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난 장소가 그런 장소였기에 그 품성이 어디가겠는가?
모두가 환상을 보며 젊음의 아까운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듯하다. 생각과 사고의 급수가 낮으니 그들의 삶은 성공의 가능성은 희막하고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난 가뭄으로 농촌은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것이며 또 이번 폭우로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것이다. 아직도 농촌이 천수답처럼 비만 오기를 기다리는 농업은 탈피해야만 한다. 아무리 가뭄이 와도 이스라엘이 사막을 옥토로 바꾼 것처럼 상시 강물이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수시설이 구비되어야 할 것이다.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평생직업으로 변한 지금 취업이 어렵거나 정년이 되어 퇴직한 사람들이 귀농을 선택하여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혁신적인 작물과 시설로 많은 수확을 올리고 친자연적인 농법으로 경쟁력을 갖추어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또한 강풍과 폭우, 가뭄과 장마 등 자연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기지 우발적인 자연 및 인공 재해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기도 한다. 산불, 야생 동물, 급류 피해, 산사태, 각종 전염병, 가뭄, 장마 등 자연 재해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재기가 불가하여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기타 문화 시설, 의료시설 불비 등으로 노후에 병약해지는 몸으로 농촌에서 노후를 보내기도 힘들어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제 곧 방학도 시작되고 휴가철이 다가왔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남들이 휴가를 간다니 우리집도 가야할 것이다. 비록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남들에게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직장이라도 다니면 다행이다. 직장도 없이 하루하루 알바나 막노동으로 벌면서 살아가는 집안은 휴가를 꿈도 꾸지 못할 것 같다. 그런 부모를 보고 자식눔은 마구 보채지만 대책이 없는 걸 어떻게 하나.. ...마누라보기도 그렇고 자식눔들 보기에도 민망한 아버지는 저녁이면 술을 먹고 싶어도 돈이 있어야 하거늘 그럴 형편도 못된다. 그래서 편의점에가서 소주나 맥주, 그리고 땅콩이나 라면을 사서 동네 공원이나 어린이 놀이터에 가서 이 더러운 세상을 한탄하면서 하염없이 마시는 남편들이 많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나아질까? 신분과 상하가 확 뒤바뀌는 시대는 오지 않는가? 어떤 사상과 체제라도 좋다, 나만 잘 된다면 무엇인들 못하리요. 그래서 돈으라면 생명도, 정조도, 우정도, 가족도, 조국도, 양심도 져버리는 오늘날의 사람들 정신세계이다. 오늘도 희망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로또, 도박, 주식 등 일확천금을 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강남에는 요즘 호스트빠가 유행인 모양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경제적으로 주도권을 잡으면서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남자들이 사회적인 위치가 무너지면서 젊은이들은 성형과 미용을 하고 멋을 내면서 여성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돈 좀 있는 부자집 부녀자나 유흥가 마담들,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미혼녀, 이혼녀, 전문직 여성, 유흥가 술집 아가씨들 등이 즐겨 찿는 모양이다. 그러니 수백 곳이 성업중이지 않는가! 최근 강남 룸살롱 황제 사건 뉴스에서 나온 것을 보면에서 한 룸살롱에서 1000명이 넘는 아까씨들이 종업원으로 근무하는 곳이 있다니......
그래서 젊은 남자들이 호스트빠에 취업하기 위해서 줄을 선다고 한다. 돈은 있고 욕정에 눈먼 멋진 누나를 만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운동과 정력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쾌락은 바람같은 것, 건강한 남녀가 추구하는 정욕은 인체의 호르몬의 영향으로 감내하기는 힘들 것은 사실이나 함부로 휘두르다보면 불행은 반드시 뒤따라 찿아온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쾌락은 밥을 먹으도 배가 고픈 것처럼 종족 번식을 위해 조물주가 인체를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점인데, 그것이 정신적인 쾌락이 아니라 육체적인 쾌락이라는 점이 문제일 것이다.
사설 몇 가지를 요약해 싣는다.
