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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의 가을 10 (글로벌 전염병, 신종플루 확산일로...)

두바퀴인생 2009. 10. 31. 03:47

 

 

우면산의 가을 10 (글로벌 전염병, 신종플루 확산일로...)

 

 

 

 

지금 전세계는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전염병은 국경을 넘고 대륙을 넘어 인종과 종교를 초월하여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래 현황에서 보는 바와 같이 28일 현재 전세계 사망자는 총 6398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어떤 특정 지역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또 국가별 인구수에 비해 발병자와 사망자를 비교해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안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도 증명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신종플루 퇴치에 전력을 쏟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약속을 어기고 자국 국민에 대해서 우선적인 접종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의 방역,백신공급, 예방접종체계가 아직 부실하기 짝이 없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북남미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 유럽지역이 집중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선진국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과 어쩌면 세계적인 대재앙으로 발전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다.

 

 


ㆍ미, 신종플루 확산에 지원 약속 파기

ㆍ보건 환경 열악한 빈국 대재앙 우려

신종플루 백신 공급난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가 “미국인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며 개발도상국과 빈국들에 백신을 지원해 주기로 했던 약속을 파기했다.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 때문에 보건·의료환경이 가뜩이나 열악한 개도국·빈국의 피해가 커질까 우려된다.

캐슬린 시벨리우스 미 보건장관은 28일 “미국인들의 예방접종이 끝나기 전에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8개 선진국들은 자국 백신 공급량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을 개도국과 빈국에 지원하겠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약속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감염자는 이미 수백만명에 달했고, 사망자 수도 1000명을 훌쩍 넘었다. 뉴욕타임스는 백신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원래 이달 중순까지 1억2000회 접종분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27일까지 확보된 분량은 5분의 1인 2300만회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WHO가 선진국과 거대 제약회사들로부터 백신을 제공받아 빈국들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미국이 약속을 어기고 있으니 다른 선진국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쿠바를 방문하고 있는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8일 “개도국·빈국에 백신 2억회분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WHO의 목표는 앞으로 4~5개월 내에 약 100개국에 백신을 전달하는 것이다. 1차 공급 대상은 개도국과 빈국들의 보건의료 인력들이며, 다음달 중 선적을 희망하고 있다고 WHO는 설명했다.

하지만 2억회분이 언제 확보될지는 기업들과 선진국들 마음에 달려 있다. 백신 제조·생산기술은 주로 미국과 유럽의 거대 제약회사들이 갖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아벤티스 등 제약회사들은 WHO에 백신 1억5000만회분을 주겠다고 했지만 언제 전달할지는 알 수 없다.

당초 예상보다 대량생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찬 사무총장이 말한 2억회분을 확보한다 해도 그걸로는 부족하다.

개도국·빈국의 보건의료 재앙을 막으려면 30억회분은 필요할 것으로 WHO는 보고 있다. 백신 효과는 반년 정도만 지속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10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2회 접종을 해야 한다.

AP통신은 신종플루같은 광역전염병의 확산을 막으려면 지역공동체 구성원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실었다.

 

[중앙시평] ‘결정적 확산 시점’ 대비 못한 신종 플루 방역

[중앙일보 이규연] 사이버 여론과 전염병의 전파 방식은 닮은 꼴이다. 하나가 통신망을 통해 퍼져 나간다면 다른 하나는 대개 사람의 동선을 따라 확산된다. 둘 다 복잡하게 얽힌 그물망을 타고 세력을 넓히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네트워크 세상에서는 가끔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개인과 개인, 소문과 소문이 부딪치다가 대(大)확산이 벌어지는 것이다. 확산의 내용에 따라 공동체는 불행해지기도, 행복해지기도 한다.

어제까지 잠잠했는데 오늘은 수만 명의 네티즌이 한 카페에 몰려들어 사회 이슈를 만들어낸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갑자기 번져 농가를 울린다. 네트워크 연구자들은 여론 폭발이나 역병 대유행이 막 시작되는 순간을 '임계점' 또는 '결정적 다수 단계'라고 표현한다.

올해로 탄생 40년이 된 인터넷은 처음에는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한동안 과학자·정부 요원의 전유물이었다. 그래픽에서 보듯, 20년이 넘도록 확산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다가 1994년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연간 사용자가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돌파한 뒤 매년 두세 배로 늘어났다. 전문가가 주인이던 인터넷 세상에 '결정적 다수'가 합세해 정보혁명 시대를 연 것이다. 이런 움직임을 낚아챈 사업가와 그러지 못한 사업가의 운명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듯하다.

지난해 촛불사태 때도 결정적인 확산 시점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을 도심으로 끌어모으는 데 인터넷 매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포털 '다음'의 쇠고기 관련 뉴스에 붙은 댓글 수를 통해 추적해봤다.

