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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삼성,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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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태평로 삼성 본사 건물 앞에 삼성 사기와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
![]() △ 이건희 회장은 여전히 <중앙일보>의 최대 의결권을 가진 주주일까? 삼성그룹 사장단들과 함께 걸어가는 이건희 회장. (사진/ 연합) |
[부일시론] 삼성 유감
/ 박종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의 23%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매출규모는 우리나라 GDP의 약 17%를 차지하고, 상장기업 전체 매출액의 약 19%, 전체 이익의 21%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상장기업 종업원 수의 18%에 달하는 17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삼성에 납품하는 관련 중소기업까지 고려하면 삼성그룹은 사실상 우리 경제의 1/4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다. 그간 삼성이 세계 곳곳에서 일구어 놓은 유무형의 브랜드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고, 때론 정부도 못주는 자부심을 우리 국민에게 안겨주곤 했다. 이렇듯 국가 경제의 기여도만 놓고 따진다면 삼성을 떼놓고 한국경제의 앞날을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한편 90년대 중반 증권시장에서는 삼성이 자동차산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 때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곤 했다. 증권시장은 이미 삼성의 자동차 진출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1995년에 삼성자동차는 설립되었다. 그 회사는 예상보다 일찍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많은 부채만 남긴 채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되었다. 그 여파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삼성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5조원에 달하는 삼성자동차 부채회수소송에 휘말려 있다. 얼마 전 채권단에 2조3천억 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삼성자동차가 설립된 이듬해인 1996년 삼성그룹 보안업체인 에스원이 증권시장에 상장되면서 시장에는 삼성의 후계 승계작업이 시작되었다는 소문과 함께 전환사채(CB)가 경영권 승계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거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역시 당시 시장의 평가는 당당하지 못한 삼성에 상당히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저렴한 경영권 승계는 처음엔 달콤했을 지 모르나 그 뒷맛은 쓴맛으로 변해 아직도 삼성을 괴롭히고 있다.
지금 삼성그룹의 핵심인사들이 '삼성 특검'에 줄줄이 불려가 수많은 차명의심계좌 존재와 불투명한 경영권 승계의혹 등에 대해 추궁 받고 있다. 삼성의 경영진은 "'관리의 삼성'에 어쩌다 이런 일이!"하고 통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상반된 관점이 동시에 클로즈업되는 것이 우리에게 비치는 오늘의 삼성이다. 삼성사태를 보고 있으면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제의 원칙이 어김없이 적용되는 느낌이다. 무언가 상식과 상치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 온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그룹을 지배하는 중추사고가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너무 얕잡아 본 결과이든지.
삼성은 왜 세계적인 기업답지 않게 내부로부터 혁신과 변화를 진작 추진하지 못했을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대로 역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오는 손쉬운 변화를 기다린 것일까. 그간 그룹 안팎에서 삼성도 이제는 '관리의 삼성' 이미지를 벗고 경영의 소프트웨어가 바뀌어야 된다는 보이지 않은 여론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언젠가 삼성계열사의 신입사원이 시대 흐름과 맞지 않은 삼성의 조직문화에 대해 통렬한 사직의 변을 사내통신망에 남기고 삼성을 떠났는데, 그 글이 삼성직원들에게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는 가십성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비자'에 나오는 '제궤의혈(堤潰蟻穴)', 즉 개미 구멍에 제방이 무너진다는 고사성어를 몰랐을까. 이젠 무너진 제방을 투명하게 다시 쌓는 길 밖에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삼성사태가 삼성의 앞날에 보약이 될 것이며, 삼성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에는 삼성이 일련의 사태를 순리로 받아들이고 치열한 내부 혁신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과감히 수용하는 경영노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과 전제가 당연히 깔려있다.
기업들이 정부에 대해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시장친화적인 정부가 되어달라고 요구하듯이, 기업도 보이지 않는 시장으로부터 항상 시장친화적 경영을 요구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장친화적이란 조직 내부에 보이지 않는 성역이 없고 개방되고 투명한 의사결정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기대 만큼이나 큰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김성호·이종찬 등 새 정부 핵심인사들 삼성 금품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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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삼성 떡값 명단 추가 공개 "황영기도 로비 대상"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됐던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을 삼성 금품 로비 대상자로 지목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오후 4시 서울 상계동수락산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일부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종찬 수석비서관은 삼성의 관리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으며,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직접 금품을 전달받기도 했다고, 사제단은 밝혔다.
