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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시대의 흐름

미얀마 민주화 항쟁...

 

 

목숨건 ‘민주화 불씨’ 인터넷이 퍼트린다

한겨레 | 기사입력 2007-09-27 19:30 | 최종수정 2007-09-27 22:30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인터넷과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시작된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가 돌멩이나 화염병보다 강력한 민주화 세력의 무기 노릇을 하고 있다. 미얀마의 정보통신 혁명 세대가 시위 상황을 세계 전역에 시시각각으로 알리면서, 미얀마 군사정부의 언론통제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1988년 민주화 운동 때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당시 민주화 세력은 3천여명이 숨지는 큰 희생을 치렀다. 하지만 당시 군사정부의 이런 폭정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강력한 언론통제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무장한 대학생 등 젊은 민주화 세력이 침묵하는 미얀마의 언론매체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 혁명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이미 각종 정치조직이 인터넷을 배경으로 활동하고, 누리꾼이 제작한 동영상(UCC)이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인터넷 보급률이 인구의 1%에도 미치지 않는 미얀마에서 이런 현상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미얀마 망명그룹이 운영하는 <미지마 뉴스>의 편집장 세인 윈은 “군사정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얀마는 국제 사회에서 더는 고립된 외딴섬으로 남아있을 수 없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사태를 외부에 알리는 핵심 고리는 <이라와디>(Irrawaddy), <진 미디어>(Zin Media), <미지마 뉴스>(Mizzima News) 등 망명그룹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다. 인도에서 운영되는 <미즈마 뉴스> 사이트에는 지난 22일 자택연금 중인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집 밖에서 시위대를 환영하는 사진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세이 윈 편집장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이날 하루만 이 사진을 보기 위해 5만명 넘게 방문했다”고 말했다. 또 26일 스님들의 시위 도중 발생한 유혈사태는 타이에서 운영되는 <이라와디>에 의해 바깥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이트는 미얀마 내부 민주화 운동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세이 윈은 “미얀마에서 많은 이들이 전자우편이나 휴대전화로 새로운 뉴스와 동영상, 사진 등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이들 미얀마의 정보통신 혁명 세대는 당국의 감시를 피해 촬영한 동영상을 구글이나 유튜브 등 외국의 유명 사이트에 올려, 직접 전세계 누리꾼에 호소하기도 한다. 1988년 민주화 당시, 유선전화망을 장악한 군사정부의 눈을 피해 민주화 운동 관련 정보나 영상물이 손에서 손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어떤 때는 몇 달이 걸려서야 외부세계에 알려지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정보통신 기술은 미얀마 내부 민주세력 사이의 정보공유에도 한몫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 미얀마 출신 망명자를 인용해 “미얀마 안에서도 휴대전화 메시지가 발빠른 정보교류 수단이 되는 등 정보통신기술은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뒤늦게 단속에 나섰다. 우선 민주화 운동 혐의가 있는 인사들과 언론인의 휴대전화를 정지시켰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웹사이트는 모두 폐쇄하고 웹기반 전자우편도 정지시켰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전했다. 그러나 이미 낡은 시대의 유물인 검열과 통제체제로 21세기의 앞선 의사소통 방식을 차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까.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유튜브에 올라온 미얀마 시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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