4월 15일, 강기갑 의원이 쇠고기 협상 과정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뉴스의 댓글은 400건대였다. 이후 보름간 댓글 수는 4000건까지 완만하게 상승했다. 그런데 4월 30일, 상황이 달라진다. 하루 만에 8000건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며칠 뒤 4만 건까지 폭등한다. 사이버 열기가 대규모 도심 시위로 이어지기 직전까지 경찰 등 관계 당국은 느슨하게 대처했다. 경찰이 '결정적 다수'가 참여하는 시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가 곧바로 적절한 대책을 썼다면 뜨겁고 시끄러운 여름은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신종 플루로 눈을 돌려 보자. 하루 평균 환자 발생 수는 석 달 전부터 이달 첫째 주(900명)까지 완만하게 늘어났다. 그런데 둘째 주 들어 1500명으로 점프했다. 그 후에는 매주 두 배로 늘어났다. 학생 집단 발병 학교 수 역시 첫째 주 137곳에서, 둘째 주 346곳으로 증가했다. 결정적 다수가 가세한 시점은 '10월 둘째 주'였던 것이다.

정부 대책은 한 박자 늦었다. 어린 자녀를 안은 엄마가 거점병원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고 타미플루 공급량이 부족한데도 정부 대책은 셋째·넷째 주 돼서야 나왔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혼선도 빚어졌다.

어정쩡한 휴교 지침은 학교와 학생·학부모를 우왕좌왕하게 했다. 의사협회에서는 전면 휴교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전면 휴교, 지역별 휴교, 자율 휴교를 놓고 고민하다가 사태는 대유행 길목까지 치달았다. 수습 시점을 한번 놓치니까 설사 휴교를 해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국내 신종 플루 사망자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관계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결정적인' 사망자 확산 시점을 눈여겨봐야한다. 그 순간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전염병 최고 위기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는 네트워크 사회에 살고 있다. '갑작스러운 그날'을 잡아채느냐에 따라 조직과 개인의 성패가 결판날 수 있다. 갈대는 바람이 오기 전에 눕는다고 했던가. 지도자는 절정의 순간보다 절정의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규연 사회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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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올린 글이나 다시 한번 글로벌 전염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올린다.

 

인류는 전염병과 역사를 같이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전염병에 대한 역사와 인류에게 준 피해 규모를 알아보고 21세기 현재 인류에게 나타난 전염병인 에이즈,샤스,신종플루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어쩌면 전인류는 지구 멸망의 단초가 물리적인 현상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글로벌 전염병의 역사,현실태,전망>

                        

1. 인류와 함께한 전염병의 역사

 

              

 

영화 '글라디에이터' 장면


 

1) 최초의 역병 : 안토니누스 역병 Antonine Plague

세계화된 전염병의 첯 사레로 꼽을 수 있는 것은 165년-180년 간 발생된 로마제국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우스' 황제 시절에 유행한 전염병이다. 일명 '안토니누스 역병'이라 불린 그 역병은 사실을 기록한 '갈레노스' 이름을 따서  '갈레노스의 역병'으로도 알려졌는데, 역사학자들은 이 병을 천연두나 홍역으로 보았으며, 현재의 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인 근동에서 파견작전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온 병사들에 의해 전파된 전염병이다. 이 역병으로 수많은 로마시민과 군인들이 희생되었으며 두명의 로마 황제까지 죽었는데, 169년에 사망한 '루시우스 베루스 황제'와, 그의 공동 섭정이며 180년까지 통치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 황제'인데 그의 성인 '안토니누스'가 이 역병을 지칭하는데 쓰였다. 로마의 역사가 '디오 카시우스'에 따르면, 역병은 9년 뒤 다시 유행하여 로마에서만 하루에 2천명을 죽였으며, 로마 시민의 1/4이 감염됐으며 총 사망자는 무려 5백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선 전 인구의 1/3을 죽였으며, 로마 군을 격감시켰다.


고대 사료는, 그 역병이 165-66년 간 겨울의 '셀레시우스' 포위 중에 처음으로 나타났다는데 일치한다. '암미아누스 마르켈리우스'는 역병이 갈리아와 라인강을 따라서도 퍼졌다고 기록했다. '에우트로피우스'는 전 제국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단언했다.

역학 Epidemiology

166년, 역병 유행 기간 중, 그리스 의사이자 저술가 '갈레노스'는 로마에서 소 아시아 Asia Minor 의 그의 고향까지 여행을 했다.  168년 두명의 교부가 그를 소환하자 로마로 돌아왔다. 그는 168/9년 겨울, '아퀼레이아'에 주둔한 군단에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거기 있었다. 갈레노스의 관찰과 기록은 그의 논문 'Methodus Medendi'에 간략히 쓰였으며, 관련된 다른 서술들도 그의 방대한 저작들에 분산돼 있다. 그의 저술에 따르면, 그 역병은 '대단'하고 장기간에 걸치며, 발열, 설사, 인두의 염증이 있으며 9일째 되는 날 피부에 발진이 나고, 때때로 건조하고 때때로 고름이 나기도 한다. 갈레노스가 제공한 정보로는 병의 성격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그것을 천연두로 보았다.