사제단은 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의 경우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와 관리를 주도했다"며 "불법을 저지른 금융기관 수장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삼성과 심각한 유착관계에 있고 정기적 뇌물 공여 대상인 사람이 새 정부 요직 등에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부 명단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또 "최근 검찰과 특검 발표했듯이 이건희 일가의 행태야 말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그들은 부당하게 축적한 권력과 부를 세습하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국가 주요 관리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건희 일가의 범죄를 낱낱이 밝히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기형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마지막으로 "거명된 분들은 공직을 물러나길 바란다"며 "그것만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로출범한 정부를 돕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3人, 삼성과 각별한 인연…황영기씨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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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로비대상자로 거명된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은 삼성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은 서울지검 특수부장·대검 중수부장 등 검찰의 주요 보직을 거쳐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2003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는 서울지검 특수 1·2·3부장을 모두 역임하는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경남 고성 출신의 이 수석은 사시 12회로 김 후보자(사시 16회·경남 남해)의 선배다.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삼성 비자금의 ‘저수지’로 지목된 삼성증권의 사장 출신이다.
이 수석과 김 후보자, 김용철 변호사는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 같은 수사라인에서 일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 당시 이 수석은 서울지검 3차장으로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수사를 총지휘했고, 김 후보자는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비자금 수사를 맡았다. 김 변호사는 김성호 특수3부장팀에 파견돼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을 수사했다.
사제단의 추가 명단 공개로 지금까지 공개된 로비대상자는 지난번 공개한 임채진 검찰총장 등 3명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사제단이 갖고 있는 실제 명단은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단은 로비 명단에 포함된 전·현직 검사들은 수십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떡값 검사’만 40명 이상이며 2000년 이후 주요 보직에 있던 검사들은 거의 다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신부님들이 가장 필수적이고 최소한도로 밝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명단은 로비 대상의 직책, 이름과 함께 로비 담당자 이름이 기재돼 있다. 김 변호사는 “로비 금액은 별도의 표시가 없으면 기본 500만원이고, 증액할 경우 김인주 사장이 1000만원, 2000만원 식으로 직접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승계 의혹 14시간 조사
삼성그룹 이재용 전무 특검 소환
밤늦게 귀가… 이건희 회장도 내주 부를 듯
입력 : 2008.02.29 00:57 / 수정 : 2008.02.29 06:24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8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해 경영권 승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도 이르면 다음주에 조사하는 등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해선 1차 수사 시한(3월9일)까지 핵심 관련자들을 전원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이날 오전 9시10분 서울 한남동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가 밤 11시25분까지 14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전무는 귀가하면서 취재진에게 "아는 대로 성실히 답변했습니다. 저 때문에 늦게까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등 경영권 승계와 재산 증식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이 회장이나 그룹 전략기획실 등이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이 전무는 경영권 승계 작업에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각 사안의 실질적 '수혜자'라는 점에선 조사가 불가피했었다. 또 사건이 불거진 지 8년이 지났지만 단 한 차례도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소환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일단 귀가시킨 뒤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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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조사를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재용 전무는 기자들의 질문에“오늘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 전무는 4가지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 1996년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다른 주주들이 실권(失權)한 주식을 이 전무가 싼값에 인수해 에버랜드의 경영권은 물론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 첫 번째 의혹이고, 특검의 핵심 수사 과제이다. 검찰은 허태학·박노빈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을 기소해 항소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아냈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기소를 고민해오다 특검까지 오게 됐다. 시민단체들은 "경영권이 바뀌는 일을 부하 직원들이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해왔고, 삼성은 "이 회장이 지시한 것이 아니고, 에버랜드의 독자적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맞서왔다.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비리를 폭로하면서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한 삼성측의 증언과 진술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 삼성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 전무는 사건 당시 외국 유학 중이어서 사건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은 적다.
