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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물 위를 날으는 배...

 

 

‘물 위를 나는 배’ 국내 시범운행 성공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8-09 02:46 | 최종수정 2007-08-09 08:07 기사원문보기
▲ 지난달 말 경남 고성군 당항만에서 실시된 위그선 해나래 X1호 운행 모습. 바다 위를 1m 떠서 비행기처럼 날아간다. /한국해양연구원 제공

위그선 ‘해나래 X1’호 시속 120㎞로… 2009년 20인승 개발
 

바닷길이 활주로로 변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8일 경남 고성군 당항만에서 이른바 ‘물 위를 나는 배’로 불리는 위그(WIG·Wing In Ground)선 언론 공개 행사를 가졌다. 비행기처럼 날개를 가진 이 배는 이날 바다 위를 1m가량 떠서 시속 120㎞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공개된 위그선 ‘해나래 X1’호는 길이 12.5m, 높이 4m의 배 모양 동체에 폭 10.5m 날개를 달고 있다. 날개에는 비행기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다. 해양연구원은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민·군(民·軍)겸용기술개발사업으로 2009년까지 20명이 탈 수 있는 5~6t급 위그선을 개발한다는 계획인데, 해나래 X1호는 그 절반 크기의 시험선이다.



위그선은 1970년대 옛소련에서 처음 개발됐다. 날개가 지면이나 수면 가까이에 가면 그 아래 공기가 마치 쿠션처럼 작용해 비행체를 위로 떠받치게 된다. 이른바 ‘지면 효과(ground effect)’다. 비행체를 들어올리는 힘인 양력(揚力)을 활용하는 만큼 에너지를 덜 소모하게 된다. 또 비상시에는 최고 10m까지도 상승할 수 있어 파도가 치는 해상 등 위험 상황에서도 배를 운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의 저항을 받지 않는 만큼 속도도 기존 배에 비해서 3배가량 빠르다.

하지만 선박 운항을 관장하는 국제해사기구(IMO)는 수면에서 고도 150m 이하로 움직이는 모든 기기를 선박으로 분류하고 있어 모양과 달리 배로 분류된다.

해양연구원 강석진 박사는 “날개 아래 공기가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중에서 다시 물로 착륙할 때도 안정되게 할 수 있다”며 “이번 시험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20인승급 위그선 개발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나래 X1호는 5~6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됐지만 이날 시험은 안전문제를 고려해 조종사 1명만 탑승한 채 진행됐다. 정부는 2009년 20인승 위그선이 최종 개발되면 해양 관광객 운송이나 탐색·구조작전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인승 위그선 개발을 위한 절반 크기의 시험선 해나래 X1호가 경남 고성 당항만에서 시험 운행을 하는 모습. 지난달 12일 있었던 시험 장면이다. 5~6인승이나 조종사 한 명만 탑승한 상태로 수면 위 1m에 떠서 시속 120km로 날아갔다. / 이영완 기자=한국해양연구원 제공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