중국 포위 전략 참여
지난 6월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들이 만나 열린 전략대화 끝에 발표한 성명은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전폭적인 지지선언에 대하여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보장관들은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안전을 위한 중국-아세안 행동규약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 공동성명은 중국·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일본의 이해가 뒤엉킨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에 개입해 중국과 대립하는 나라들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안보장관들은 인도의 동방(Look East)전략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인도와 대화·협력·관여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자는 데 합의했다.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해 아시아의 정치·안보·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지금 인도의 동방전략은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방대한 인구와 땅덩어리에서 중국과 맞설 나라는 인도뿐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인도의 아시아 전략과 미국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복귀 전략의 제휴는 중국의 핵심 이해를 위협하고 아시아에서 전략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는 한·미·일 안보축으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이런 전략적인 행위에 우리들이 적그적으로 참여하고 잇다는 것은 대중외교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까지도 대중외교에 항상 무시당하고 있는 중에 이런 대미올인 정책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동맹체제를 더욱 강화하려 할 것이며 한국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대한정책을 더욱 추구하게 만들 것이다. 중국의 패권주의는 향후 더욱 강화될 것인바,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이나 만리장성 연장 문제, 고구려 역사 왜곡 문제, 발해 역사 왜곡 문제, 탈북자 북송 문제, 서해안 어업분쟁 문제, 이어도 문제, 대륙붕 문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문제, 첨단기술 유출 문제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기에 더욱 이번 성명은 양국간에 외교, 국방, 안보 측면 뿐만 아니라 기타 분야에서도 갈등관계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핵재무장 의혹
일본이 원자력 관련법에 '안전보장'이란 표현을 삽입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의회는 지난 20일 원자력규제위원회 설치법을 통과시키면서 법의 목적을 규정한 1조에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아울러 1955년에 제정된 원자력기본법 2조를 고쳐 원자력 연구와 이용, 개발의 기본방침에 '국가의 안전보장'을 추가했다. 일본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동북아의 핵 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역대 대통령의 후진적 비극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 열 분이 거쳐갔다. 선출 과정의 적법성(適法性) 여부를 떠나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 가운데 대통령의 직계 가족과 친인척 비리·특혜 의혹이 법원 기록, 국회 속기록, 언론 보도에 오르지 않았던 경우는 이승만 윤보선 최규하 세 대통령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더 뜯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승만 대통령은 5대 독자였다. 열여섯 살에 결혼한 첫 부인과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으나 일찍 잃었다. 환갑(還甲) 무렵 재혼한 부인은 오스트리아 출신 여성이었다. 친가(親家) 쪽도 처가(妻家) 쪽도 사람 그림자가 오히려 그리운 처지였다. 그런 이 대통령도 말년에 양자(養子)를 들이고, 그 양자의 아버지 이기붕씨를 부통령으로 만들려다 4·19혁명을 부르고 말았다.
윤보선 대통령은 4·19 이후 채택한 내각책임제 헌법 아래서 실권 없는 명목상의 국가원수로 재임 기간이 채 1년도 안 됐다. 최규하 대통령 역시 유신(維新)과 또 다른 군부 정권 사이에 끼여 대통령 권한을 사실상 행사하지 못했다. 결국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직계가족과 친인척의 비리로부터 자유로웠던 대통령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한국 대통령 가족의 운명은 초보적(初步的) 3단논법이 지배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예외(例外) 없이 직계가족과 친인척 비리에 걸려 넘어졌다' '오는 12월에 선출할 대통령도 가족과 친인척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러므로 그 역시 이 후진국형(後進國型) 비극을 비켜가지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은 자기만은 기어코 이 한국적 3단논법의 고리를 끊고 말겠다는 결의(決意)를 다지며 취임했다.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가족회의를 열고 과거의 사례를 들어가며 주위를 엄계(嚴戒)하기도 했다. 각 대통령 지지자와 추종자들은 자기들이 모시는 대통령만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허무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느 누구도 국민을 향해 구조(救助) 요청 신호를 보내오지 않고 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이 비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또 감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말하기에 앞서 대선 주자들은 지금 당장 언제 무슨 소리를 내며 무너질지 모를 자기 발밑부터 먼저 살펴야 한다.
[강천석 주필]
국군 장병을 죽게 내버려 둔 대통령
10년 전인 2002년 6월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들이 근접차단에 나선 대한민국 해군 고속정 참수리357호에 오전 10시25분 기습 공격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참수리호가 격침되고 정장인 윤영하 소령을 비롯, 한상국·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이것이 겉으로 나타난 제2연평해전의 대강이다.
