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겨울에도 오픈카 본문
고정관념 깨라! 겨울도 '위풍당당' 오픈카
현대 사회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집 다음으로 중요한 생활 공간이다. 때문에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기발한 편의장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겨울에 오픈카를 타고 질주한다면 아마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 SLK에 적용된 ‘에어 스카프’ 기능은 이런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준다. 에어 스카프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머리 받침대에 송풍구를 달아 따뜻한 바람이 위에서 아래로 온몸을 감싸면서 순환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에어 스카프에서 나오는 온풍은 탑승자가 바람의 세기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고 차량의 속도에 따라 자동조절되기도 한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차의 뚜껑을 열고 달릴 수 있다. 오픈카 드라이빙의 상쾌한 맛은 오히려 겨울철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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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매되는 BMW의 뉴5시리즈 세단은 자동차 앞 유리창에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지시와 차량 속도 등이 표시된다. 운전석 앞 유리창에 숫자와 기호가 표시돼 처음에는 당황스럽지만 익숙해지면 매우 편리하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라는 이 기능은 계기판의 화면을 앞 유리창에 반사시켜 운전자가 시선을 이동하지 않고도 속도 등 중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화면은 유리창이 아니라 마치 유리창 밖 먼 곳에 설치된 것처럼 보인다. 광학적 착시현상이다. 운전자의 초점이 유리창이 아니라 전방의 도로나 차량 등 먼 곳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화면 크기는 1.6인치이고 해상도는 6만3000화소여서 대낮에도 선명하게 보인다. 이 기능은 BMW 뉴5시리즈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X5에 적용됐다.
고속도로 등을 장시간 주행할 때 가속 페달을 계속 밟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면 ‘오토 크루즈’ 기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벤츠·BMW·폭스바겐·혼다 등 상당수 수입차는 운전자가 주행 속도를 정해주면 차량이 알아서 그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크루즈 기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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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디스트로닉(Distronic) 기능은 레이더로 앞선 차량과의 간격을 측정해 항상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주행 속도를 변화시키는 오토 크루즈 시스템이다. 앞 차량이 급정거하는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경보음을 울린 뒤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되기도 한다. 레이더 센서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아직까지 한국 정부의 형식승인을 받지 못해 국내 시판 차량에는 제외됐다. 국산차 중에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개발한 ‘제네시스’가 ‘적응형(adaptive) 오토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명칭으로 유사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조만간 이 기능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자동차 뒷좌석을 감쪽같이 없앴다가 필요할 때 다시 나타나게 할 수는 없을까?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그랜드 보이저 디젤 모델에는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법처럼 뒷열 좌석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기능이 있다. 미니밴 내부의 2열과 3열의 시트가 단순히 접히거나 분리되는 수준이 아니라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30초 만에 발판 아래 빈 공간으로 쏙 들어간다. 그 위에는 완전히 평평한 바닥이 새로 생겨나기 때문에 큰 짐을 실을 수 있다. 크라이슬러는 ‘스토 앤 고(Stow’n Go)’라는 명칭의 이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모두 2억2100만달러의 연구비를 쏟아부었다.
주차 브레이크의 진화도 눈부시다. 버튼으로 조작하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에 이어 자동으로 작동하는 정차 브레이크도 등장했다.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인 파사트는 자동변속기 레버 옆에 ‘오토 홀드’ 스위치가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언덕에서 멈췄을 때 차량이 뒤로 밀리지 않는다. 또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할 때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을 필요가 없다. 정차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속 페달을 다시 밟으면 이 브레이크가 풀린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뉴S클라스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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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탑승자를 알아보는 생체인식 기능도 발전하고 있다. 아우디 A8 4.2 콰트로 이상 모델은 자동변속기 옆에 지문인식 센서가 달려 있다. 이곳에 손가락을 대면 자동차가 탑승자를 인식하고 운전석 시트, 사이드 미러, 오디오 등을 탑승자의 체형과 취향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볼보 All New S80에는 자동차 내부에 심장 박동 센서가 장착돼 있다. 자동차에 낯선 사람이 침입하면 이 센서가 침입자의 심장 박동을 감지해 주인에게 경고한다. 주인은 S80 특유의 무선통제장치인 PCC(개인통신단말기)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PCC는 차량의 잠금 상태 등 차량 정보를 100m 이내의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안전벨트에 소형 음주측정기가 달려 있어 음주운전을 하려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다.