역사가 '윌리엄 맥닐'은 '안토니누스 역병'과 그 뒤의 251-270년 간의 '키프리아누스 역병'은 두 종의 다른 질환이며, 각각 천연두와 홍역이라고 주장한다.  두 역병이 유럽 인구에 끼친 심각한 참화는, 유럽인들이 그 질병을 처음 접했으며, 생존자들에게 면역이 생겼음을 시사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의 연구는 두 유행병 모두 천연두일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영향

당황한 사람들은 마법에서 구원을 찾으려 했다. 사모사타의 루키아누스( 로마의 단편작가 )는 허풍쟁이 알렉산더에 관한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통해, 그의 시구 詩句가 역병이 유행하는 동안, 온 사방에 퍼져서, 집집마다 특히 빈집 문마다 적혀 있었다고 기록했다. 

전염병의 희생자가 묻힌 것으로 보이는 고대 로마 시대 무덤의 발굴 현장



이 역병은 로마 제국 전역을 통해, 격렬한 사회적, 정치적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역사가 '바르톨트 게오르크 니부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치세는 여러 면에서 전환점이었는데, 특히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그렇다. 이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이 역병이 초래한 것이다. ... 이 고대 세계는 아우렐리우스 황제 시대에 역병이 가한 타격으로부터 결코 회복되지 못했다." 반면, '에드워드 기본'이나 '미하일 로스토프체프'는 각각 이 역병의 정치 경제적 영향이 더 적었다고 봤다.

그러나 그 전염병의 일부 직접적 영향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파르티아' 제국의 '볼고가세스 4세' 황제가 로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인접국인 '아르메니아'를 침공한 것에 맞서, '베루스 황제'가 동방 원정을 떠났을 때, 로마 제국의 동부 방어 전선은 로마 군단에 전염병이 창궐하여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5세기의 스페인 저술가 '파울루스 오로시우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도의 많은 도시와 마을 주민들이 전멸했다. 북으로는 라인강까지 전염병이 휩쓸어, 제국 외곽의 게르만과 갈리아 인들 또한 전염되었다. 수년동안 이들 북방 민족들은 그들의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할 땅을 찾아 남쪽으로 압박해 들어오고 있었다. 전염병에 의해 약화된 로마 군단은 이제 그들 야만인들을 쫓아낼 수 없게 되었다. 167년부터 그의 사망 시기까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다뉴브 강 근처에서 친히 로마 군단을 지휘했으나, 다뉴브 강을 통해 진출해 오는 게르만 인들을 저지하는데 부분적 성공만을 거두었을 뿐이다. 마르코만니 Marcomanni 족에 대한 대규모 공세는, 제국의 병력 부족으로 169년까지 연기되었다.

로마의 철인 哲人 황제 Marcus Aurelius Antoninus Augustus ( 121년 4.26- 180년 3.17)



2) 비잔틴 제국의 전염병

541년~750년 비잔틴 제국에서 유행한 '유스티아누스 역병'은 14세기 흑사병과 같은 선(線)페스트로, 북아프리카,에티오피아,이집트 등지에서 유럽으로 건너 갔다. 전염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서 하루 1만명 이상이 숨졌다는 기록이 있다.

 

                                  

                                                                아테네 역병

                                                   

3) 14세기 몽골제국 팽창과 전염병

14세기 몽골.중앙아시아의 설치류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선페스트는 몽고군의 유럽침공에 따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 17세기까지 수시로 유럽인들을 괴롭혔다.

 

세계제국을 건설한 몽고제국도 창궐하는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제국통치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1331년 중국의 '허베이'성 주민의 90%가 사망했으며 중국은 이 역병으로 인구의 3분지1 내지 2분지1이 죽었다고 한다. 중국은 몽골이 지배하던 세계체제내에서 제조업의 중심 역활을 했는데 중국의 물자가 몽골제국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이 역병도 같이 퍼져 나갔다. 고고학의 증거들에 의하면 133년에 페스트는 중국에서 텐산산맥을 넘어 키르키스탄의 '이식클' 호수 근처의 기독교 상인 공동체를 쓸어버리고 몽골이 건설한 도로 역참길과 비단길을 따라 이마을에서 저마을로 퍼져나갔으며 한지점의 역참이 전멸하면 방대한 제국내의 큰 지역을 고립시킬 수가 있었다.