그러나 그 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실상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치밀하게 계획된 북한의 도발’을 ‘우발적 충돌’로 축소·은폐·조작해 왔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NLL을 사수하려는 군의 노력을 폄훼(貶毁)해온 역대 정권의 10년 죄상은 다음과 같다.
제2연평해전 이전 군 수뇌부는 다양한 도발 징후를 포착했음에도 이를 모두 묵살했다. ‘발포’라는 용어가 담긴 북한군 교신(交信) 내용 등의 정보보고도 7회에 달했다. 하급부대로 전파하지도 않았다. 1999년 6월15일 제1연평해전 이후 북한의 보복 다짐, 거듭되는 NLL 도발 및 무력화 시도를 고려하면 이적(利敵)행위에 가깝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과 부상장병 등이 지난 25일 군 지휘부 12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손해배상 소장에서 “무고한 병사들의 생명과 국가 재산을 잃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시한 이유다.
반격에 나선 해군에 사격중지 지시를 내려 제대로 응징하는 것조차 막았다. 교전 직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우발적 충돌로 결론지었고, 같은 내용의 북한 통지문이 오자 그대로 수용했다. 그리고 군통수권자인 김 대통령은 7월1일의 전사장병 영결식에도 참석 않고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일본으로 갔다. 교전 다음날 예정된 금강산 관광선을 출항시켰다. 김대중 정권에서 외교안보 책임자였던 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에도 북한군의 NLL 침범사실을 시인하지 않고 도리어 “해군이 (작전)통제선을 넘어간 잘못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노 정권 기간 중에는 더 심해졌다. 급기야 고(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은 2005년 전사한 남편을 홀대하는 대한민국에 더 이상 살기 싫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야 ‘서해교전’ 명칭이 ‘제2연평해전’으로 바뀌고, 추모행사도 정부기념행사로 승격됐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들에 대한 폄훼의 역사를 이제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범(汎)정부적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철저히 재규명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 역시 국정조사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안보를 도외시하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한 대통령들을 측근들이 성군으로 만들기 위해 안감힘을 쏟는다고 성군이 되는 게 아니다. 역사는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다. 조선의 역사를 보아도 왕이 훈구대신에 휘둘리고 외척에 휘둘리고 편협된 사상에 빠져 민생을 도외시 하고 국방을 소홀히 하였던 군주들은 대부분 백성들의 삶이 비참하였고 자신들만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권력을 농단하고 사치와 향략에 빠져 잇던 시절이엇다. 그런 시절에는 군주는 대부분 나라를 망쳐먹었고 사방에서 민초들의 반란이 극성을 부렸다. 그러던 시절을 지금 우리 사회가 다시 반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산업화 50년, 민주화 25년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에 시동을 건 지 50년이 되었다. 그리고 87년 6·29선언 이후 25년이 지났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이뤄낸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으나 정작 우리는 그 결과 우리 사회가 오늘날 어디에 서있게 되었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는 못했다.
우리가 산업화에 성공한 것은 분명하다. 조선·전자·반도체·철강·섬유·석유화학이 모두 세계 5위 안에 들고 있다. 수출은 7위다. 삼성이 소니를 꺾었고 현대가 포드를 제쳤다. 60년 인구의 63%를 차지하던 농업인구는 이제 6%로 줄었다. 그러나 압축적 산업화는 경제력 집중, 부와 소득격차의 확대, 계층의 고착화를 가져왔다. 세계 15위 경제대국이 되었으나 우리 사회의 범죄율·자살률은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 민주화로 국민의 인권과 자유는 신장되었으나 국가 기능은 위축되었다. 개인과 이해집단의 목소리는 커졌으며 공동체의 방향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은 지연되고 자주 실종되었다. 위기를 맞고서야 외부 힘에 의해 겨우 필요한 개혁이 이뤄지게 되었다.
