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마을
전화사기 대비책 본문
< 전화사기 기승 >
② 치밀한 수법에 피해자는 ‘속수무책’ | |||||||||||||
<앵커 멘트> 이처럼 전화사기 수법은 날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어 그만큼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엔 하루아침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피해자들을 변진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0대 남성이 은행 현금지급기로 다가섭니다. 종이쪽지의 계좌번호를 하나씩 누른 뒤 여유롭게 돈을 찾아갑니다.
잠시 뒤 들어온 또다른 여성이 똑같은 칸에 들어가 수표를 뺀 뒤 은행을 나섭니다.
알고보니 이 둘은 통장에 들어온 돈을 빼내 달아낸 전화 사기 공범들이었습니다.
48살 최모 씨는 일주일 전 법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계좌가 범죄에 이용된다는 말에 덜컥 계좌 정보를 알려줬고 바로 그날 천만 원을 뺐겼습니다.
<인터뷰> 최00(전화 사기 피해자): "진짜 안먹고 안입고 발발거리고 피같은 돈, 밤에잠 안자고 야근해서 번 돈"
하루가 멀다하고 방송과 신문에 나와 전화 사기가 판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자신은 의심없이 당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최모 씨(피해자): "일단은 신분이 노출되서 사기단에 연루됐다고 하니까 거기서 사람이 아무 생각이 없더라고요."
아예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역이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장모 씨(전화사기 피해자): "10분 있으면 경찰에서 전화 올거래요.경찰이라고 하면서 남자가 전화가 오면서 10분 있으면 금융감독원에서 전화 올거래요."
경찰은 무조건 상대방 신원을 먼저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최원호(광명경찰서 지능팀장): "전화가 온다거나 금융기관이라던지 법원이라던지 신용카드가 연체되었다던지 보험금을 환급해 준다던지,이런건 의심을 해서 살펴봐야 한다."
전화사기범들은 애써 모아둔 돈을 빼내기위해 지금도 기상천외한 수법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③ 지급 정지해도 돈 못 찾아 | |||||||||||||
<앵커 멘트>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전화 사기 실태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기당한 줄 알고 재빨리 지급정지를 해도 돈을 되돌려받지 못해 또한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마이너스통장에서 3천만원을 빼서 이체한 49살 최 모 씨.
곧바로 해당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 3천만원 중 2천9백여 만원을 묶어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달이 넘도록 돈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전화사기 피해자) : "너무 청천벽력같고 진짜 사기, 사기, 이런 사기 당해 본 사람만 알지. 너무 가슴떨리고..."
최 씨와 함께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먼저 은행.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 "무턱대로 범죄계좌라고 해서 돈을 지급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주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금융감독원에 문의해 보지만 같은 대답 뿐입니다.
<녹취>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상담원 : "계좌이체한 부분은 저희 쪽에서 해드릴 게 없구요.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하셔야 되거든요. 계좌주를 상대로..."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통장 명의자를 검거한다든지 발견했을 경우에는 돈을 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거율은 있습니까) 많이 낮은 편입니다."
힘겹게 '나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최씨가 결국 기댈 곳은 법원의 판결 뿐.
공탁금 5백만원은 빚이 됐고 언제 쯤일 지 모를 판결에선 승소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취재 중에도 경찰서에는 피해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습니다.
4천2백만원 가운데 3천5백만원이 대포통장을 통해 이미 범인 손에 넘어간 한 피해자는 한숨 뿐입니다.
<녹취> 사기 피해자 : "(7백만 원이라도 찾으셔야죠.) 그것도 다른 사람 돈하고 합쳐졌으면 뭐 찾겠습니까. 저 혼자 같으면 모르지만.."
최근 금융기관들이 경찰의 사기 피해 확인서를 받아온 피해자에 한해 돈을 되돌려 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은행들이 대포통장 등으로 의심해 집중 관리하고 있는 계좌는 천5백 여개.
감독당국은 그러나 지급정지된 계좌수와 금액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은 사기에 속아 울고, 더딘 피해 구제에 또 한번 울음을 터뜨립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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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타이완 사례로 보는 ‘예방대책’ | |||||||||||||
<앵커 멘트> 그렇다면 전화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10년전에 전화사기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타이완의 사례가 있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터뷰> 손창순(서울 미아동): "무슨 외국에서 온 브랜드 이름 아닐까요?"
<인터뷰> 강태호(서울 상계동): "모르겠는데." 당한 사람도 많지만, 모르는 사람은 아직 모릅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여서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 범죄 예방이 최선입니다.
전화 사기 예방에는 이미 10년전 전화 사기로 몸살을 앓았던 타이완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국민 홍보와 함께 통장 개설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현금 인출기의 하루 송금 한도를 90만원으로 낮춰 피해를 줄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현금 인출기 송금 한도는 하루 1000만원, 최대 1억원까지.
국제 사기단의 표적이 되는 이유입니다.
은행연합회에서는 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김인석(금융감독원 부국장): "다수의 선량한 이용자들의 현금 인출기 이용을 불편하게 하고 금융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
이른바 대포 통장은 아직도 단속의 사각지대입니다.
<인터뷰> 김기정(우리은행 차장): "경고 문구를 강화했는데 최근에는 은행원도 연루됐다고 속이고 있어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전화 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는 240억원, 모르고 속는 사람만 탓하기엔 피해가 너무 큽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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