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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경제 전망, "미국 달러화의 현주소는?"

두바퀴인생 2009. 8. 1. 12:19

 

 

[미네르바 경제이야기 ⑤] 미국 달러화의 현주소는?
 
                 달러 홍수…한국판 서브프라임 올 수도
 
 
 


미국의 최대 수출품은 ‘달러’

미국 최대의 수출품은 무엇일까? 자동차도 아니고, MS(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도 아니다. 바로 ‘달러’다. 일본이나 한국·대만과 같은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기 나라 안에 미군 기지와 막대한 양의 달러를 쌓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를 흔히 기축통화라고 부른다. 미국은 전 세계에 140여 개의 미군 군사 기지를 거점으로 군사력에 밑바탕을 둔 달러의 지위를 유지했다. 즉 ‘달러의 힘=미군 군사력’은 세계 패권 헤게모니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달러는 미국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FRB)·IMF·세계은행(WB)·BIS(국제 결제 은행) 등 여러 국제적인 기관들에 의해 그 세계적인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하나 같이 다 한국과 연관성이 있다.

2008년 제2차 외환 위기 당시 한국은 미국 FRB 300억 달러의 통화 스왑 계약을 해서 외환 시장의 열기를 식혔다. IMF는 한국에서 경제 식민지의 논란으로 신문 1면을 장식했다. BIS(국제 결제 은행)의 결재 기준은 이젠 너무나 유명해서 은행에서는 마치 성경책의 신의 기준과도 같이 떠받들어질 정도다.

생각 이상으로 미국에 종속 되어 있는 세계 경제 체제에서 미국이 누릴 수 있는 최대 이점은, 자국 내에서 달러를 계속 찍어내면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 상품인 달러와 미 재무부 채권들을 인쇄기로 찍어, 아시아 주요 수출 국가들의 외환 보유고로 밀어 넣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즉. 빚을 수출하는 것이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덫

중국은 2004년 이후, 매년 한국의 총 외환 보유고를 웃도는 무역 수지 흑자 증가, 8% 이상에 달하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이로 인해 중국은 엄청난 달러유입으로 국내 물가 상승과 주요 대도시 내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말 그대로 ‘자산 인플레이션’이라는 덫에 걸려 들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는 서브 프라임 사태 이전에는 신용 수축과 경제 불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수출 주도의 경제로 성공한 국가들은 미 재무부 채권과 같은 미국 달러 표시 부채 증서로 구성된 엄청난 외환 보유고를 기록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중국이다.

총 외환 보유고의 70%가 달러 표시 자산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외환 보유고는 국내 은행으로 하여금 이를 담보로 돈을 찍어내게 했고, 이런 풍부한 통화 유동성은 곧바로 대출 증가로 이어져 자산 인플레이션이라고 불리는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집값 상승분을 담보로 한 대출 증가는 소비로 연결되어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중국은 한국과 같은 자산 인플레이션 상황이다. 이제 중국에 가서 물가가 싸다고 하면 말 그대로 ‘싸대기’를 맞는 상황까지 왔다.

노무현 정권 부동산 가격 급등 요인

한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제1차 IMF 이후 단기간에 올라간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미국의 변수가 특히 강했다. 1997년의 37억 달러의 초라한 외환 보유고로 경제 식민지로 비하되기까지 했던 상황이 불과 10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의 외환 보유고인 27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국 금리와 국내 부동산 자산 가격은 동시에 연동해서 움직인다. 미국은 IT 버블 붕괴 이후 FRB 저금리 정책이 나오고부터 시작된 국제적 달러 홍수 속에서 그 달러들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 달러들이 국내에 유입되자 유입된 달러를 담보로 대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아무리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민간 부동산 가격 폭등세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써도 그런 시도 자체가 무의미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부동산 가격 급등은 해외변수가 막대한 무역 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에 따른 달러 국내 유입이 작용했다. 2005년도에 들어 오면서 부동산 양극화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과열됐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87%에 달하는 나라가 되었다. 미국이 서브 프라임 시한 폭탄이 터졌을 당시 100%였던 것에 비교해 볼 때 현재의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달러 부활, 한국판 서브프라임 재판?

그래서 규제 해제에서 유턴해 결국 LTV(대출 가능한도)로 때려 막을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지난 7일 LTV 비율을 60%에서 50%로 낮췄다. 이런 저금리 기조 상에서는 일반 가계의 금리 부담이 낮아짐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저금리 상황을 이용하여 가계 부채를 청산하면서 빚을 줄인다.

둘째, 저금리 를 이용해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폭등세를 예상해 돈이 될 만한 부동산이나 자산을 저금리 대출로 사 모아서 재산 증식의 기회로 이용을 한다. 문제는 두 번째 전략에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한국판 서브 프라임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올해 무역 흑자 추세에서 6월 사상 최대 무역 흑자인 74억 39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가할 수밖에 없었다.

무역 수지 흑자와 같은 대규모 달러 자금의 유입으로 인해 추가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달러 기축 통화 논란 자체가 미국의 금리 인상 유발 요인의 하나로 작용해 한국 내 자산 가격 폭락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의 부활이 가져올 후폭풍은 단순히 먼 나라의 흥미거리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다. 이것은 어찌 보면 한국의 원화라는 마이너 통화가 가지는 숙명적 비애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각자 최소한 개인적 대비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면산의 여름

경제용어사전

● 인플레이션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종래에는 인플레이션을 통화팽창이라고 보았다. 최근에는 물가수준의 지속적 상승과정으로 정의한다. 물가수준은 많은 개별상품의 가격을 일정한 방법으로 평균하여 산출한 물가지수(price index)로서 측정한다.

● 디플레이션
화폐 가치가 상승하여 물가가 일반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신용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저소득층을 상대로 한 미국의 주택 담보 대출을 말한다. 미국의 TOP 10에 드는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면서 시작된, 미국만이 아닌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온 연쇄적인 경제위기를 불러왔다.

● LTV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oan To Value ratio). 일반적으로 LTV는 60%를 적용 받는다. 그러나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택투기지역으로 묶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의 경우 40%다. 정부가 지난 7일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모든 지역의 LTV를 60%에서 50%로 낮춘 것은 대출을 규제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정부는 15일에도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집값이 계속 오르면 LTV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겠다”며 집값잡기에 대해 의지를 밝혔다.

                                             -서초동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