삼성SDS 사건과 서울통신기술 사건은 이 전무의 재산 증식 의혹과 관련돼 있다. 두 회사는 신주인수권부 사채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객관적인 가격 산정도 하지 않고 이 전무에게 싼값에 넘겨 막대한 차익을 안겨줬다는 의혹으로, 당시 회사 임원들이 배임 혐의로 고발돼 있다. 'e삼성' 사건은 이 전무가 참고인이 아니라 피고발인이다. 2000년 인터넷 벤처그룹을 총괄 운영해오다 부실해지자 삼성 계열사들이 손해를 보면서 이 전무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의혹이다.-
- 28일 오전 삼성 이재용 전무가 서울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민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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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11시 20분쯤 삼성 이재용 전무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민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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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소니에 허찔린 삼성, LCD 1위 수성 비상
- 소니, 샤프와 차세대 LCD 합작회사 설립
10세대 라인 투자비용 5조 고스란히 부담… 매출도 걱정
브랜드 이미지 손상도 심해 韓·日 업체간 맞대결 불가피
26일 일본 소니가 삼성전자가 아닌 일본 샤프와 차세대 LCD 합작(合作)회사를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에 비상이 걸렸다. 소니가 지난 4년간 LCD 공장을 함께 운영해온 삼성전자는 제쳐 놓은 채 샤프와의 차세대 LCD 공장 합작 계획만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니가 차세대 시장에서는 더 이상 삼성전자와 사업을 같이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표한 셈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유·무형의 커다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세계 전자업계 판도 역시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관계에서 '국내 기업 대 일본 기업' 식의 치열한 맞대결 구도로 바뀌게 됐다.
◆삼성전자 유·무형 막대한 피해=삼성전자는 현실적으로 합작 공장(S-LCD)의 차세대(10세대) 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다 부담해야 한다. 10세대는 조만간 다가올 60인치대 LCD시대를 열어줄 공장으로 건설비용만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신규 LCD 공장 건설 때마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절반씩 비용을 분담해온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막대한 추가 부담(2조5000억원)이 불가피한 셈이다. 소니는 지난 2004년과 2006년 공장 신설 때마다 약 1조~1조3000억원씩을 투자하며 삼성전자의 부담을 줄여줬다.
게다가 10세대 라인 가동시 발생되는 연매출(4조원)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소니로의 수출분(2조원)도 사라진다. 소니가 차세대 제품에 대해서는 샤프와의 합작 공장에서 받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 4년간 매년 약 2조~3조원어치의 물건을 사갔다.- ▲ 삼성전자 아산 탕정 LCD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브랜드 이미지 손상도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합작 결정시점인 2003년 당시 세계 디지털 TV시장 1위를 달리던 소니에 LCD를 공급함으로써 '부품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라는 이미지를 다졌고, 이를 통해 세계 LCD TV시장 1위로까지 도약했다. 이젠 비록 LCD와 LCD TV시장서 1위에 올라 있긴 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소니와의 협력 종결이 삼성전자에 좋은 이미지를 남길 리 없기 때문이다. 합작기업인 S-LCD는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도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다.
