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나기환 논설위원]중국은 80년대 후반부터 안보에 취약한 연해지역을 경제특구로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해발전전략의 성공은 지역간 발전격차를 축소해야 하는 국내 경제적 필요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연해지역뿐만 아니라, 강이 있고 길이 있고 국경이 있다면 연결해야 한다는, 즉 연강(沿江), 연로(沿路), 그리고 연변(沿邊)지역으로 개방지역을 확대시켜가는 이른바 ‘4沿戰略’으로 압축된다.
중국의 지역경제발전전략은 지방의 경제적 분권화에 목표를 두고 진행되고 있다. 동북공정 역시 ‘4연전략’의 차원에서 경제개방 전략의 일환으로 생각될 수 있다.
논의를 넓혀서 중국의 경제적 측면에서의 세계화 전략은 일체화와 지역협력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소위 삼동심원(三同心圓) 전략으로 불리는 것으로써 바깥 쪽 제일 큰 원은 세계경제로의 중국경제의 편입이다. 그리고 두 번째 동심원은 아시아 경제와 중국경제의 협력관계 구축이다. 끝으로, 가장 작은 동심원은 중국본토와 홍콩, 대만, 마카오, 싱가포르와 동남아 화교간의 협력체인 ‘대중화경제권(大中華經濟圈)’을 말한다.
여기서 동북공정과 연결되는 부분은 동아시아 지역협력전략(多層次協力戰略)이다. 이는 소지역협력을 말하는데 소지역협력은 통상관련 국가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방을 참여단위로 하므로 주로 중국 남부, 동북부, 러시아 극동지구가 해당된다.
소지역협력 전략은 상이한 정치사회체제에 따른 장애물을 줄일 수 있고 경제분야에서 국가간 조약과 같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 중국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전략이다.
소지역협력 경제권은 분명 중국의 국내 경제발전전략의 차원에서 진행된 지방분권화와 연해, 연해발전전략의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백두산 개발 및 마케팅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소지역협력이 경제적 논리에 의해 발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경제외교적 차원에서 대외전략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국제화와 세계화: 한국, 중국, 일본> 中에서)
말하자면 ‘중국위협론’이다. 중국은 소지역협력이 중국위협론을 잠재우리라 믿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 한반도를 침략발판을 만들려고 한다거나 혹은 한반도 통일 후 중국의 영향력을 담보하기 위한 국가행위로 동북공정을 보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동북공정을 우려하는 우리들의 입장이나 태도에 중국위협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제 우리 정부는 중국의 동북지역 나아가서 중국의 전략적 가치를 수정해야 할 때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서 동북지역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통한 안보이다.
물리적인 한중(韓中)국경이 존재하지만 민족주의라는 감정적 국경을 결정짓는 것은 정치외교적으로 현명한 처사는 아니다. 그 지역에서의 우리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공동개발과 같은 ‘세계화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역사주권을 위해서라도 백두산을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의 발전과 정치적 안정은 중요하다.
익히 알고 있는 동북 3성 지역은 한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및 문화적, 역사적 유대감이 중국 내 다른 지역보다 강하다. 그곳에는 대략 200만 명의 중국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에게 이 지역은 정치적 역사적 의미 외에도 경제적 의미도 크다.
동북지역의 경제발전과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꾀하지 않고서는 지속성장의 과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없다는 인식을 중국 지도부는 갖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을 필두로 한 중국 4세대 지도부에 의해 2003년 10월 승인된 ‘동북3성 구공업기지 진흥계획’은 중공업기지 재건이라는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70년대 우리의 중화학공업 육성전략처럼 중국도 중공업 발전은 중국경제의 제2도약을 위해서 중요한 국가사업이다.
그 계획에 따라 중국은 동북3성 지역을 주강(珠江)삼각주, 장강(長江)삼각주 및 환발해만 지역과 함께 중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축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발맞춰 우리도 중국의 동북지역에 공동투자와 개발형태로 우리의 이익을 걸쳐놓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상호이익과 신뢰를 쌓고 그를 통해 동북공정이라는 정치적, 역사적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어쨌든 동북공정은 중국의 침략야욕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동북공정을 두고 외교적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의 생존전략을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전략으로 바꾸는 외교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