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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변화/미래사회

민족생존을 위한 과제는 통일

[외국에서 보니]민족 생존을 위한 지상과제는 통일
[세계일보 2006-09-14 08:48]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면 우리가 여전히 통일을 민족 제1의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우리는 TV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 장면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지난 반세기 동안 심화된 이질감을 우려해 통일보다는 이대로 남북한이 떨어져 사는 게 좋겠다는 여론이 강해진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필자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생활한 지 오래돼 우리민족의 분단 현실 체감 정도는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통일만이 한국과 한민족이 살아남을 유일한 해법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중국이 미국에 대응할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북한이 중국과 거리를 좁혀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은 탈북자를 다시 북한으로 송환하거나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을 지지하는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북한도 많은 부분에서 러시아보다는 중국에 기대고 있는 눈치다. 또 한 예로, 중국이 매장량이 풍부하고 품질도 우수한 동양 최대의 북한 무산탄광을 50년 동안 채굴할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이 외에 다른 북한 지역에서도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한국 뉴스를 통해 최근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중국은 한국을 자기 나라에 조공을 바치던 부마 국가로 치부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보면 중국이 한국을 대만처럼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포석을 깔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국이 그리울 때면 벽에 붙여놓은 세계지도를 본다. 지도 속 한반도는 매우 작고, 또 둘로 나뉘어 있다. 이런 작은 나라가 세계 주요 경제국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인데, 월드컵에서도 보았듯이 온 힘을 한곳에 쏟아 붓는 폭발적인 에너지, 교육열, 끈기, 투지 덕분에 주변 강대국들 틈에서 당당히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외교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다.

그러나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여전히 경계대상이다. 미국과 견줄 힘을 지닌 중국은 물론 미국을 등에 업고 자위대 등 방위력을 키우는 일본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최근 미국 방문길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함께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았던 내슈빌 저택을 방문하는 등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자국의 영향권에 두고 미국도 일본에 힘을 실어준다면 한국의 자주적 외교 행보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세계, 특히 주변 강대국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여겨보아야 한다. 우리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북한은 중국과, 일본은 미국과 각각 손잡아 한국은 힘겨운 생존 게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민족이 살아남기 위한 으뜸 해법은 당연히 통일이다. 통일이 되면 지금보다 더 큰 국력을 갖게 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목소리 또한 커질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는 한국의 대북 지원은 남북 간 경제 격차를 줄임으로써 통일 후 민족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으로 보고 싶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통일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통일만이 우리 민족이 생존할 마지막 카드일지 모른다.

정광렬 미국 드림에이드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