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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죽느냐 사느냐...

두바퀴인생 2007. 8. 30. 12:40

 

 

사느냐 죽느냐…M&A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7-08-30 07:32 기사원문보기

◆성장 멈춘 한국…글로벌 M&A로 뚫자◆

 

스피드 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글로벌 경쟁환경 속에서 글로벌 M&A(인수ㆍ합병)는 발 빠르게 신시장ㆍ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성장정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글로벌시장에서 명함도 못 내밀던 중국ㆍ인도 기업들은 글로벌 M&A를 통해 세계 유수 기업을 사들이며 첨단기술과 외국시장을 한꺼번에 확보해 글로벌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거대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또 다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기술 또는 최고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 신흥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구글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신흥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신흥기업은 물론 덩치가 큰 기업들도 신기술ㆍ신성장동력에 보탬이 된다면 가차 없이 사들인다.

 

최근 M&A시장 변화도 글로벌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이전 글로벌 M&A는 주로 사업다각화(Diversification)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M&A는 통합(Consolidation)을 통한 글로벌시장 확대와 시장지배력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시장 확대를 위한 M&A가 진행됨에 따라 인수대상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예전에 인수 주체로 여겨졌던 덩치 큰 회사들이 이제는 오히려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포스코도 글로벌 M&A 표적이 될 정도다.

 

대다수 M&A 전문가는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려는 국내 기업에 "글로벌 M&A는 선택해도 되고 안 해도 상관없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라고 지적한다. 글로벌시장 확대, 신기술ㆍ신수종사업 확보는 글로벌 M&A를 통하는 게 효율적이고 가장 빠른 길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외국시장을 확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고 신수종사업을 하루아침에 개발할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병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M&A는 실패 위험도 크지만 단기간에 시장에 진입하거나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경영전략이라는 점에서 세계시장 진출시 중요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글로벌 M&A 활성화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의 국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은 "글로벌 M&A에 나선 기업의 대외신용이 떨어질 때 국내 금융기관 지원이 필수인데 경험 부족으로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며 "외환거래법령에서 금융기관 외국 진출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혜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도 "기업 대형화를 통한 시장점유율 제고,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경쟁력 있는 외국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M&A를 통한 순기능이 많다"며 "국내외 M&A 지원을 위한 자금중개시장을 개발하고 M&A형 FDI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을 통해 글로벌 M&A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포스코는 자기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더라도 신수종사업은 한계에 직면하는 상황에 도달했다"며 "그것을 만회하는 것이 글로벌 M&A"라고 강조했다.

박동창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도 "금융기관을 비롯한 국내 기업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일부 기업이 외국 진출 또는 국외 M&A를 해왔지만 반쪽짜리였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외국에서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외국시장에 대한 전략적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과거 실패와 경험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보다 치밀한 전략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외국시장 확보를 위한 글로벌 M&A에 주춤하는 동안 일본 중국 인도 등은 공격적인 외국 기업 M&A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세계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인 국외 투자와 외국 기업 M&A를 통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글로벌 M&A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있다.

김한섭 KTB네트워크 사장은 "그동안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 인수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LG 삼성 등이 외국 IT기업을 인수한 뒤 재미를 못 봤기 때문"이라며 "IT기술은 인력이 중요한데 인수 후 핵심인력이 떠나버리면 인수 의미가 사라져 버린다"고 강조해 준비 없는 글로벌 M&A 위험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