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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전서 통산 7호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맨유의 박지성 |
[스포탈코리아] 이은혜 기자= 박지성의 시즌 첫 골로 프리미어리그 선두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연출하게 됐다. '2007/200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시즌 첫 골을 기록한 박지성의 활약은 개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팀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박지성은 3월 1일(이하 한국시간) 풀럼의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로 떠난 원정경기에서 이번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통산 7호 골이다. 스콜스가 오른발로 올린 깔끔한 크로스를 보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풀럼 문전 앞에 침투한 박지성은 감각적인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상대팀 공격수인 설기현이 봤다면 부러워했을 만한 공격력이다.
더욱이 이 날 28라운드 경기에서 넣은 박지성의 두번째 골로 공격력에 여유를 가지게 된 맨유는 선두경쟁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골이 들어가며 경기에 여유가 생기자 휴식을 주었던 호날두와 루니를 투입하는 등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운영을 펼쳤다. 박지성은 이후에도 풀럼 문전 앞에서 오셔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공급하며 자책골을 유도하는데 기여해 풀럼전 3-0 스코어를 만들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같은 시간 벌어진 아스널과 애스턴 빌라의 경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아스널은 경기 막판까지 아스턴 빌라에게 자책골을 헌납하며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가 그대로 끝난다면 맨유의 선두탈환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 그러나 아스널이 경기종료 직전 벤트너의 만회골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해 최종 순위표에서는 1위 아스널에 승점 1점을 뒤진 2위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비록 강등권 위기에 놓여있는 풀럼을 상대로 한 경기이기는 했지만 맨유는 박지성 등의 공격활용 가능성을 확인했고, 팀 전체가 시즌막판을 향해 상승모드로 전환하면서 리그 2연패를 향한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더욱이 프랑스 챔피언 리옹을 상대로 치른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둠으로써 유럽무대에서의 활약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스널은 지난 27라운드에서 벌어진 에두아르두의 부상을 시작으로 팀이 침체기에 빠질 수 있는 우려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에두아르두의 부상이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위축시킬 수 있을 정도의 충격적인 장면이었기에 그 가능성은 더욱 크다. 이런 팀 분위기가 반영된 탓인지 실제로 28라운드 경기서 아스널은 전반에 애스톤 빌라를 상대로 자책골을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아스널의 독주가 무서운 기세로 계속되던 지난해 9월, 퍼거슨 감독은 "부상멤버들의 복귀가 우승의 열쇠"라고 밝히는 등 오랜 시간에 재활에 힘쓰고 있는 박지성을 비롯, 게리 네빌 등 팀의 또 다른 전력이 될 선수들을 침착하게 기다리며 신뢰를 심어주는 발언을 했다. 최근에는 맨유의 두터운 선수층을 일컬어 단순히 벤치선수들이 아니라 "언제든지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탄탄한 스쿼드"라며 팀 전체를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예상을 뒤엎고 '어린 아스널'을 이끌며 선수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는 아스널의 저력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다. '킹 앙리'를 비롯 융베리 등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면서 이번 시즌 아스널의 출발은 불안해 보였었다. 그러나 세스크 파브레가스, 티오 월콧 등의 신예를 발굴해 내는 등 벵거 감독 특유의 능력을 선보이며 맨유, 첼시, 리버풀 등과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맨유의 호날두와 득점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데바요르를 비롯 아스널의 공격진은 경기가 끝나는 그 직전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어 쉽게 1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풀럼전을 발판으로 시즌 막판 더욱 선두경쟁에 불이 붙은 아스널과 맨유의 1위 다툼은 시즌 종료까지 두 달여를 남겨두고 더욱 더 흥미진진해 지게 됐다. 정규리그 2연패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향한 재도전 그리고 FA컵까지 만족스러운 대진표를 받아든 퍼거슨 감독과 맨유. 한편 에두아르두의 부상 및 결정적인 순간의 무승부로 다시 한번 선두경쟁을 위해 팀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벵거 감독과 아스널.
두 팀의 눈을 뗄 수 없는 선두경쟁에 이어 시즌 첫 골을 기록한 박지성의 득점력 또한 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팬들에게는 남은 '2007/2008 프리미어리그'의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