 

                           

                                                                         몽골군대

 

페스트는 1345년 불가 강 하류 '사라이'의 킵착 칸국의 수도에까지 이러렀다. 이 무렵 킵착 칸인 '자니백'은 흑해 북단 크림 반도의 항구 '카파'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카파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페오도싱'으로, 제노바 상인들이 무엇보다도 러시아 노예를 이집트로 수송하기 위한 교역 기지였다. 몽골군은 러시아 지역을 침공하여 포로로 잡은 적을 제노바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았던 것이다. 제노바 상인들은 수차례 몽골의 추방에도 돌아와서 협상하여 다시 기지를 차지하고 교역을 하는 등 우여곡절이 겪으면서도 교역기지를 보강하였는데 이중으로 성곽을 쌓고 몽골군의 공격에 대비했다.

 

몽골군은 페스트가 발생하는 바람에 칸인 자니벡은 카파의 포위를 풀고 퇴각하였다. 유럽의 한 자료에 의하면 자니벡은 페스트로 죽은 환자의 시체를 투석기로 성벽 너머 도시안으로 쏘았다고 한다. 그 결과 페스트는 항구도시를 감염시키고 교역물자를 따라 콘스탄티노플,이집트,시칠리아,이탈리아, 유럽지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었다고 한다. 페스트는 134년에 이탈리아 도시를 파괴했으며 그해 6월에는 잉글랜드에 상륙했다. 1350년에는 아이슬란드,그린란드까지 퍼져 나갔다. 아이슬란드 주민의 60%를 괴멸시키고 바이킹족을 전멸시켰다고 한다.

 

                                                                   몽골제국 군대

 

'잭 웨드포드'가 쓴 '징키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저서를 보면 페스트는 유럽을 고립시켰을  뿐 아니라 페르시아와 러시아를 점령 통치하고 있던 몽골인을 중국이나 몽골과 차단했다.상호물자교류가 중단되었으며 역참이 마비되었다. 각 지역간 단절로 서로 맞물리고 있던 소유제도도 붕괴하고 몽골왕국을 고립시켰다. 이러한 정치적.문화적.상업적 교류의 차단으로 뭉골제국은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군사력으로 통치하던 제국은 군사력이 약해진 뒤에도 교역물자가 계속 대규모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에 존립이 가능했으나 이동이 차단되자 병력도 보낼 수가 없었으며 모든 교역물자가 차단되자 몽골인들은 각지역에 서서히 붕괴되면서 동화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류와 동물사이에 바이러스 교환으로 대제국이 붕괴되는 단초를 제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4) 중세 이후 전염병

근래에는 위협이 많이 줄었지만, 티프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병은 집단생활을 하는 군대.교도소.선박에서 많이 발생하여 '막사 열병', '감옥 열병','선박 열병'으로 부르기도 했다. 십자군 원정시 유럽 원정군이 이 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1489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무슬림의 유럽진출을 막고자 전투를 벌이던 기독교 군대는 전투에서 3000명이 전사고 승리를 쟁취하였으나 전염병으로 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7세기 신성로마제국의 '30년 전쟁'과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때에도 군인들이 이 병으로 많은 희생을 당하였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역사학자로 평가받는 미국 시카고 대학 '윌리엄 멕닐'교수는 <전염병의 세계사,1975년>라는 역작에서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다"고 지적하며, "전염병은 한 사회 내에서 인구구조와 노동조건,정치적 역학관계를 바꿀 뿐 아니라 문명의 형성.전파와 인간의 대규모 이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시적.거시적 양 측면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다"고 하였다.

 

멕닐 이후 모든 문명사론들은 바이러스를 비롯한 병원체들이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들을 빼놓지 않았다. 신대륙 원주민들은 동물에서 기원한 바이러스에 취약하여 유럽인들이 침략하자 그들과 함께 들어온 전염병에 의해 거의 전멸되었다.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 주민들은 1518년 스페인군과 같이 들어온 천연두에 의해 주민 절반이 목숨을 잃었으며 멕시코 '테노치티틀란'도 비슷한 시기에 1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17세기 멕시코에서는 홍역으로 2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북.남미 원주민의 95% 가까이 유럽에서 건너간 전염병에 의해 희생되었다.

 

 

 

5) 콜레라 시대에서 인플루엔자 시대로

신대륙 발견과 식민지 확보,탐험 등으로 전지구적인 인구 이동이 벌어졌던 19세기는 콜레라 시대였다. 아시아를 강타한 수차례의 대역병들이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유럽.미국 등지로 퍼져 나갔다.

 

20세기는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군인,민간인들이 전염병에 희생되었는데, 20세기 가장 무서운 병으로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를 들 수 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전염되는 '에이즈'는 현대의 대표적인 '팬더믹(세계적인 전염병)'이다. 1981년  미 질병관리국(CDC)에 의해 처음 보고된 이래 갈수록 감염자가 늘고 있다. 바이러스의 치명성은 통상 발생 20여년이 지나면서 다소 누그러들었으나, 여전히 세계전역에 3320만명이 이 병에 감염된 채로 살고 있고 년간 2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에이즈는 성적접촉,수혈,수직감염(산모-태아) 등으로 옮겨지는 것이 특이한 질병이다. 치사율 100%로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에블라(ebola)'바이러스와 HIV는 아프리카 영장류에게서 인간으로 전파되었다는 공통점으로 '환경파괴형 바이러스'라 지적하기도 한다.

