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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경제 전망, "엔화의 역습, 하반기 1100원대..."

두바퀴인생 2009. 8. 2. 17:19

 

 

[미네르바 경제이야기 ⑥] 2009 엔화의 역습, 하반기 1100원대까지 간다
 
 


 
1. 엔화 폭등에 금리 6% 이자폭탄

2007년 3% 저금리로 원화 대출보다 싼 최대 10년까지 가능하다며 은행 창구에서 밀어내기 대출을 했다. 싼 엔화를 빌린 개인은 부동산에, 중소 기업들은 공장 시설 확충에 투자했다. 이 와중에 어떤 중소기업은 2% 대의 싼 엔화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2008년 들어서 상황이 반전되었다. 지난해 엔화가 1500원대로 폭등하자 금리가 6.06%까지 올라 중소기업과 서민의 목을 조르게 된다. 급기야, 2008년 12월 23일.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는 엔화 대출자 모임 회원들이 엔화 대출 금리를 인하하라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장면은 TV 화면을 장식했다. 2008년 말 기준 국내 총 엔화 대출액은 2007년에 비해 42.2%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엔화 대출로 사업을 일군 법인들과 개인들은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는 욕을 삼켜야만 했다. 엔고가 폭등하자 제조업 부품과 기술, 사금융은 물론 심지어 인기 방송 프로그램과 애니매이션 등까지 엔고로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측에서 누가 엔고에 대해 걱정된 목소리를 냈는가? 엔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도 미국발 경제 위기와 맞물린 경제 위기론에 묻히고 말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엔고 보다 오직 세계적으로 약세로 치달을 게 분명한 달러에 대해서만 부정과 긍정적인 전망을 엇갈리게 내놓았다.

2. 엔화 1600원대 급등 이유

지난해 부터 오르기 시작한 엔화가 올 3월 1600원까지 폭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부터의 글로벌 경제 위기로 앤 캐리가 청산이 돼서 일본 내에서 엔화가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일본 국내 은행에서 미국 FRB가 제로 금리가 되자 굳이 더 이상 앤 캐리 트레이드로 엔화를 싸게 빌려서 쓸 필요가 없어졌다.

미국이 제로 금리로 일본과 금리가 같아지자 사실상 앤 캐리의 금리 매리트가 사라졌다. 외국자본들은 엔 캐리 파생 상품으로 엄청난 손해까지 보자 엔화를 청산했다. 한국에서도 엔화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 12월에는 엔화 환율이 1500원까지 자연스럽게 폭등했다. 2009년 3월에는 1620원까지 올라갔다.

3.엔화 1000원대 떨어뜨리기 위해선

이런 상황에서 엔화 환율을 과거와 같이 1000원대 밑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국제적으로 앤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되어 일본 금융권과 미국-유럽 은행들로부터 엔화 차입 여건이 개선되면서 엔화 환율이 점차 떨어진다. 둘째, 일본 현지에서 한국에 직접 투자를 통해서 엔화 차입 여건을 개선시킨다.

2009년 상반기 현실로는 엔화 환율 하락 요인이 1번보다는 2번의 경우에 가깝다. 2009년 3월 12일 도쿄에서 휴먼 하모니 앤드 인터내셔널 파트너스 재팬(HH&IPJ)이 한국에 1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일본 부동산 사모 펀드인 바니 월드가 인천 송도에 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즉 이젠 엔화 자금이 단순 금융권 돈놀이가 아니라 엔화 환율 상승에 따른 한국 국내 자산 투자로 옮겨 붙고 있다. 국내 자산의 일본 지분 증가는 분명 경계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원-엔화 환율 격차를 이용한 투자 유치도 현재의 엔화 환율을 단기간 내에 진정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투자 유치도 부동산보다는 되도록 대일 무역 적자의 상당 부분인 부품 소재 중심의 공단 유치가 낫다. 그나마 엔화 환율 상승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4.올 하반기 엔화 환율 1100원대 추락

결국 현재의 바클레이즈 캐리 트레이드 지수가 바닥권에 근접한 상황에서 200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앤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시작되고, 현재의 대일 무역 수지 적자 감소로 인해서 2009년 하반기에는 엔화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것이다.

일본 국내의 경기 악화와 정부 차원의 수출 기업 보호 때문에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앤 캐리 트레이드를 시작할 것이다. 한국 내에서도 엔화 환율 상승에 따른 일본 현지 기업 유치로 엔화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쉬워져 장기적으로 엔화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급격한 환율 변동성은 최소 2년 이상 감수해야만 한다. 이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 지원은 결국 열악한 중소기업 특성상 정부 몫이다. 따라서 일본계 자산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부동산과 같은 자산 투자 방식이 아닌 산업 재원 투자를 유도해야만 하다. 그것이 엔화 환율 상승을 좋은 쪽으로 이끄는 길이다.

5.일본의 자본 침투 경계해야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 역사를 보면 1896년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한국 최초의 증권시장인 인천 미두 취인소로 조선 자본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는 말은 한국과 같은 장기간 식민지 경험을 가진 국가에게는 예외다. 일본은 1852년 미국 해군 제독 페리에 의해 강제로 개항을 했다.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바람의 검심’의 배경이 되는 메이지 유신을 거친 후 대륙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일본의 제 1공격 타깃은 언제나 한반도였다. 한국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기 때문에 일본의 자본 침투 반드시 경계 해야 한다.

 

 

우면산 계곡


경제용어

헤이세이 (平盛 ) 불황
1989년 쇼와(昭和)천황의 뒤를 이은 헤이세이(平成)천황의 취임과 더불어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경제불황을 가리킨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그가 취임하던 해 거품이 걷히기 시작해 일본 경제 전체를 장기 불황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즉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투자했던 돈이 거품처럼 사라졌고, 대출을 얻어 부동산을 샀던 기업과 개인은 은행에 돈을 갚을 수 없어 파산이 속출했다.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은행들도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앤 캐리 트레이드

해외 금융시장에서 국가간 금리차를 이용한 국제적 안전 투자를 의미하는 게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다. 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제 3국의 달러, 원 자산을 매입하여 얻는 투자 기법이다. 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 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울 때 봇물 터지듯 시작되었다. 중요한 것은 환율로, 달러로 바꾼 엔화를 다시 되갚을 때 환율이 폭등한다면 손실폭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바클레이즈 캐리 트레이드 지수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가 개발한 캐리 트레이드 지수를 가리킨다. 이 지수가 바닥권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캐리 트레이드의 위험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달러 약세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저금리인 달러를 빌려 기대수익이 큰 다른 통화로 갈아타는 흐름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서초동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