산업화의 전반기는 정부의 지원과 보호로 시작되었고 후반기는 개방과 자유화로 깊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전반에서 국가의 지원과 보호로 얻은 기득권은 후반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다. 후반 경기의 운동장은 평평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자유경쟁은 공정경쟁이 되지 못했고 사회적 평등은 후퇴하게 되었다. 민주화로 약화된 공적 권력의 공간을 사적 권력이 점유하며 우리 사회 각 부문에 재벌들의 영향력은 크게 확대되었다. 언론·법조·학계·의회·정부·문화계 거의 모든 부문에서 그렇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심화는 결국 금권을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력으로 부상시켰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서로 보완적이기도 하고 대립적이기도 하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자유·경쟁이라는 가치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는 또한 사회의 평등을 쉽게 무너뜨리기도 한다. 정치에서는 개인의 지식과 정보력, 판단력, 사회적 결정을 준수하는 책임의식 등에 상관없이 '1인 1표'로 대표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자본력, 개인의 생산성, 계약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생산과 분배에 대한 결정력이 달라진다. '1원 1표'인 것이다. 더구나 한국의 자본주의는 1원 1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재벌의 지배가족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35대 재벌의 총수 일가가 가지고 있는 평균 지분은 전체 지분의 4.4%에 불과하며, 1%에 못 미치는 재벌들도 있다. 이런 지분을 가지고도 전 계열사를 순환출자로 묶어 지배하고 그 경영권을 세습한다.
오늘날 시장자본주의의 실패는 대중민주주의의 실패이기도 하다. 미래시민이 대표되지 않는 선거제도에서 정치인들은 늘 현세대에 유리한 정책을 경쟁적으로 공약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미래세대의 부담과 고통을 늘리는 팽창적 재정금융정책, 구조조정의 지연, 빚 떠넘기기 정책을 채택한다. 쉬운 과일(low-hanging fruit)을 따먹는 경제를 지속시키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선거가 잦을수록 이런 취약점은 더해진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국가권력이 시장권력을 압도하며 이들과 유착한 것이 문제였다면 오늘날에는 시장권력에 압도돼 국가정책이 이들에 포획되는 것이 문제다.
한국의 시장권력은 이미 세습권력이 되었다. 반면 대통령은 5년마다 바뀌고 정당의 간판도 수시로 바뀐다. 여야 정당 모두 지금의 간판을 내건 지 반년에 불과하고 19대 국회의 60%가 초선 의원이다. 산업화의 바탕인 자본과 기술은 빌려 쓰고 모방하면 되었다. 반면 민주화의 바탕은 제도·규범·전통이다. 타협과 절제의 문화가 있어야 하고 튼튼한 정당과 객관적이며 엄정한 언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원, 그리고 권위 있는 정부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내부에서 자라야 한다.
산업화 50년, 민주화 25년-. 이제 한국은 새로운 정치·경제의 틀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60년대 초반 우리는 경제제도, 정부조직의 광범위한 개혁과 더불어 땀으로 산업화를 시작했다. 80년대 후반 우리는 피를 흘리며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것들이 합쳐져 오늘날 한국의 경제구조, 정치형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는 여기서 또 한 단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은 외부로부터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새로운 국가권력구조, 시장제도를 창출해 나가려는 노력으로 시작해야 한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경제학
개헌 논의, 허와 실
대통령 단임제, 권력 과잉으로 문제점 노출, 권한 축소하고 연임제하면 다 해결되나?
그간 개헌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도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경우 개헌을 계속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논의가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소모적인 차원에 그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첫째, 개헌론이 불순한 정략(政略)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07년 개헌을 주장했지만 임박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비춰지는 바람에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친이(親李) 한나라당 중진들이 수시로 개헌을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박근혜 쪽을 흔드는 정치적 의도를 감춘 것으로 풀이되는 바람에 분란만 일으켰다.
둘째,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현행 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이다. 현행 헌법은 25년 전 민주화 운동의 결실이다. 이전까지 헌법은 대부분 집권자의 권력욕에 따라 주물러지는 바람에 수명이 평균 5년을 넘지 못했던 기형아다. 반면 현행 헌법은 국민적 자부심과 지지 속에서 태어났으며, 지난 25년간 순탄한 정권교체를 가능케 한 제도적 틀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의 압도적 개헌 지지와 달리 일반 국민들의 개헌 지지는 대개 40~50% 사이에 머물러 왔다.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이 많기는 했지만 절대적이진 못했다. 대안에 대해서도 '무응답'이나 '모름'이 많았다. 이 정도 열기론 헌법을 바꾸기 힘들다.