◆일본 vs. 한국 전선(戰線) 형성=소니가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는 복합적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소니가 2003년 합작 설립 이후 일본 재계에서 배척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점, 또 당시와는 달리 삼성전자가 세계 디지털 TV시장서 소니를 압도한 데 따른 소니 내부의 반감, 일본 샤프가 공격적 LCD 증산에 나서면서 투자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아왔던 점, 2003년 합작을 주도했던 소니의 구다라키 겐 사장 퇴임 이후 삼성 인맥 부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템피스투자자문 민후식 상무는 "소니로서는 여러 원인들이 축적된 가운데 삼성 특검사태에 따른 컨트롤 타워 부재시점인 지금을 결단의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이런 기저를 관통하는 것은 일본 전자업체들의 반(反)한국 기업 분위기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일본 전자기업들은 90~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최근 5~10년 사이 한국 전자업체들에 잇따라 세계 선두 자리를 내줬다. 1980~90년대 휩쓸었던 메모리반도체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내줬고 벌써 30여년 전에 첫 LCD 제품을 내놨던 샤프는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에 계속 밀려 왔다. 최근엔 'TV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소니 역시 디지털 TV시장 정상 자리를 삼성전자에 빼앗기면서 절치부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전자업체들은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고 있다. LCD사업은 이런 가운데서도 두 나라 전자기업 사이에 협력이 이루어지던 유일한 분야였으나 이번 '삼성·소니 대 샤프' 구도가 '삼성 대 소니·샤프' 구도로 바뀌면서 '일본 기업 단결'이라는 분위기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내부 책임론도 제기될 듯=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 간에도 긴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최근 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국산 장비 공동 사용과 부품 소재 개발 지원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함께 LCD 총괄 등 삼성전자 내부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본 소니가 이미 작년 말 신규 라인 투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고 대만 구입물량을 늘리는 등 LCD시장을 둘러싼 여러 상황이 소니의 이탈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적절한 대비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샤프 역시 지난해 중반 10세대 투자를 공언한 이후 파트너를 꾸준히 찾아 왔던 만큼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응 못하다 허를 찔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삼성重, 기름유출 피해지역 발전기금 1천억원 출연키로 - [이슈분석] 소니에 허찔린 삼성, LCD 1위 수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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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충남 태안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피해주민을 위한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9일 오전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 기자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은 서형근 부사장. swimer@yna.co.kr |
김징완 사장 대책 발표..생태계 복원 참여, 사회공헌활동도 전개
"법적인 피해보상과는 별도"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충남 태안 앞바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은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1천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했다.
또 정부의 생태계 복원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해당지역의 어촌마을 자매결연과 소외계층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고 서해안 일대에 휴양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에서 이와 같은 기름유출 피해주민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오늘 이사회를 소집해 1천억원 출연 등 지원대책에 대해 의결했다"면서 "피해대책을 빨리 내놓으라는 지역주민들의 요구와 주주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고민했으나 주주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결국 기업가치를 높이는 길이라는 데 동의할 것으로 생각해 이런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역발전기금 1천억원 출연에 대해 "우리의 경영능력 등을 감안할 때 마련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이라면서 "주민들과 사전 논의한 바 없어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기금은 법적 보상과는 별도이며 주민들에 대한 개별적.직접적인 보상보다는 지역발전을 통한 간접지원에 쓰일 전망이다.
김 사장은 "기름유출 피해에 대한 법적 보상은 유조선측 보험사와 국제기금이 일단 지불한 뒤 법적 책임에 따라 우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면서 "피해주민에 대해 우리가 개별보상을 하게 될 경우 유조선사와 보험사의 배상액에서 그만큼이 차감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적 절차에 의한 보상에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1천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이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김 사장은 "기금의 구체적인 출연시기와 방법, 용처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관련 부서가 확정되면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기름오염 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 환경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가 피해지역 주민 대책 업무를 총괄하도록 돼 있다.
1천억원 기금 출연 이외의 대책에 관해 김 사장은 "우선 정부의 장기 생태계 복원에 적극 참여하겠다"면서 "그동안 방제를 위한 자원봉사에도 적극 참여해왔지만 앞으로의 생태계 복원은 5년, 10년의 장기구상을 갖고 정부가 추진할 것이며 삼성중공업은 이에 필요한 장비와 물품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그룹 사회봉사단과 연계해 서해 100여개 어촌마을과 자매결연을 체결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지역내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또 서해안 지역에 하계휴양소를 설치하고 이 시설의 활용을 지원해 많은 임직원 들이 찾도록 함으로써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겠다고 김 사장은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사고이후 연인원 5만1천여명이 방제작업에 참여했고 방제장비 조달, 호박.쌀.고구마 등 지역특산물 구입과 숙박료 등으로 32억원 상당을 지원했으며 충남지역에 사업장을 둔 그룹계열사들이 50억원을 충남도에 기탁하는 등 피해지역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을 했다.
그동안 지역주민과 정부당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주민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와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왔던 삼성중공업이 고심 끝에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음에 따라 지역주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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