 

20세기말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하였는데, AI사태를 계기로 새삼 부각되면서 널리 알려진 '스페인 독감','아시아 독감','홍콩독감' 등의 인플루엔자가 지구촌을 휩쓸었다.

 

1918~19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H1N1으로 추정되며 미 질병예방센터(CDC)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의 영구 동토층에 매장되어 있던 시신의 폐조직에서 지금은 박멸돼 사라진 스페인 독감 유전자를 추출,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와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는 AI바이러스(H5N1)간의 상관관계를 연구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바이러스를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 '위험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일부에서는 반대도 심하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수시로 모습을 바꾸면서 변종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시아를 강타한 '사스'는 처음에 병원체가 규명되지 않아 '괴질'로 불렀다. 뒤에 신종바이러스로 구명돼 '사스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중국남부,홍콩 등지에서 발생해 모든 것을 다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였으나 중국정부의 은폐로 인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점 등에 전세계 보건.의료시스템의 민주화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6)신종플로 공포

신종플로로 인해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4월 14일 멕시코에서 처음 감염자를 발견한 이래 신종플로는 전세계로 확산일로에 있으며 감염자 일부는 사망하였다. 우리나라도 이 전염병으로 이미 20명이나 사망하였다고 뉴스는 보도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독감의 한종류로 희귀질병도 아니며 낯선질환도 아니다. 흔한질병으로 다수가 회복되고 있으며 백신이 공급되고 있으나 글로벌 교류가 빠른 대륙간에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백신공급도 부자나라들인 선진국에 국한되고 가난한 나라들인 후진국에는 제한적이다.

 

독감백신은 매년 재접종을 권고하고 있는데, 다른 백신은 한번 맞으면 몇 년 또는 평생 동안 예방이 가능하나 독감은 고열,오한,기침,인후염,두통,근육통을 포함한 독립증상은 모두 같지만, 변종이 탁월한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대항 백신도 달리해야 되기 때문이다.

 

10~40년 주기로 강한 독성을 동반한 변종 바이러스는 강한 독성으로 치명적이며 아직 안심단계는 아니다. 현재 신종플로는 과거 스페인 독감과 비슷한 H1N1종류로 4가지 바이러스가 결합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이다.

 

* H1N1이란?

이번에 발견된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보통 H1N1로 약자를 표기한다. H는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의 약자이며, N는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dase)'를 의미한다.

 

바이러스의 독특한 생활사를 보면 바이러스는 보통 생명체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유전물질인 질산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데기로 이루어진 매우 단순 존재이며 유전물질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발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홀로 존재할 때는 생명활동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나 적당한 숙주세포를 만나면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안으로 유입되어 정지한 듯 보이던 바이러스는 되살아 나게 되고 생명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물질을 숙주세포의 DNA속에 들어가 기다리면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숙주세포는 자신의 DNA속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열심히 복제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필요로 하는 단백질까지 만들어 준다. 이과정이 반복되어 숙주세포내에서 충분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수가 많아진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미련없이 버리고 다른 숙주세포를 찿기위해 뛰쳐나가게 된다. 이과정에서 바이러스의 대탈주로 숙주세포는 죽는 경우가 많고 증식된 바이러스는 다른 숙주세포들을 한꺼번에 무차별 공격하여 감염시키게 되어 바이러스 세력은 폭발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러한 바이러스는 숙주가 되는 세포들 안에 들어가야 생명활동이 수행 가능하며 바이러스에 따라 특정 종류의 숙주세포에만 침입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표면에 단백질 포크(돌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포크를 이용하여 숙주세포의 표면을 찌른 뒤 안으로 들어가며 포크의 종류에 따라 침투 가능한  숙주세포가 정해져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A,B,C형의 3종류가 있는데, C형은 종류가 사라졌으나 B형은 한가지, A형은 다양한 타입이 존재하며 해마다 그 종류가 변이되어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

 

A형은 H,N의 두가지 종류의 포크를 소유하게 되는데, H는 16종의 포크를, N는 9 종류의 포크가 존재하며 각각은 번호로 표기한다. H1N1이란 단백질 포크 H1번과 N1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총 변이 가능한 종류는  H 16종 *N 9종을 서로 곱하면 144종이 된다. A형 독감 바이러스 중 문제가 되는 것은 스페인 독감 종류인 H1N1 타입, 조류 독감인  H5N1 타입, 아시아 독감인 H2N2 타입, 홍콩 독감인 H3N2타입 등이다.