문제는 그 사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현행 헌법에 담긴 시대정신은 독재권력의 장기집권에 대한 원천봉쇄다. 그 장치가 바로 대통령 5년 단임제다. 현행 헌법은 그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 대신 그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지나친 권력집중과 무책임이다.
문제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의 형이 만사형통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 형의 비서 출신이 공직은 물론 공기업이나 정부 투자기관, 심지어 이미 민영화된 포철과 같은 세계적 기업의 인사에까지 끼어들 수 있었던 것 역시 마찬가지다. 지나친 권력집중이 주변의 권력남용과 부패를 키우는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무책임은 단임제에서 나온다. 재집권이 불가능하기에 일단 집권하면 독선으로 치닫는다. 정권 초 쇠고기 협상부터 최근 일본과 군사정보교류 협정까지 MB정부가 보여준 밀어붙이기와 거짓말 시리즈는 대표적인 무책임 사례다.
특히 임기 말 대통령의 무책임은 자신의 지지 세력인 여당과의 갈등으로 비화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력 대권 후보인 박근혜 의원과의 갈등이 현 시점의 예다. 정권을 마무리해야 할 청와대와 차기 정권을 잡아야 할 집권여당의 계산법은 틀리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은 국정의 파행과 마비를 불러온다.
이처럼 헌법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헌법을 바꿔야 한다. 그동안 학계는 물론 정치권 내에서도 많은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 현재의 문제가 권력집중과 무책임이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헌의 큰 방향은 곧 권력분산과 중임 허용이어야 할 것이다.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이원정부론'이다. 4년 중임제는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줄이고 두 번까지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원정부론은 대통령에게 외교·국방 등 외치(外治)를 맡기고 총리에게 나머지 국정운영의 대부분인 내치(內治)를 맡기는 방식이다.
개헌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헌이 어려운 것은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헌은 나라의 기본 틀이기에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담아야 한다. 특정 정파의 정략이 끼어들어선 안 된다. 그래야 논의가 소모적인 분열이 아니라 생산적인 국론 형성 과정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차기 대통령이 임기 초반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논의를 본격화해 차기 대권주자들이 공약으로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 논의를 시작해야 할 적기(適期)다.
연애 열풍에 빠진 나라
한국 사회는 ‘연애’ 열풍에 휩싸여 있다. 연애의 시대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결혼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는 상관이 없다. 커플링과 커플티, 커플 팝콘과 커플 좌석. 커플 휴대전화요금제와 커플 단축키. 점심 식사 후 커피 전문점 커피잔을 손에 들고 도심을 걷는 직장인들처럼 ‘연애’는 이 도시의 ‘문화’가 되었다. 도시인들은 문화를 즐기듯 ‘연애’를 먹고 마신다. 소비하고 즐긴다.
TV드라마 보면 낭만적 환상 가득
향내 나는 촛불 하트를 만들고 꽃다발을 준비한 채.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고 와인 잔을 부딪치면서. 여친을 위해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선물을 준비하며. 100일과 200일을 기념하면서. 미니 밴을 타고 남산을 드라이브하면서. 프러포즈는 공개적인 것이어야 하기에 여성들은 깜짝 이벤트와 감동의 프러포즈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SNS는 하루 종일 도시의 혈관을 타고 수도 없이 공중으로 날아다닌다. 미니홈피에는 매일같이 새로운 커플 사진과 커플 일지가 공개된다. 연애는 도시문화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도시문화의 경품 혜택과 소비를 위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텔레비전은 다양한 짝짓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우리 결혼했어요’(약칭 ‘우결’) ‘짝’ ‘러브 스위치’라는 프로그램. ‘연애’는 세련되고 화려한 ‘도시 문화’를 만끽하게 한다. 낭만적 환상을 소비하게 한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연애’의 환상을 완성시킨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도시 골드 싱글 남녀의 시크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화려한 도시적 연애를 보여준다. 장동건과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이들은 미드 ‘섹스 앤드 더 시티’의 골드 싱글녀를 한국판 골드 싱글남으로 바꾸어 놓은 인물들이랄까. 혹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 F4를 꽃중년 4인방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랄까. 지나치게 완벽한 외모에다 보디 스펙은 ‘장난’ 아니고 ‘패션의 리더’에다 인테리어가 완벽한 집. 이들의 직업은 어떤가. 건축설계사와 변호사, 청담동 카페 사장.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품들은 라이프스타일의 우아함을 더욱 빛나게 한다. 완벽한 드레스룸과 만년필 녹음기, 하얀색 지프차(일명 베티). 그들과 연애를 구성하는 골드 싱글녀들은 어떤가. 빼어난 외모의 골프선수에다 준재벌인 유학파, 신이 내린 직장 고등학교 여교사, 청담동 빌딩 건물주.
