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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농사꾼 장관, 고향으로...

두바퀴인생 2007. 9. 5. 12:50

 

 

 

농사꾼 장관 “고향 내려갑니다”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9-05 03:21 | 최종수정 2007-09-05 07:21 기사원문보기
▲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

‘現정부 최장수 기록’ 박홍수 前농림부 장관 “처남한테 맡긴 소부터 찾아올것 공직자는 무한책임… 농민엔 늘 미안함” 여권 대선후보 캠프 합류說도
 

“처남한테 맡겨놨던 소부터 찾아와야죠.”

지난달 31일 물러난 박홍수(52) 전 농림부 장관은 4일 “장관 생활 끝났으니 이젠 고향(남해)으로 내려가야죠”라고 말했다.

농민 출신 첫 농림부 장관인 그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32개월간 재직, 현 정부 최장수 장관의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서울 여의도에 오피스텔을 얻어 살면서 주말에는 남해로 내려가 가족들과 지내왔다. 부인은 남해여중에서 교편을 잡고 있고, 큰딸도 초등학교 교사다.

여의도의 한 감자탕집에서 만난 그는 “처남한테서 소를 찾아오려면 축사(畜舍)를 고쳐야 되니 그게 제일 바쁜 일”이라며 “올해는 30점짜리 농사꾼에 그치겠지만, 내년쯤엔 50점은 될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나 ‘절반만’ 농민으로 살 것 같다. 나머지 절반은 정치인·농민운동가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의도의 오피스텔도 계속 유지하고,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서울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정치를 계속할 지 가족들 의견을 묻는 중”이라고 했다. 농림부 안팎에서는 여권의 모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이란 소문도 돈다.

그는 지난달 말 이임식에서 “농민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럼, ‘나 잘했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공직자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니 아무리 일해도 부족하고, 늘 국민들에게 미안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서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업 피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들렸다.

그는 FTA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이르면 내년에 협상에 들어갈 한·중 FTA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 농업과 우리 농업이 상대가 되고, 비교가 되는 수준이냐”면서 “한·중 FTA에서는 농업은 반드시 따로 협상해야 하고, 아마 협상 전략도 그런 방향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농민들에게 한·미 FTA는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중 FTA는 감당 못할 짐”이라고 했다.

장관 시절 언론 비판을 받으면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비판 기사가 나면 속이 아프데요. 그러나 공무원은 그런 기사가 나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요. 그거 말고 다른 건 없는 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