 

바이러스 비밀을 해독하여 개발한 대항 백신으로 타미플루의 경우 H,N을 무력화 내지 확산을 방지할 수는 있으나 바이러스를 죽이는게 아니다. 따라서 기존의 감염세포는 구출이 불가하며 감염초기에 효과적이다. 이미 확산된 이후에는 효능이 반감되므로 각자 빠른 징후 발견과 초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2. 글로벌 전염병의 문제점

 

 

신종플루와 계절독감의 차이점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유전자 조사결과 돼지와 조류,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조합으로 밝혀졌다. 이번 바이러스는 돼지, 인간, 조류 독감 바이러스 외에 유라시아의 돼지 독감 바이러스 2가지 등 5가지 바이러스가 뒤섞인 형태라고 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자신이 숙주로 하는 종외에 다른 종을 넘나들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다른 종을 감염시키더라도 다른 종 사이의 대유행을 일으키는 변이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 일반적인 계절독감은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소변이에 의한 감염이다.

하지만 이번 신종플루는 인간, 조류, 돼지의 독감 바이러스가 조합을 이룬 것으로 인간 사이에서 높은 전염성을 지니게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몇 년 전 발생한 조류독감은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고 조류 대 인간,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인간 대 인간의 대유행을 야기하는 변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는 치명적이지 않다. 단지 전염성이 강하기에 많은 사람이 감염되는 대유행이 가능한 것이고 그럴 경우 ‘감기환자의 폭발적 증가 → 고위험군의 중환자 다수 발생 → 감기로 인한 사망자 증가’ 등의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향후 1~2주 사이 감염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면 전 지구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대유행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신종플루는 다행히 적당한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더 치명적인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60~70년 주기로 이러한 대변이를 일으키고 그 때마다 큰 피해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조류독감과 같이 독성이 강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의 대유행을 가능케 하는 변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고 조류독감과 같이 치명적 독감과 감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조합 가능성도 높게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WHO에서도 지속적인 인플루엔자 대비책을 강조하고 있다. 왜 이런 바이러스의 변이가 가능한 것이고, 이를 촉발시키는 사회경제적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산 하제포구


 

새로운 전염병, 조류와 돼지, 인간의 만남

1997년부터 보고된 조류독감은 60퍼센트가 넘는 치사율을 나타내고 있고 조류와 조류, 조류와 인간감염을 넘어 인간과 인간감염이 발생하였다. 조류 인플루엔자 H5N1은 2003년 말부터 현재까지 2년 동안 10여 개 아시아 국가들의 가금류에서 지속적으로 유행하여 이미 토착화된 상태다. 현재 인간 사이의 유행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그 치명적 독성으로 차기 대유행의 1차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사이에서 변이와 감염을 일으키나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통로는 쉽지 않다. 치사율은 높으나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변이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침투할 경로를 획득한 조류 인플루엔자는 치명적 결과를 낳게 되고 그것이 1920년경 최소 2000만 명에서 최대 1억 명까지 사망했던 스페인 독감의 원인바이러스다.

<<조류독감>>의 저자 마이크 데이비스는 조류독감의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는 밀집된 환경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들 사이에서 대규모 역병으로 발전할 기회를 얻는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대규모 가공공장 주변에 가금류 농장들이 조밀하게 위치하는 사육 형태를 낳은 현대의 축산업 혁명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축산업 혁명으로 집에서 소규모로 키우던 가금류가 세계적 차원에서 대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바뀌면서 닭이 수억 마리씩 모여 있는 지역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런 곳들이 곧 조류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진원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의 호흡기에는 인간독감 바이러스, 조류독감 바이러스,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모두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뒤섞이는 혼합용기(mixing vessels)로 불려왔다. 1957년과 1968년에 발생한 전염병 대유행 바이러스들은 돼지를 매개로 섞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신종플루역시 돼지를 매개로 여러 바이러스가 섞인 형태라고 보고되고 있다.

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몇 년 사이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가 공장식 대규모 축산업의 부작용으로 급격한 바이러스의 변이를 일으키고, 세계화된 교역 및 상호 이동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조류 인플루엔자와 인간 감염을 가능케 할 인간독감 바이러스가 돼지를 매개로 섞이고 있다는 점이 치명성과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출현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이러스 변이의 원인

'새로운 전염병'의 저자 마크 제롬 월터스는 인류의 지구 환경 및 자연의 순환 과정 파괴가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전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미의 전염병(에피데믹)이 아닌 환경전염병(에코데믹)이라는 것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정복한 것으로 여겨졌던 전염병들이 다시 인류를 공격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환경의 파괴와 생태계의 변화가 새로운 병원체들의 변이를 촉발시킨 것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 진원지

실제로 신종플루 발원지로 알려진 멕시코 '라글로리아' 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스미스필드'사가 세운 양돈공장이 있다.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돼지의 배설물로 고생해왔다. ’스미스필드(Smithfield)사’는 미국계 양돈기업으로 지난 2000년에는 미국에서 분뇨 무단배출이 적발돼 1260만 달러 벌금형을 받은 적도 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 지에서는 이 농장이 신종플루의 원인일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스미스필드사는 검역 결과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고 급기야 멕시코 당국은 이번 돼지독감의 중간 조사에서도 라글로리아 지역에는 돼지독감의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양돈산업의 이해관계 때문에 돼지 농장의 역학조사가 광범위하게 실시되지 못했으며, 질병의 명칭까지도 돼지독감에서 신종플루로 바꿔서 부르게 된 것이다.