렉서스 LS460L 뒷좌석에는 적외선 체온 감지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 탑승자의 신체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풍량을 조절해 실내 온도를 맞춰준다. 탑승자가 더위를 느끼면 시원하게, 추위를 느끼면 따뜻하게 차가 알아서 해주는 셈이다.
카 에어컨의 경우 좌석별로 온도를 조절해주고 바람이 나오는 방향과 풍량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폭스바겐의 고급 세단 페이톤은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등 4곳의 온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고 좌석별 풍향과 풍량도 자동조절할 수 있다.
자동차 좌석은 안마기로도 변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뉴 S클라스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된 다이내믹 컴포트 시트는 등받이에 여러 개의 공기주머니가 들어 있어 안마를 해준다. 4가지 안마 기능을 선택할 수 있어 운전 중 피로를 푸는 데는 그만이다. 렉서스 460L의 조수석 뒤 VIP 시트는 비행기 1등석처럼 눕히고 안마를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BMW M5의 ‘액티브 시트’는 급커브 길에서 운전자의 몸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좌석의 날개 부분이 움직여 몸을 바로잡아준다. 고속주행 시 편리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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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키를 꽂은 뒤 돌려서 시동을 거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차의 문이 저절로 열리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키는 1999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이후 대중화됐다. 요즘은 국산 중형차에도 스마트키가 보편화되는 추세다. 그런데 1880년대에는 벤츠도 경운기처럼 손으로 손잡이를 돌려서 시동을 걸었다. 운전석 옆자리가 ‘조수석’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 자리에 시동을 걸어주는 조수를 태우고 다녔기 때문이다.
돌리는 열쇠 방식의 시동장치는 1949년 미국 크라이슬러사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 전에는 운전대 옆에 달린 버튼을 눌러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도난 사고에 대한 취약성 때문에 열쇠 방식에 밀려났다.
전자식 스마트키가 등장하면서 버튼을 눌러서 시동을 거는 방식이 다시 부활했다. 폭스바겐 파사트의 경우는 라이터 모양의 스마트키를 꽂은 뒤 이 키를 눌러서 시동을 건다. BMW는 스마트키를 꽂는 곳과 시동 버튼이 별도로 구분돼 있다. 이 스마트키는 정해진 키 홀더에 꽂지 않더라도 옷의 주머니나 옆좌석에 놓아도 시동을 걸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카드 모양의 스마트키를 지갑이나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시동을 걸 수 있다.
스마트키의 가장 큰 장점은 차량이 운전자를 식별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은 스마트키에 운전자의 습관을 입력해 두었다가 좌석과 핸들의 위치, 룸미러 각도 등이 자동으로 맞춰지도록 할 수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도 운전자가 시동을 걸면 열쇠에 입력된 대로 좌석 위치가 조절된다. 부부가 운전할 경우 남편과 부인의 열쇠에 각각 다른 좌석 포지션을 입력할 수 있다.
차량 안전장치도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BMW 7시리즈 세단 등에 장착된 ‘나이트 비전’은 적외선 카메라가 전방 300m 거리의 보행자, 동물 등 생명체를 인식해 모니터 화면에 표시해준다. 야간 운전 시 보행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능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S600L에도 이와 유사한 ‘나이트 뷰 어시스트’ 기능이 있다.
최근 새로 출시된 BMW 뉴5시리즈 세단에는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면 핸들이 부르르 떨리면서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주는 차선 이탈 경고 장치가 달려 있다. 이 장치는 졸음 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벤츠 CLK 350에는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이 뒤 범퍼를 들이받을 경우 좌석의 머리받침대가 자동으로 운전자의 목을 보호해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기능이 있다. 센서가 일정 강도 이상의 후방 충돌을 감지하면 머리받침대가 순간적으로 40㎜ 앞으로, 30㎜ 위로 이동한다. 탑승자의 머리 부분을 받쳐줘 목과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준다.
