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한국인,해변의 삶... 본문

시대의 흐름과 변화/생각의 쉼터

한국인,해변의 삶...

두바퀴인생 2007. 7. 11. 11:30

 

 

“한국인은 해변의 삶에 빠져있다”

헤럴드 생생뉴스 | 기사입력 2007-07-11 10:23 | 최종수정 2007-07-11 10:26 기사원문보기
광고
‘한국인들은 원화 강세를 걱정하기보다는 해변의 삶(Life’s a beach)에 푹 빠져드는 듯하다.’ 세계적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원화 강세 속에서 번지고 있는 한국인들의 해외 여행 바람과 수출기업의 곤경을 비교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FT 아시아판은 ‘한국인들이 원화 강세를 이용해 해변의 삶을 살고 있다(Life’s a beach as South Koreans cash in on rising won)’는 제목의 기사에서 “원/달러 환율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은 채산성이 떨어져 타격을 받고 있으나 한국의 행락객(holidaymaker)들은 해외 여행을 떠나 소비를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험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주부 이귀남 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올여름 중국 동부 연안에 여행을 가려고 친구들과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필리핀에는 두 번이나 다녀 왔는데 중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요즘은 해외 여행을 가는 게 인기도 많고 더 쉽다”고 밝혔다.

 

FT는 이씨와 같은 수백만명의 한국인이 앞으로 수개월 안에 해외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면서 이들은 원화뭉치를 들고 원화 강세로 인해 더 싸진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중심국인 한국에서 여행수지 적자가 제품 수출로 인한 흑자를 꾸준히 초과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HSBC의 한국 경제 담당인 프레데릭 뉴만은 “우리는 한국이 컴퓨터 칩과 휴대폰을 만드는 수출 발전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수출에서 번 돈을 해변에서 쓰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T는 4800만 인구의 한국에서 지난해 해외 여행객이 1160만명에 이르렀다면서 한국의 해외 여행객이 지난 3년간 30%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총 12억달러가 해외에서 소비되는 등 해외 여행객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원화 강세가 계속되리라는 전망은 한국 수출업체들에는 나쁜 소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원화 절상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편치 않은 모습이라면서 재정경제부는 자료를 내 “현재의 환율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여건과 괴리된 느낌이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발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FT는 지적했다. 또 10년 전 아시아 금융 위기의 상흔은 한국의 금융 당국이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만들어 왔으며, 한국 당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많은 외환보유액을 계속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BC의 뉴만은 이와 관련, “경상수지는 대략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나 한국 당국은 대외 지불 시스템에 대해 여전히 염려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 운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려면 무역수지에서 더 많은 흑자를 내야 하는데, 한국 수출업체들이 이에 응할 수 있을 만큼 생산을 끌어올리는 걸 보긴 힘들 것 같다”며 비관적인 시각을 내보였다.

 

FT는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에 대한 한국의 딜레마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에는 9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한국은 조만간 미국에 단기 체류하는 데는 비자가 필요 없는 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떠날 이유가 많아지면 많아졌지 적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문환 기자(mh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