꽃중년 4인방이 햇빛이 잘 드는 카페 유리창 앞에서 파스타와 브런치를 먹을 때, 그들의 까칠함과 섬세함과 배려가 장난스러운 수다나 달콤한 연애로 이어질 때, 우리 시대 연애는 그야말로 ‘시대의 로망’이 된다. 경제적 전문적 능력과 완벽한 외모와 화려하고 세련된 매너 그리고 소품들. 드라마에서 연애는 우리 시대 현대인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나르시시즘을 만족시켜 준다.
현실엔 돈-학벌없는 ‘찌질남’넘쳐
“엄마, 나, 저런 남자와 결혼할래!” 사춘기를 막 지난 딸은 드라마를 보며 내게 말한다. 그럼 나는 다부진 말로 대꾸한다. “저런 남자는 드라마에만 있는 거거든. 꿈 깨!” ‘그래봤자, 결혼하면 지지고 볶고 아내는 잔소리가 늘고 남편들은 퇴근하면 집 들어가기 싫어할 게 뻔한데…’ 하는 말을 나는 애써 목구멍으로 삼킨다. 그렇다면 나는 딸아이에게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함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멋진 허구’로라도 현실의 남루함을 덮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 것일까, 고민한다.
로맨틱 코미디는 발랄하고 화려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시크릿 가든’ ‘파리의 연인’ ‘최고의 사랑’. 그 전에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프린스 1호점’이 있었다. 재벌 2세가 사극으로 가면 왕으로 등장한다(‘해를 품은 달’). 까칠하지만 로맨틱한 재벌 2세, 시크한 라이프스타일과 감각적인 대사. 그들과 단 한번이라도 사랑에 빠진다면. 여성들의 사춘기적 낭만적 환상은 스크린 위에서 잠들 날이 없다.
이를테면 현실에서 대형마트의 피자와 치킨은 얼마나 ‘착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지. 왜 베이커리 체인점과 커피 전문점까지 영업 확장을 하고 있는지. 중소기업과 하청업자들이 얼마나 재벌기업에 쩔쩔매며 그들의 생명을 담보 잡히고 있는지. 현실 속의 ‘까도남’들이 얼마나 실제로 ‘까칠하게’ 장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왜 우리는 침묵하는가. 왜 드라마 속 ‘까도남’들은 언제나 스마트하게 잘 생겼는지. 이윤추구를 위해 강제 인수합병하는 이들이 어떻게 모든 것을 희생하고 여자를 위한 사랑의 로맨티시스트가 되는지. ‘명품 백’ 선물은커녕 돈도 학벌도 제대로 없는 ‘찌질남’들은 어쩌란 말인 것인지. 정규직 보장도 받지 못한 20대가 수두룩하기만 한데. 스크린은 허구에서라도 끔찍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을 거대한 환상으로 위무해주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24시간 편의점 알바생의 최저 시급은 아직도 4580원이다.
김용희 평론가·소설가·평택대 교수
술에 관대한 사회, 술범죄를 방치하는 나라
고속도로, 국도 휴게소는 술을 팔아 매출을 올리는 곳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가까운 마을에 울타리나 철조망을 뚫고 술을 먹으로 가는 화물차 운전수, 맥주, 소주를 반주 삼아 음료수 삼아 자연스럽게 마시고 운전대를 다시 잡는 운전자들. 80명 중 17명은 술을 마시고 운전한다고 한다. 이제는 고속도로나 국도를 차를 몰고 가는 게 죽음의 행진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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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사진)충북 청원의 옥산휴게소가 술 마시기 위해 나가는 운전자를 막으려고 설치한 철조망. /오종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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