현재 거대 목축 기업의 축사는 들판이 아니라 기업형 공장이다.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축사에는 배설물이 쌓여있고 사육동물들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협소한 공간에 갇혀있다. 쌓여 있는 돼지 배설물은 살모네라균을 비롯한 병원균의 서식처이고 악취와 오염물질, 폐수의 원천이다. 이런 오염에 노출된 돼지를 질병에서 보호하고 몸집을 키우기 위해 광범위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투여된다. 여기에서 자라난 돼지는 면역체계가 취약해 일단 질병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돼지



이렇듯 바이러스 변이는 전 세계적 규모로 벌어지는 농축산물 생산방식의 변화가 야기한 새로운 자연환경에 바이러스가 적응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생태계 파괴와 다국적기업에 의한 축산업 혁명, 제3세계의 도시화 등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있다. 또한 다른 종들 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전자 교환 기회를 증가시킨다. 더구나 빈곤의 증대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 독점,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공공보건의료 체계는 변이된 바이러스의 인간감염을 촉진시키고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 심각한 오염과 낮은 의료 혜택에 시달리는 제3세계는 바이러스의 전파와 2차 감염의 토대가 되고, 이런 저소득국에서 발생된 변이바이러스는 국제무역과 여행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이다.

전 세계 육류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단백질 공급원이 육류로 바뀌고 있고 그 추세는 선진국 중심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3억 명이 축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지구 농업생산량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 소 사육 두수는 13억 마리로 추산되며, 소 사육면적은 전 세계 토지의 24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소를 비롯한 가축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의 70퍼센트 가량을 소비하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가축들이 먹어 치우고 있다.

이러한 육류소비는 1980년 이후 본격화된 공장식 축산업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공장식 축산업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동일한 조건 하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해내기 위하여 밀집 사육 환경을 선택한다. 공장식 축산은 높은 생산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동물의 자연적인 습성은 무시된다. 성장 환경의 부적합성, 신체 훼손, 질병 등으로 질병의 발생 가능성과 확산 속도가 높아지고 그 결과 사육되는 가축들은 많은 양의 항생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 80년대까지의 축산업은 지금과는 상이한 형태였다. 소농장을 중심으로 사육되었고 농장 당 사육수는 일정 수준이었다. 지금은 상위 몇 개의 기업이 생산을 거의 장악하고 있고 몇 개의 대형 농장에서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집중화와 거대화가 전 세계적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 몇 나라에서 주도하고 있다. 반면에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아마존의 밀림이나 많은 숲들이 사라지고 제 3세계에 돌아갈 곡물들마저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돼지독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핵심 요인은 적절한 규제나 생물학적 안전장치 없는 공장식 축산이다. 런던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ZSL)와 미국의 조지아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의 지구연구소(Earth Institute) 연구팀은 새로운 전염병 발생의 60퍼센트는 ‘비인간 동물’을 원인으로 하고 새로운 전염병 발생의 71퍼센트는 ‘야생동물로부터 기원된 병원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 50~60년 동안 인수공통 전염병의 발생은 과거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대량 축산이 야기하는 유전적 다양성의 부족과 열악한 환경이 존재한다.

 

 

가축부산물로 사료를 만들기 위한 작업

공장식 축산업은 무게가 많이 나가고 번식력이 좋은 종을 유전자조작을 통해 만들어낸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져 질병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밀집한 사육환경을 통해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활동범위만이 허용된다. 이는 전염병 발생의 배경이 된다. 영국 양계장의 3분의 2는 10만 마리가 넘는 닭들을 한 사육장에서 사육한다. 미국에서는 돼지 6500만 마리가 고작 6만 5000개의 시설에서 사육된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빨라져 상위 몇 개의 공장형 농장이 세계 대부분의 육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사육 환경에서 동물들은 병에 더 취약해지고, 병은 빠르게 전파돼 더 치명적인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축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완화한 것도 위험을 더 키웠다. 미국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300만 파운드에 달하지만 질병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그 8배인 연간 2460만 파운드에 달한다고 한다. 육류 생산을 위해 성장호르몬도 투여하고 있다. 밀집형 사육환경에서 동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사료에 항생제와 호르몬제, 약품과 방부제를 섞는다. 이런 광범위한 약물사용과 배설물 및 위생 처리 과정의 규제와 감시가 다국적기업의 로비에 의해 완화되면서 공장식 축산공장은 새로운 바이러스 탄생의 생태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1898년 창립된 미국 축산육우협회는 현재 미국 전역에 23만여 명의 축산업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최대 축산 이익단체다. 1985년 ’육우 권장과 조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연 예산 6000만 달러를 집행할 수 있는 막강한 이익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단체는 회원들의 농장 경영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농장 운영에 필요한 토지, 물, 기타 자원에 대한 개인의 권한을 보호하고, 외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전 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 축산육우협회 출신들이 미 농무부 고위직에 5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이 중 한 명인 램버트 차관보는 미국 축산육우협회에서 15년이나 일한 사람이다. 축산업 검역을 직접 담당하는 이 자리에 검역 대상인 미국 축산육우협회 인사가 들어온 것(<오마이뉴스>, 2008.05.30 재인용)


