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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눈밖에 난 까닭...

두바퀴인생 2007. 7. 17. 17:48

 

 

아프리카ㆍ중앙아시아 등에서 한국이 눈밖에 난 까닭은?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7-07-17 17:23 기사원문보기

◆ 사례 1

= "베트남에서 한류 덕택에 최근 2~3년간 자동차, 필수소비재 등의 분야에 한국 제품이 우위를 점해 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베트남 지원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일본'이라는 존재 때문에 한국이 소비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대규모 건설 공사 수주에서 매번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베트남 주재 공기업 고위 관계자)

 

베트남 정부는 2월 하노이~호찌민 간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데 일본이 지원해주기를 요청했다. 여기에 하노이의 호아락 하이테크파크 건설에도 일본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베트남은 한류 열풍의 한국이 아닌 일본에 대형 국책사업의 혜택을 준 것이다. 물론 일본도 이 같은 사업에 대해 기술적 지원과 함께 우대금리 대출을 해주기로 베트남과 약속했다.

 

◆ 사례 2

= 4월 말 일본 아마리 아키라 경제산업상이 카자흐스탄으로 향했다. 세계 2위의 우라늄 매장량을 자랑하는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일본의 연간 우라늄 소비량 가운데 30% 이상을 장기 공급받기로 약속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대가로 카자흐스탄 정부에 자금조달과 무역보험 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우리 정부는 2004년부터 카즈타톰프폼사 등과 양해각서를 맺는 등 우라늄 공동개발에 공을 들여 왔지만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 측으로부터 협상 결렬 통보만을 받았다.

 

"2년 넘게 공들여 왔던 숙원 사업이 일본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물거품이 됐다. 그동안 카자흐스탄에 투자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일본 승리의 원동력이다."(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

 

한국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일본의 벽에 번번이 막히고 있다. 일본이 그동안 개도국에 뿌려 왔던 '정부개발원조(ODA)' 때문이다.

 

일본은 외교전의 기본 원칙으로 꼽히는 'Give & Take(주고받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개도국 입장에서는 일본에 '받을 수 있을 만큼 받고' 그 대신 자국 시장에서 일본이 최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에 일본은 최대 ODA 지원국이다. 베트남 대형 국책사업 수주에서 한국이 일본에 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2005년 일본은 6억266만달러를 베트남에 ODA로 줬지만 한국은 1529만달러의 ODA를 푸는 데 그쳤다.

 

일본은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뿌린 대로' 받고 있다. 19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에 25억달러가량의 ODA를 지원했다. 이 결과 일본 정부는 카자흐스탄 우라늄 공급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이토추,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시미즈상사 등 일본 종합상사도 우즈베키스탄 공항 현대화ㆍTV송신설비 확장 프로젝트, 아제르바이잔 가스발전소 건설 수주, 투르크메니스탄의 철도 현대화 설비 공급 계약 등을 따냈다.

 

세계경제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도 개도국에 대한 투자 원조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앙골라에 총 3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앙골라는 다이아몬드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4위(연산 642만캐럿)에 올라 있고 석유도 아프리카 전체 매장량의 4%를 보유하고 있는 지하자원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앙골라에 고작 3000만달러를 지원했다.

 

■ <용 어> 정부개발원조(ODAㆍ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증여, 차관, 배상, 기술 원조 등의 형태를 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의 경우 77%가 증여 형태로 원조한다.

 

[홍종성 기자 / 전정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