꽃병·유아용 시트… 여성 드라이버를 잡아라
자동차는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6년 우리나라의 신규 등록 차량 중 여성의 명의로 등록된 차량이 27.4%를 차지했다. 10년 전에는 이 비율이 10%대에 불과했다. 여성 명의의 등록 차량이 30%에 육박한다는 것은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이 남성에게서 여성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패밀리카는 남편의 이름으로 등록한 뒤 부부가 공동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패밀리카의 선택 과정에서도 아내의 발언권이 부쩍 커졌다. 자동차의 기능과 편의장치에서도 ‘여심(女心)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폭스바겐 뉴비틀의 운전대 옆에는 꽃병이 달려 있다. 이 꽃병은 구형 비틀에도 있었다. 꽃병은 길쭉하게 생겨서 물을 넣어도 쏟아지지 않는다. 꽃병을 빼서 꽃과 물을 갈아준 뒤 다시 꽂을 수도 있다. 여성 운전자와 탑승자를 배려한 것이다. 뉴비틀이 젊은 여성에게 인기있는 배경에는 이런 세심한 배려도 한몫하고 있다.
혼다의 소형차 시빅의 좌석 머리받침은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다. 머리받침대의 설계에 인체공학적 요소뿐 아니라 머리를 뒤로 묶은 여성 운전자가 이 구멍 사이로 묶은 머리를 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혼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CR-V에는 룸미러가 2개 달려 있다. 하나는 뒤따라오는 차량을 확인하는 용도이고, 다른 하나는 뒷좌석에 탄 어린이를 지켜보는 용도다. CR-V의 뒷좌석은 유아용 시트를 장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좌석을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이 ‘슬라이딩 리어시트’는 아이를 수시로 돌봐야 하는 여성 운전자에게는 큰 매력이다. 차량의 높이도 예전 모델에 비해 3㎝ 낮춰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쉽게 탈 수 있도록 했다.
여심 잡기 전략은 판매 신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형 CR-V는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CR-V를 구매하는 사람 중 여성 구매자의 비율이 35%를 넘는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등은 좁은 공간에 주차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여성 운전자를 위해 ‘파크트로닉’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전후방 범퍼에 달린 센서가 초음파 신호로 장애물과의 거리를 계산해 신호음으로 경고해주는 것이다. 파크트로닉은 수심측정기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전방 15~100㎝ 사이, 후방 15~120㎝ 사이의 영역을 모니터해 이 영역 안에서 장애물이 감지되면 시각경보장치에 불이 들어오고, 장애물과의 간격이 35㎝ 이하가 되면 청각경보기가 울려 운전자에게 경고해준다. 덕분에 좁은 주차공간에서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BMW의 경우는 근접한 장애물과의 거리를 아예 모니터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주차할 때 편리하다. 장애물과 가까워지는 정도에 따라 화면에 표시되는 차량 주위 부분의 색깔이 변하면서 경고음을 내준다. BMW 7시리즈와 뉴5시리즈에 적용된 ‘소프트 클로징’ 기능도 여성 운전자에게 편리하다. 육중한 차문을 힘껏 닫지 않고 슬그머니 놓아도 문이 저절로 닫히는 기능이다. 인피니티의 SUV인 FX는 뒤 해치를 버튼을 눌러 여닫는 전동식으로 설계했다. 여성이 짐을 싣고 내릴 때 무거운 해치에 손을 댈 필요가 없는 셈이다.
GM 캐딜락 세단에는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운전석을 앞으로 당기지 않아도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를 바꿔 다리 체형에 맞는 운전 자세를 취할 수 있다.
국산차 업체들도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기능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GM대우의 SUV 윈스톰은 야간에 주차할 경우 자동차의 전조등이 30초 동안 켜져 있다가 자동으로 꺼진다. 여성 운전자가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배려한 것. GM대우의 미니밴 레조는 운전석 밑에 하이힐이나 샌들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을 배치했고, 뒷좌석에는 어린이 장난감 보관함을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투싼과 대우 윈스톰은 일반 SUV에 비해 좌석 높이를 낮게 설정해 치마를 입은 여성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차창에는 피부에 민감한 여성 운전자를 고려해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큰 유리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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