 

3. 전망

 

지금까지 글로벌 전염병의 역사와 문제점을 살펴 보았다. 치명적 바이러스의 변이도 살펴보았다. 가장 비자본적인 생산구조를 갖고 있는 농축산업에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생태계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미세 생물들은 변이를 하고 항생제나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 미생물의 변이와 질병 변화 추이를 의학과 공중보건이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치료제와 예방백신 보유 순위는 그대로 국가의 경쟁력 순위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이전의 대유행 때도 피해는 제3세계와 저소득층에 집중되었고 영양상태와 공공보건체계가 우월한 선진국이 의약품까지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저개발국가의 대유행은 말 그대로 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염병의 위기는 국경, 자본, 빈부를 넘나든다. 낮은 단계의 전염병확산은 국가단위로 차단할 수 있으나 전 세계적 범유행은 통제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즉 생태계 파괴로 인한 전염병 발생은 전 인류의 위험요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전염병들은 여행,항공기,이주,식량교환,동식물 이동,수출입 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다만 대규모 희생자를 내는 전염병의 종류가 줄어 들었을 뿐이다. 따라서 글로벌 전염병의 위협은 지구온난화,대규모 재난.재해, 식량/물부족, 지구멸망설 등과 같이 전지구촌의 인류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다.

 

악성 전염병에 걸리면 가족도 친구도 사회도 국가도 어느정도 한계까지는 몰라도 한계를 벗어나면 모두가 배신아닌 배신하게 되어 있다. 서로가 살기 위해서 그들을 떠날 것이며 전염속도가 빠르다면 같은 운명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한마을이, 한도시가,한나라가,한대륙이 전염병이 창궐한다면  같은 운명이 될 수 밖에 없다. 국가의 지원은 한계가 있으며 과학자들의 노력도 한계가 있다. 전염병 환자에게 누가 반갑게 악수하며 음식을 먹여주고 잠자리를 같이 하겠는가? 어느 사회가 그들을 반기며 어느 국가가 그들의 물건을 사주고 여행을 허락하겠는가? 만나주지도 않겠지만 볼 수도 없고 모든 것을 혼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서서히 죽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의 발달된 사회는 각종 특수화학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열악한 집단축산,유전자 변이,인공배양 등 각종 바이러스의 변이를 촉진하고 있는 환경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 남.북극의 원시빙하가 지구온난화로 해빙되면서 수억.수천년 동안 냉동상태에 있던 이름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들이 대기로 유출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일부 과학자들은 냉동상태의 동.식물 시신에서 동면상태로 잠복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추출하여 실험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한 실험이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데 이용될 것이지만 일부는 관리부실로 인해 대규모로 대기중이나 지상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 사악한 일부 광신도들에 의해 탈취된다면 무차별적인 확산도 배제할 수가 없을 것이다. 또 개발된 각종 특수 화학물질로 동.식물의 돌연변이를 조작하여 식량과 기름을 생산하거나 더 크고 더 좋은 육질의 동물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다가 어쩌면 잘못 투여된 물질에 의해 동.식물에 접촉.이식되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통제 불가능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무서운 괴질을 양산할 수도 있으며 과학자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소나무

 

자연의 다양한 변이를 과학이 일일이 사전 분석도 불가하며 대응조치도 늦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남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어가는 글로벌 사회는 보건.의료시스템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만아니라 보고.경보.조치.확산방지체계가 민주화되지 못한 일부 국가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으며 국제기구의 강제력도 없다. 2012년 인류멸망을 예언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다. 인류가 멸망하는 것이 행성이 충돌하거나, 대지진이 일어나거나,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수위가 높아지고 수몰지역의 주민들이 죽는다는 단순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불확실한 물리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발생되는 글로벌 전염병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전지구적으로 구축하지 못한다면 세계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제국이 서서히 멸망하였듯이  지구도 서서히 멸망의 어두운 길로 갈지 모른다. 

 

                                                                                      - 서초동 퍼오고, 씀-