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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허약한 제조업,,,시드는 한국경제

허약한 제조업…시드는 한국경제

[동아일보 2007-05-03 03:49]    
[동아일보]

<<한국 경제가 생산성 저하와 고용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꺼리면서 제조업체의 생산 능력은 현저하게 위축됐고, 고용 창출 효과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를 바꾸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미래에 대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산능력 뒷걸음▼

올해 1분기(1∼3월) 제조업체 생산능력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생산능력은 제조업체가 보유 설비를 가동해 이끌어 낼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뜻한다.

 

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조업체 생산능력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3년 4분기(10∼12월)에 1.3%의 증가율을 나타낸 뒤 13년 3개월(5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체 생산능력 증가율은 △2006년 1분기 4.6% △2분기(4∼6월) 4.0% △3분기(7∼9월) 3.2% △4분기 2.1%로 줄곧 하락세를 보여 왔다.

 

또 2001∼2006년 한국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0.9% 성장한 반면 제조업체 생산능력은 2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생산능력 증가율(1.5%)은 실질 GDP 성장률(4.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제조업이 더는 한국 경제를 견인하기 힘든 상황임을 보여 주는 지표로 풀이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제조업 생산능력이 하락함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도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설비투자 게걸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위축은 기업 경쟁력 약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산은경제연구소는 2일 내놓은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1997∼2006년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이 2.1%에 그쳤다고 밝혔다.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고도 성장기인 1970년대 23.3%를 정점으로 △1980년대 11.4% △1990∼1996년 11%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2%대로 급감했다.

 

설비투자 감소는 △철강 석유화학 조선 정유 등 전통산업의 투자 축소 △위험 회피와 보수적 투자기조 확산 △수입 자본재 의존도 심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가 부진해지면서 설비투자 증가분이 전체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성장 기여율’도 1990∼1996년 연평균 18.7%에서 1997∼2006년 연평균 14.2%로 감소했다.

 

김성환 산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도 기업들은 자금이 있어도 투자를 하기보다 부채를 우선 갚는 등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고용감소 잰걸음▼

한국 경제의 탈(脫)산업화 현상으로 제조업 고용비중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역량 제고방안’ 보고서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에 따른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제조업 고용 비중 감소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다”며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거나 최소한 빠르게 줄어드는 것만이라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고용 비율은 1989년 27.8%로 정점에 오른 뒤 연평균 0.58%포인트의 감소세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의 경우 고용 비율이 정점에 오른 이후 최근 조사 시점까지 연평균 감소 폭은 0.2∼0.4%포인트이다.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취업자 비율도 연평균 인원 기준으로 1995년 23.7%에서 2000년 19.2%, 2003년 18.6%로 줄어들었다.

 

전무 대한상의 노사인력팀장은 “노동생산성 향상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생산규모가 증가하도록 해야 한다”며 “생산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력 업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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